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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가는 날/2016년 이탈리아-독일-폴란드

[폴란드 브로츠와프] 일곱째 날, 난장이와 구시가지

볼레스와비에츠에서 베를린으로 가기 위해서는 브로츠와프를 경유해야 했다.

브로츠와프는 계획에 없었지만, 이 기회에 폴란드를 조금 더 구경하기로 하였다. 

 

볼레스와비에츠에서 전날 산 그릇을 어깨에 메고 트렁크를 끌며 아침 일찍 나왔다.

한적한 동네였지만, 기차역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종종 반대 방향으로 잘 향하는 나는 구글 지도가 고맙다 -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며 2시간 가량 기차를 타고 브로츠와프 도착할 수 있었다.

 

브로츠와프 기차역은 동네 간이역같은 볼레스와비에츠에 비해 규모가 있었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 정류장부터 찾았다. 보통은 한국에서 숙소, 이동까지는 꼭 예약하고 떠나는 스타일인데, 어찌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떠나고나니 마음 졸임이 계속 있었다ㅋ 

 

 

@ 브로츠와프-베를린 버스 예매

버스정류장은 기차역에서 시내로 가는 방향 반대 편 입구에 있다. 가깝긴하지만 기차역이 꽤 커서 10~15분 정도 걸어야했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터미널에 비하면 작고 어수선하여 도착하여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기왕이면 버스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짐을 두고 가고 싶어 락커를 찾았는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제지를 당하고 버스표만 사서 다시 기차역으로 향하였다.

 

버스표의 경우, 인터넷 고지 가격과 영수증 가격이 분명히 79 + 1 쯔워티였는데 90쯔워티를 받았다...

수수료이겠거니...말이 안통하는 나는 혼자 수긍하고 떠난다.

 

 

 

@ 짐 보관 락커

중앙역에 있는 사물함은 여행가방 + 보조가방을 넣기에 충분하였다.

다만 12쯔워티나 되는데, 동전이 없어서 옆 가게에 가서 바꿔볼까 하였더니 (어쩌면 당연히) 폭풍거절 당하고 

그 옆가게가서 2.8쯔워티나 주고 물 한 병을 사서 동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열쇠가 커다란 것이 마음에 든다 ㅎㅎ 잃어버릴 염려가 없겠어

 

 

 

@ Passage (2005)

가라앉거나 가라앉았다가 올라오고 있는 듯이 보이는 실물 사람 크기의 동상

1981년 폴란드 계엄령 선포 이후 1983년까지 2년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검거와 탄압으로 길에서 사라지고 고통받았던 것을 기억하기 위해 2005년에 세웠다고 한다.

 

 

 

@ 거리의 난장이 동상

브로츠와프를 검색하면, 거리에 수 많은 난장이 동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1980년대 반공산주의 운동인 오렌지 운동(시위대들이 오렌지 모자를 쓰고 다녔다고)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 2001년 그들의 상징이였던 난장이 기념들을 그들의 주요 활동지에 비치하였는데

- 2003년 브로츠와프 시장이 새로운 전통을 이어가기로 한 이후

- 2005년 폴란드의 작가(Tomas Moczek)가 5개의 동상을 만들었고,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현재는 수 백개까지 늘어났다고.

 

구시가지로 가는 길에 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계속 난장이 동상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포켓몬이 증강 현실 게임이라면, 이것은 그냥 현실 게임ㅋㅋ

 

 

어머 얘는 모얌,하고 특이해서 찍어둔 것인데, 이것이 원조였던 것 같다.

다른 난장이들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원조를 통해 애초에 계획했던 것은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동상이 blossom이 되어 도시 전체에 난장이 꽃을 피웠다-는 표현이 이 도시만큼 예쁜것 같아 따온 기사:

http://www.kuriositas.com/2014/06/the-wrocaw-dwarfs-from-political.html

다양한 난장이 동상과 설명도 같이 볼 수 있다.

 

 

 

@ 브로츠와프 구시가지

구시가지로 가는 길과 구시가지를 구경하며 혼자 생각/느꼈던 것들의 기억 

1) 날씨가 좋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웬지 날씨 덕분에 폴란드의 분위기를 더 잘 느끼고 있는 것 같은 기분

2) 날씨가 우중충한 와중에 건물들은 스킬트즈마냥 알록달록하고 예쁘구나

3) 거리에 어리고 예쁜 거지들이 많다. 그리고 꽤나 적극적이라 옆구리를 찔러가며 돈을 요구하여 마음이 무척 곤란하고 미안하였다

 

여행객으로 이 곳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은 고맙고 행복했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하거나 엄마를 모시고 오지는 말아야지, 했었는데, 이렇게 돌아와서 사진으로 보니 다시 그 곳에 있고 싶기도 하다. 

 

 

 

 

 

@ 어린왕자 폴란드어 버전

어린왕자 폴란드어 버전을 구입하기 위해 구시가지에서 서점을 몇 군데 들렀는데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중앙역 맞은 편 서점에서 찾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으는 자석을 모을까도 했었는데, 마음에 드는 자석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만 두었다. 

어린왕자 번역본을 모아볼까, 생각한지 얼마 안됐다. 

그런데 그냥, 그 나라의 동화를 모을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간혹 든다.

아무튼, 이 곳에서 어린왕자 폴란드어 버전을 찾아서 기쁘기는 하지만, 왜 책등에 제목이 없지!

 

 

 

@ Polski Bus

락커에서 짐도 찾아야하고, 오전에 버스정류장의 어수선함을 보고 왔는지라, 

구시가지에서  정류장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1시간 전에 미리 출발하였다.

(내 기준) 안내가 정확하게 되어있지 않고 안내해줄만한 사람이 많지 않아 내가 타야할 버스를 찾지 못하고 놓칠까봐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도착하였는데 커다랗고 빨간 Polski 버스가 바로 눈에 띄었다. 

뭐야, 디기 쉽네, 하며 짐을 맡기고 버스를 타려는데 짐을 실어주는 젊은 청년이 와서 이 버스는 네 버스가 아니오, 한다 ㅠ

앞의 버스가 delay되어 그 전부터 기다리던 손님들부터 가고, 30분 후에나 떠날 버스가 다시 올거라고...

 

정류장 뒷 편, 비둘기가 텃새를 부리는 자갈 위에 몇 안되는 벤치에 자리 잡고 일기를 쓰며 시간을 떼우면서 혹시나 그 사이에 버스가 가버릴까봐 몇 번을 왔다갔다 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그 청년이 영어도 할 줄 알고 내가 보이면 이 버스는 네 버스네, 네 버스가 아니네 알려주어 고마웠다.

 

버스는, 2층이고, 깨끗하다. 4시간 이상 장거리라서 그런지 큰 가방을 든 여행객들이 많다.

외관은 깨끗하지만 좌석 앞뒤가 좁아서 팁이 있다면, 빠르게 움직여 맨 앞자리를 타는 것일 것 같다. 

특히 2층 앞자리는 좌석 앞에 공간적인 여유도 있고, 통유리를 통해 바깥도 볼 수 있어 좋을것 같다.

 

예정보다 30분 늦게 출발했지만 예정 시간과 비슷하게 베를린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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