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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날

[경기도 광주 오포] 에어비앤비 레몬하우스

 

'가벼운' 주말 힐링 여행에 너무나 적합했던 곳 - 광주 오포읍의 '레몬하우스'

 

친구들과 여행 일정은 잡아두었는데, 일하느라 또는 노느라 바빠서. 어디가지? 알아봐야지,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문득 에어비앤비 다니는 친구에게 괜찮은 숙소가 있는지 물어 3군데 정도 추천 받아놓고 또 시간을 보내다가 @-@

정해놓은 여행 일정이 가까워지자 급한 마음에 그 중 하나를 예약하였다.

'어차피 같이 가는 친구들이 좋으면 어디가서도 신나게 놀수 있을거야ㅋ' 라는 마음으로 ㅎㅎㅎ

 

 

그래도 숙소만 가는 것은 아까워서 (가깝다고 생각한) 용인 에버랜드를 가보겠다고 일찌기 서울에서 출발하였는데 에버랜드 도착하자마자 인파를 보고 살짝 후회와 두려움이 밀려왔다 ㅋ

유모차나 어린아이와 같이 온 가족 단위가 많이 보이기에, 우리가 타려고 하는 것들은 사람이 없을거야,

애써 현실을 부정해보았지만, 우리가 맞이한 것은 대기 시간 90분의 티익스프레스. 

그리하여 (50%할인 받았지만 여전히 24,000원인) 자유이용권으로 바이킹과 티익스프레스를 타고 그만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재앙은 여기서부터 ㅋㅋ

주차한 곳을 찾지 못해 2시간을 주차장에서 헤맨 것. 

 

 

그날, 내가 찬 핏빗(Fitbit)이 알려주는 걸음걸이 수는 에버랜드 안에서 1만 걸음 + 주차장에서 1만 걸음 = 총 2만 걸음 ㅋㅋ

친구의 아이폰이 알려주는 걸음걸이 수는 18천 걸음이였다ㅋㅋ


결국에는 차를 찾았지만 엄청나게 지친 우리는 나중에 추억이 될거야, 애써 좋게 생각하기로 하였다 

(실제로 그렇게 됨 ㅋㅋㅋ)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저녁을 먹고, 레몬하우스에 가기 위해 네비에 주소를 찍고 출발하였다.  

호스트 분의 말대로 네비를 따라가면 다다를 수 있는 곳으로 찾기에 어렵지는 않았던 같다.

(추측) (운전을 내가한 것이 아니기에)


시내를 많이 벗어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새 어둑하고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주차를 하고 내린 곳에서는 집의 모양새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작은 문을 기웃거리니 호스트 분이 나오셨다. 

바로 왼 편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작지만 (집안에 있기에는) 큰 아뜰리에가 있었다. 

불을 하나씩 켜며 새로운 공간을 탐사하는 기분으로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면서 우리는 계속 감탄했다.

 

작은 계단을 올라가니 부엌이 보였다. 취사가 불가하다고 하여 부엌이 없거나 좁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와인을 마시고 춤을 출 수도 있을만큼 넓은 공간이였다. (정말로 와인을 마시고 춤을 추었다)


 

 

부엌 옆에는 보너스 공간 같은 곳이 있다. 어느 때인가 누군가 추억하는것을 들었던 일본식 탁자이자 난로인 코타츠.
(이름이 그렇다는 것은 친구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오래된 전축, CD 플레이어, LP판, 책들.

이 공간을 지나서 또 하나의 계단을 오르면 침실인, 레몬 창문을 볼 수 있는 방으로 연결된다.  

피아노 음악 또는 오래된 비틀즈 CD를 찾아 음악을 틀면, 부엌으로, 방으로 음악이 흘러 내려가고 흘러 올라간다.

 

 

  

판교 현대 백화점 지하에서 사온 음식들

- 비스테카 (BISTECCA) 티라미수

- 몽슈슈 롤케익

- 무차초 타코와 퀘사디아 세트

- 와인 4병

 

와인을 사왔다고 하니 호스트분이 와인 잔을 꺼내주셨다. 와인 따개도 종류별로 구비되어있다.

 

 

 

많이 사면 과식할거라며, 조금만 사자고 했다가, 그 날 밤에는 후회를, 다음 날에는 안도를 했던 음식의 양 ㅋ

와인도 한 병에 1만원 돈이라 4개나 사서 남은 것은 집에 가져가기로 했는데, 다 마셔버렸다.

 

 

별의 별 주제로 수다를 떨다가 어느 순간 자자, 며 쓱 올라가서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숙면이였다. 

아침에 눈을 떴더니 레몬 모양 창 밖으로 하늘과 나뭇가지가 보이는 장면이 너무 좋아서 좋은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간밤에 탁자에 쏟은 와인 때문에 얼룩이 진 테이블 보를 걱정하는 꿈을 꿨었다 = 실제 상황)

 

침대에 누운 채로 한참을 머물렀다.

이런 곳에서 매일 아침을 맞이하면 훨씬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침 9시무렵, 한 명씩 돌아가며 씻고 있는 중에 호스트 분이 아침 식사를 가져다 주셨다.

(와인을 마시다가 흘린 테이블보.에 대한 용서를 구함)


 

 

레몬하우스의 아침식사

햄+토마토 샌드위치와 에그 샌드위치

아마도 일본식 간장을 살짝 뿌린듯한 삶은 계란.

요거트와 시리얼.

직접 기르신 호박과 곡물이 들어간 스프.

직접 원두를 갈아서 내리셨다는 커피.

가장 놀라웠던 것은 샐러드였는데, 감, 키위, 배, 석류(!!!), 견과류, 고수 등 몇 가지가 들어갔는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청량하게 기분 좋은 날씨였지만, 저녁 늦게 도착하였었기에 우리는 대부분 숙소 안에 머물렀는데, 

탁 트인 유리 창 덕분에 전혀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다. 

 


 

  

 

환한 아틀리에 공간에서 그림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슬그머니 다시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침대에 몸을 뉘워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오전에도 여유있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점심 무렵에 집을 나서면서 다음에는 에버랜드 가지 말고 처음부터 이곳으로 오기로 한다ㅋㅋ

 

 

에어비앤비 홈페이지에 남긴 나의 후기

머무르는 내내 부모님 생각이 나서 결국은 4월에 다시 예약했습니다. 예약하는 과정에서, 도착하는 날, 머무르는 동안, 본의 아니게 번거롭게 해드리고 실례스러운 일도 많아서 죄송한 마음이였는데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에 깔끔하고 단정해서 조심스럽기는했지만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집과 그림과 가구들 하나하나까지 주인의 취향이 베어있는 느낌이였습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서 여행 느낌이 안나면 어쩌지 했는데 공간만으로 힐링이 되는 색다른 느낌이였습니다. 이 곳에 머물렀던 분들이 후기에 왜 그렇게 수필을 써놓았는지 알겠더라구요. 레몬 모양으로 된 창문은 사진으로 본 것보다 인상 깊었습니다. 숙면을 취하고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나뭇가지가 보이니 꿈을 꿨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좋은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였습니다. 다시 방문하겠습니다.

 

호스트님의 후기

여자분들만의 즐거운 하루밤이었어요. 웬지 이런 게스트일때는 호스트인 저도 마음이 설레어집니다.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와 꿈이 마구 언어가 되어 쏟아질것 같은 그런 밤이었을꺼란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또 오시겠다는 말씀을 하시고 아쉽게 더나셨지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더 많은 사진을 담고 있는, 같이 간 친구의 리뷰

링크: http://m.blog.naver.com/amuser-kr/22066682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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