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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나 쉬는 날/잡담

[주말 일기] 만족스러운 주말 feat 망원동 베이글s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미 좋은 날이 있다.

특별한 계획도 없기에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이나 설레임도 아니다. 그냥 아 조오-타- 하는 느낌.

 

올해는 내내 바빴는데, 지난 두어 달은 2개의 큰 프로젝트가 기한을 나란히 하고 있었다. 프로젝트 내에 과제들이 일정 빼곡 한 가득인데, 그 와중에 프로젝트와 상관없는 자잘자잘한 요청과 일들이 꾸역꾸역 밀고 들어왔다.

 

그 중 하나의 프로젝트는 7년 차이 나는 후배 동료와 함께 했다. 후배는 내가 기획한 것을 꼼꼼하게 운영했다. 기획 단계에서 팀장은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너무 힘을 빼지 말았으면 하는 눈치였다. 지난 몇 년간 위에서 관심없는 일을 혼자 열심히 한 적이 있다. 일 자체가 재미있고, 대상자들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뿌듯했고,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관심과 인정을 한 번에 받기도 했지만, 실속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뭐, 팀장이 그렇게까지 말을 한다면 그냥 헤치우지 뭐, 하는 마음이였는, 후배가 다시 많은 것을 추가하고 수정하며 내가 최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멋지게 만들어줬다. 머쓱한 마음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고 고마운 마음이 컸다.

 

아무튼, 그렇게 휘몰아치던 일들이 지난 금요일 한 차례 마무리되었다. 아주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일은 숨이 죽었고, 나는 숨을 돌렸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날씨가 쾌청했다. 

 

 

금요일 저녁에 친구와 와인을 마셨는데, 백신2차 이후 금주 중이였던 친구는 참느라 힘들었다며 급하게 마셨다. 

나도 곧 백신 2차 예정이라 당분간 못 마시는데,,, 나도 마시고 싶은데,,, 조급해졌지만, 따라갈 수 없는 속도였다. 

두 병 중 한 병 반 이상을 마셨으리라고 짐작되는 친구 덕분에 나는 취하지 못한 채 잠들었고,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났다ㅋㅋ

 

와인을 마시는 중에, 아 맞다, 마켓컬리 8천원 쿠폰 마감일이다 싶어 급히 장을 봤는데,

크림치즈는 사고 베이글은 사지 않는 실수를 했다 ㅋㅋ 

크림치즈 유통 기한은 11월 20일까지고, 다른 먹을 것들도 있어서 급하지 않았지만,

날씨도 좋으니, 베이커리에 가서 베이글을 사오기로 했다. 

 

 

포빅베이직 (서울 마포구 양화로 3길 66)

내가 산 크림이 포빅 베이글의 무화과 크림치즈였는데

때마침 합정역에 포빅베이직이 있어서 따릉이를 타고 갔다.

이 곳에서 같은 크림치즈를 더 싸게 팔고 있었다. (컬리 8500원, 포빅 베이직 8,000원...눈물)

 

빵만 사는 것이 허전하여 라떼도 한 잔 주문하였다. 한 손에 라떼를 들고 자전거를 탈 재주는 없어서 

바로 앞에 있는 따릉이 정거장에 자전거를 반납했다. 쾌적한 공기 속을 걸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엄청 부드럽고 맛있어서 커피의 크리미한 표면을 감탄하며 들여다 보았다. 

 

 

 

토요일 저녁

양재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해서, 찍어준 맛집을 찾아갔다.

 

소신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0길 65)

코스를 먹었는데, 하나하나 맛있었다.

추천해준 사케도 완전 깔끔! 

완전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5시에 만나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곧 사람들이 가득 찼다.

연인들이 많았지만, 가족 단위 테이블도 있었다.

7시 즈음에는 재료 소진으로 못 먹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8시30분쯤, 기분 좋게 먹고 마시고 커피 한 잔하러 나왔는데 모든 가게가 마감 중이였다.

겨우 들어간 스타벅스도 20분 후인 9시에 마감한다고하여 커피잔에 손만 데우고 헤어졌다. (날이 추웠다!)

 

 

 

일요일 아침

컬리에서 주문한 로메인에 베이비 당근 구워서 얹고 발사믹이랑 트러플 오일 뿌려서 먹었다. 

냉동 매쉬드 포테이토를 팔길래 주문해봤는데 맛있다!!! 우유 넣고 데우기만 하면 됨. 나는 남아도는 버터가 있어서 한 덩이 넣고 파슬리를 뿌렸다. 

 

 

 

또 다른 베이글집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브릭 베이글 (서울 마포구 동교로 43-1)

11시 오픈에 맞춰 자전거를 타고 찾아갔는데 5분 일찍 도착했다.

밖에서 서성이느라 간판 사진도 찍고 ㅋ

할 일이 없어서 옆골목을 서성이다가 11시 조금 넘어 갔더니 문이 열려있었다!

 

 

 

 

자리가 편한 모양새는 아니였지만- 역시나 베이글만 사기에는 아쉬워서 라떼를 주문하였다.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여 자리를 잡고 가방 속에 있는 책을 읽었다. 

조금 후에 앉아 있는 자리로 포장한 베이글과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어제 마신 커피 맛있었는데- 생각하며 뚜껑을 열고 한 모금 마셨는데,

진한 커피맛과 함께 코코넛 향이 부드럽게 올라왔다. (코코넛오일이 들어갔는지 증명된거 아님 주의) 

왜인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정말 한껏 올라갔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서, 책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낮잠도 자고, 영어 공부도 하고 알차게 보냈다.

 

 

 

월요일 아침. 백신 2차 휴가.

주사를 맞고나면 하루동안 샤워를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아침에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섰다. 

 

역시 컬리에서 주문한 후무스에 베이비 당근을 찍어먹었다. 

엄청난 다이어터의 식사 같잖아...?

 

하지만, 다른 목적이 있어서 가능한 식단이였다.

토, 일 양일 베이글 투어가 너무 만족스러워서 또 다른 베이커리 집을 검색해두었는데

11시 오픈이라 그 전에 요기만 한 것이다.

 

 

 

커넥츠커피 망원점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1길8)

10시에 백신을 맞고 망원역까지 걸어오니 10시 30분

11시 베이커리 오픈까지 시간이 남아서 커피숍에 들어갔다.

브릭스 베이글 앞에서 5분의 공백도 생각보다 긴 것을 경험했기에 바로 다른 커피숍에 들어갔다. 

 

노트북을 충전하며 쓸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이 창가에 놓여있어서 너무 좋았다. 

원래는 30분 정도만 있으려고 했는데, 기분 좋은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과 답을 요청하는 메일이 와있어서 1시간 넘게 있다가 나왔다.

 

 

 

11시 오픈을 기다리며 찾아간 곳은

소소 베이크하우스 (서울 마포구 포은로 146)

 

배달의 민족에서 찜해놓은 가게였는데, 

생각보다 작은 가게였고 빵 종류도 많지 않았다. 

그래도 인기가 많은지 잠시 사이에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플레인 바게트와 무화과 바게트를 사왔는데, 

둘 다 맛있었고 특히 무화과 바게트는 무화과가 엄청 실하게 들어가있어서 작정하고 넣은걸까 싶었다.

 

 

내일까지 백신 휴가인데, 내일은 또 어디갈지 검색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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