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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나 쉬는 날

에이콘(AKON) & 양동근, 산E, 도끼, 더콰이어트


옆으로 누운 사랑니를 발치하기 위해 치과를 방문하였다. 통증에는 강!한! 편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겁먹지 않았다. 허나 발치하고 2주 후에 남은 하나를 발치하려던 계획은 전면 수정되었다. 이 고!통!을 다 잊기 전에는 그냥 안고 살아갈 예정이다.

 

수요일 종일, 그리고 목요일까지 누워있었다. 목요일 저녁 6시, 조금 살아나서 PC를 켜고 웹서핑을 하려던 찰나, PC 오른쪽 아래 화면에서 카톡 메시지 알림이 올라왔다. 후배 하나가, 에이콘 공연 표가 있는데, VIP 좌석인데, 13만원인데, 오늘인데, 잠실인데, 본인은 야근 때문에 못 갈 것 같다며, 갈 사람 있는지 물었다. 덥썩.

 

하여, 사실 에이콘이 누군지도 모르고 급하게 준비 하고 출발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에이콘을 검색하여 들어보니 귀에 익숙한 곡들이 많다. 가장 익숙한건 로온~리~아엠 쏘 론리~아 햅 노바디~였는데 ㅎㅎ 스카이 옴므의 CF 삽입곡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익숙했던 건 스맥댓~ ㅋㅋㅋ     

 

7시 45분 종합운동장역에 도착. 공연 직전에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반갑고 익숙한 야구장을 지나니 바로 공연장이였다. 커다란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쇼미더머니 시즌3을 본 덕분에 아는 도끼와 더콰이어트, 그리고 나름 즐겨듣던 산E와 양동근도 있다! 오오오! 

 

   

  

공연은 거의(?) 정시에 시작하였고, 양동근, YDG가 2명의 에너지 넘치는 백댄서와 등장하여 분위기를 업시켜주었다. 기업 홍보를 위해 주최되는 이런 공연들은 가수들에게 중간 중간 홍보 문구를 말하게한다. 부끄럽고 쑥스러워하면서 내뱉는 말들은 대부분 뜬금없고 어색하다. 양동근도 (시키는데로) 홍보 문구를 말하긴 하였는데 "현대카드에서 마련한 슈퍼스테이지" 라고 말하였다가 ㅋㅋ 한곡 끝나고 현대백화점으로 정정했다. 

 

익숙한 반주곡이 나오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따라 부를 수 있으니까 ㅎㅎ. 어떤 곡이였는지 모르겠는데, 반주와 몇 소절을 부르자 갑자기 관객들이 X!X!X!X!하며 욕을 떼창하였다 ㅋㅋㅋ. 양동근은 급하게 음악을 껐고 ㅋㅋ 본 공연은 15세 이상이기 때문에 욕을 할 수 없다며 ㅋㅋㅋ 중단하였다. 오 마이갓.

 

  

  

 

다음에 등장한 가수는 비트박스를 하는 제이캅이라는 분이였는데 기계인지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

 

   

  

그리고 등장한 도끼와 더콰이어트~~~ 이런 감상 죄송하지만 더콰이어트가 입고 나온 옷이 너무 예뻐서 계속 옷 얘기만 했더라는~쿨럭. 너무도 단정하게 블랙진에 하얀 셔츠, 그 위에 민트 니트를 입고 나왔다. 같이 간 언니 말로, 다들 옷은 단정하게 입고 커다란 금목걸이로 힙합룩을 완성했어~~ 하였는데 나는 너무 마음에 들더라는 ㅎㅎ

 

회사에 자칭 힙합 매니아 동료 덕에 듣게된 도끼의 음악 실력! 아주 옛날부터 비트를 만들고 팔아 성공한 비트메이커라고. 혼자서 XX호텔 스위트 룸에 살고 있다고 한다(증거는 없음). 부럽다. 머든 재능이 있으려면 제대로 있어야겠다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에이콘


  

 

 

 

  

 

머랄까, 스스로 음악혼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렇게 퓔을 가득 담고 ㅋㅋ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몸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제스츄어가 정해지는 느낌.

 

그것과 별개로 요 사진은 ㅋㅋ 손에서 빛을 뿜고 있는 것 같아 좋다. ㅎㅎ


 

 

 

연 중간에 갑자기 공 안에 들어가서 나타난 에이콘. 뭐지? 왜지? 하였는데 그대로 관중석까지 내려왔다. 둥둥 관중들의 손을 타고 이동하여 코 앞까지 왔다 갔다. 오오 재밌겠다! ㅎㅎ 조명을 받아 색이 변하는 모습도 예뻤다. 괜찮은데?! 


 

 

 

   

 

 

양동근, 산E, 도끼, 더콰이어트의 공연이 끝나자, 끝나고나서의 혼잡을 우려했는지 꽤 많은 관객들이 빠져나갔다. 어쩐지 멀리서 온 에이콘이 실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도 생겼는데. 어느 순간엔가 갑자기 훅하고 닳아오른 공연분위기였다. 오히려 먼저 나간 사람들 덕분에 스테이지 앞쪽으로 갈 수 있었고, 그 공연의 분위기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에이콘 뿐만 아니라 같이 나온 수염이 큰 (길다기보단 정말 큰) 짝꿍도 정신 나간듯이 춤을 추었다. ㅎㅎㅎ


 

 

  

 


 마지막에 에이콘이 손을 번쩍들자, 종이 리본이 뿜어져나왔다. 높에 솟아오른 리본들은 관중들 위로 떨어졌고 얼키설키 엮인 느낌도 묘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사랑니 뽑은 쪽인 왼쪽 귀가 먹먹하니 한 동안 들리지가 않았다. 하하. 신천 탐앤탐스에서 커피를 한 잔 나눠 마시며 공연의 여운을 만끽하고 나왔다.

 

공연을 보면서 탐났던 것; 모든 힙합퍼들의 자신감있는 무대 장악력, 내 옆에서 춤을 추던 관중들의 흥, 에이콘의 투명 공, 목소리, 그 많은 노래를 힘차게, 흥겹게 부를 수 있는 체력, 더콰이어트의 민트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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