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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워낙에 물건을, 돈을, 정신을 잘 놓고 다녔다. 놀이터 옆 나뭇가지에 밤새 걸려있는 자켓은 영락없이 나의 것이였다고 한다. 샤프, 지우개, 동전 지갑 등을 잃어버리고 집에 오는 길에 어떤 변명을 할지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요새 좀 심하다. 얼마 전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오는 주말에, 할머니께서 주머니 쌈짓 돈을 구깃구깃 꺼내주셨다. 3만원.

그 중 하나가 너덜너덜한 한 정도가 심하여 가게에서 혹시 안 받아주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고, 그것부터 써야지(처리해야지), 하고 맘 먹는 바람에 한 쪽 주머니에 만원, 다른 쪽 주머니에 이만원을 넣어두었는데. 서울가는 버스를 타는 순간 이만 원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나는 돈을 가지고 있을 자격이 없다. 생각하여 나머지 주머니에 있던 만 원은 동생을 주어버렸다.


#오늘은 바쁜 업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연거푸 전화가 왔다. 석 달 전 핸드폰을 산 가게인데 내가 약정한 기간만큼 부가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해지하여 3만원을 물어내야한다고 한다. 왜 그랬지.

나 똥멍청이인가봐. 왜. 말하기 싫다. 몬디몬디. 핸펀 사면서 부가서비스 3개월 유지하고 사는 조건으로 싸게해준건데 3개월 되기 2주전에 해지해서 3만원 뱉어내야한대. 나는 얼마전에 집에서 참지해먹으려고 해동하다가 폰에 물 들어가서 주말에 바꿨어. 나보단 누나가 낫지 ㅋㅋㅋ 

라고 동생이 위로해주었고, 

맥주를 12캔 덜 마시는게 어때 (4캔/만원*3만원) ㅋㅋㅋ 그래 어제 12캔 마신 셈 칠게 ㅋㅋㅋ 숙취도 없고 짱좋네

라고 선배가 위로해주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푸핫, 키득,,,프하하ㅏㅏ핫,,생각만해도 간질간질할 정도로 웃기고 기분 좋은 일이 두어가지 있었다. 이건 어딘가 꼭 적어둬야지. 이만큼이나 웃기고 기분 좋은데 금세 까먹지는 않겠지, 키워드는 OOO, 요것만 기억하고 있어야지 일단. 

...하고 잊었다.  


#이모가 화장품 구매를 부탁해서 주문해드렸는데, 주소를 잘못 입력하였는지 엄마아빠 집으로 배달이되었다. 당장 주말에 필요하다고 하시어 내가 엄마아빠 집에 갔다가 이모에게 전달드리려고 했는데, 엄마와 이모가 중간 지점인 우리 회사에서 만나 전달하시겠다고 하여 점심시간에 같이 만났다. 이모가 들고있는 가방 예쁘냐고 물으시어, 좋아보인다고 하였더니 가방에 있던 지갑과 물건들을 꺼내어 그냥 주셨다. 대박. 물건 잘 못 보내길 잘했네!


#이모가 칭찬하시는 말로, 남동생의 와이프에게 '살림밑천'이라는 말을 쓰셨다. 나는 막연하게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정확히 무엇을 집어내야할지 모르겠을 때 느끼는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 전 페미니즘 책을 여러 권 샀지만, 아직 읽지는 못하였다. 그러던 중에 또 애매한 상황에서 애매한 말을 맞닥뜨린 것이다. '살림밑천이라뇨 ㅋㅋ 넘나 옛날 말', 'OO(동생와이프 이름)하고 싶은 거 다해','안녕히주무세요' 혼자 앞뒤 안맞는 말들을 내 뱉고 급하게 마무리하였다. 

무엇인가 의식하기 시작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상대가 나쁜 의도가 하나도 없을 때,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 때 불쾌함을 드러내는 것만큼 불편한 일도 없다. 어렵다, 불편하다, 이런 말도 하면 안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조금 더 옛날 분인 이모가 관용적으로 쓰시는 표현은 싫지만, 습관 또는 오래된 생각을 고치기 어려운 것이 이해안되는 바도 아니다. 나 역시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반응에 움찔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찬물을 끼얹으면 안되는 거니까. 


#꼭 옛날분들뿐만이 아니다. 내가 정말로 많이 좋아하는 친구는, 설현의 합성 사진을 보고 '설현 망했네'라고 하였다. 나는 나름 그에 반박한답시고 '멀 망해. 예쁘기만하구만. 유포한 사람이 망해야지 (이때는 합성인지 몰랐다.)'라고 답한 후에, '예쁘기만 하다는 말은 왜했을까. 안 예쁘면 망하는건가 ㅠ' 아차하였다. 멍충이.


#최근에 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쓰리빌보드'는 둘 다 다른 이유로 너무 좋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손예진이 너무 예뻐서. 정말로 그래서.

'쓰리 빌보드'는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연기가, 극중 성격이, 너무 부러워서 (상황 말고). 정말로 그래서


#쓰리 빌보드를 보는 날 점심에는 중화복춘골드라는 중국 음식점을 갔었다. 중화요리계에서는 드문 여자 쉐프, 정지선 쉐프가 하는 곳이라고. 양장피와 새우요리, 동파육을 먹었다. 맥주와 함께.

그리곤 문화비축기지를 구경하고 쓰리빌보드를 보러 간 것이였다. 아아 영화 너무 좋아, 여자 주인공 너무 멋있어. 

그리곤 성산동에 악어라는 술집을 갔다. 이 곳도 여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오늘의 컨셉은 '여자'야? 친구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그렇네?'가 친구의 답이였다. 그러고보니 그렇더라고.


#등산을 좋아하기 시작하였는데 일 년의 반을 차지하던 겨울이, 그 와중에 한파를 몰고와서 여러 날을 방해하더니, 봄이 시작하자마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공기청정기 추천 요청하는 게시글에, 다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사라는 댓글을 보고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를 충동구매하였다. 당연히, 민트색으로. 


#꽤 오래전에-그러니까 몇 년 전에 친구가 잘생긴 주인공이 나온다는 화이트 칼러라는 미드를 추천해주었다. 주인공의 잘생김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스토리는 재미없나, 언젠가 기회되면 봐야지,하고 몇년이 흘렀는데 엊그제 첨으로 보게되었다. 

잘생김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스토리도 꽤 재밌음 (시즌1~2까지 재밌다는 의견이) 


#을 사고 싶다. 깔끔한 테이블 위에 작은 꽃병을 세우고 단촐하게 꽃 한송이를 꽂아두고 싶다. 그러기 전에 집을 먼저 청소해야한다. 물건들을 제자리에 놓고, 먼지도 닦고, 이불커버와 매트리스 커버도 빨아야 한다. 깨끗한 환경에 상큼한 공기에 놓여있는 꽃 한송이를 감상하고 싶다. 이것은 마치, 영어 공부를 다하고 나면 중국어나 다른 제2외국어를 시작하겠다며 15년째 영어하나 마스터하지 못하고 있는 거랑 다를 바가 없다.


#건강 관리를 위해 식이 조절을 하기로 하였는데, 그 전에 요새 맛있는 것을 괜히 나열해보자면, 오설록 밀크티(병이 예뻐서 샀먹었다가 홀짝홀짝 씁슬하면서 달콤한 맛에 빠져서 하루에 세 통먹고 배탈남)와 이름은 모르겠지만 단팥과 떡이 들어간 녹차 식빵, 피코크 초코&와플(이라는 과자 엄청나게 맛있음. 소금(짠맛) + 초콜렛(단맛)의 조합은 진리인 듯), 삼겹살에 비비고 김치구이 (한끼에 300그램 기본), 카페 밀도의 빵들...

#사진이 한 개도 없어서 덧붙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밥 + 계란 + 명란 + 파 + 참기름의 조합도 언제나 환상적이다. 아보카도를 좋아하는데 주문하고 익혀서 제때 먹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먹고는 있다. 칼로 반 자른 후 비틀어 쪼개어 열었을 때! 잘익은 고운 연두색 빛깔을 보았을 때! 조금도 남기지 않기 위해 숟가락을 바짝 껍질에 대어 고스란히 퍼내어 담아냈을 때 엄청난 쾌감이 있거덩.    


Posted by 많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