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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날/서촌일기

[서촌일지] 점심 시간에 집까지 산책하기


1. 2017년 10월 18일

아침 출근길에 괜한 엄마의 카톡으로 뻘하게 터졌다.

나는 그것을 동생에게 전했고 동생은 예상치 못한 답을 했고 ㅋㅋ 


  



괜히 웃기셔 계속 캡쳐해서 보내면서 이간질 했다 ㅋㅋ

#캡쳐의캡쳐의캡쳐의캡쳐 #캡쳐장인


 



2. 2017년 10월 19일

점심 시간에 날씨가 좋아 영풍문고까지 걸어가 책을 볼 생각이였는데,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더 걷고 싶어졌다. 이 날씨에 지하에 들어가는 건 어쩐지 억울했다.

그래-! 집으로 가자!!! 싶었는데 걸어가자니 도착하자마자 나와야할 것 같아서 버스를 탔다 ㅋ


얼마전에 와인을 사고 사은품 격으로 받은 맥주가 냉장고에 있었다.

원래 근무시간에 마시면 안되지만,

평일 낮에, 베란다에서, 햇빛 낭낭하게 받으며, 여유있는 척, 허세를 부리고 싶었다.

 

 


하늘도 예쁘고, 구름도 예쁘고, 바람도 예쁘고, 공기도 예쁜데, 

사진에 담으니까 아쉬웠다.

요새는, 보통은, 사진이 더 잘나오는 편인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눈부심을, 따듯함을, 명랑함을 저장하고 싶었는데-!


 



실제로는 여유 없는 여유를 누리고, 회사로 돌아와서 오후 시간에 또 열심히 일했다.

요새는, 일이 즐겁다. 예전에는 어차피 해야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은거라면, 

정말로, 즐거워져버렸다 ㅋㅋㅋ



3. 2017년 10월 19일 오후

아무튼, 그렇게 열중하고 있었는데, 5시쯤에 사촌언니에게 전화왔다.

"이모부가 위안화가 필요하시대. 근데 은행에 돈이 없어. 다음주는 내가 휴가야. 너가 내일 광교점에서 좀 찾을 수 있어?"

"뭐해줄건데?"

"뭐?"

"뭐해줄지도 생각안하고 전화했어? 옵션을 만들어서 전화해야지. 어떻게하면 그렇게 뻔뻔해지는거야?"

"야, 내가 할 소리다"


사촌언니는 특유의 깔깔거림으로 나를 대충 응대하고 끊었지만 나는 웃기다고 이모네가 모두 있는 카톡방에 이난리를 쳤다.

누가 뻔뻔한지 투표해달라며 ㅋㅋ 1번 사촌언니의 이름 2번 사촌동생의 누나 3번 사촌언니의 아들 이름 + 엄마라고....


언니가 다른 것을 확인하기 위해 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내용을 가만히 듣다가 순간 깨달았다.

언니가 말한 이모부가, 나의 이모부가 아니라, 언니의 이모부 = 즉, 나의 아빠였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 사과하고, 아빠에게 잔소리듣고 마무리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조금(?) 섣부르고, 손이 빠르고, 설레발을 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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