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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공항에서 목베개를 잃어버리다

출장 후, 출장지였던 뉴욕에서 리마공항을 거쳐 쿠스코로 가는 것으로 시작된 남미 여행.


리마 공항에서는 환승게이트가 바로 연결되어있지 않아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온 후 다시 티케팅과 출국 심사를 거쳐 게이트를 들어가야했다.

다행히 티케팅 카운터가 입국 게이트와 같은 층에 있어서 나온 곳에서 쮹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되지만.

사람이 많아서 공항 문 밖으로 나가서 돌아들어가야하긴 했다.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와, 드디어 남미 대륙을 밟았다며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이랑 한참 카톡을 하며, 환승할 비행기 티케팅 줄을  기다리는데, 뭔가 허전했다. 

팔에 걸려있어야할 목베개가 없었다. 


면세점에서 큰 맘먹고 산 5만원 짜리 씨가드 목베개에는 소매치기 당할까봐 숨겨놓은 200달러가 들어있었다.

(아무도 훔쳐가지 않는데 혼자 잃어버리기...)


서 있던 줄이 꽤 길었다. 일단 오던 길을 최대한 빨리 돌아가보는 것이 답일까, 어차피 찾기 힘들 것 같은데 티케팅이나 마저할까.

평생 물건을 잘 잃어버리며 살아와서 내성이 생긴것인지, 다시 찾을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인지 일단 티케팅을 마저했다. 그리고 티케팅해주는 직원에게 Lost & Found가 어디있는지 물었다.

직원이 알려준 분실물 센터는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정체 모를 옆 사무실에 있던 아저씨가 통화하던 중에 기웃거리던 나를 발견하고 도와주려 나오셨다. 그리곤 또 다른 사무실 같은 곳에 데려다주었는데, 그 곳 직원들은 들어온 물건이없다며 모르겠다,고하였다.


아 피곤해, 포기하고 싶었는데 잃어버리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잃어버려야할 것 같았다 ㅋ 그래서 입국 게이트로 다시 갔다.

입국 게이트는 다시 거슬러 못 들어가기 때문에 제지를 당할까봐 긴장하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입국 게이트 바로 앞 데스크에 직원 한 명이 있었다. 가방 찾는 곳에서 목베개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였더니, 워키토키로 오키도키하더니 기다리라고 한다.

나는 실망하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런 건 없었다고 말하는 직원을 상상하며 기다렸다.


15분쯤 지났을 때, 또다시 워키토키로 무전을 받은 직원이 혹시 무슨 색인지 물었다. 회색이요0v0!!!

나의 목베개를 손에 들고 입국 게이트를 들어오는 여자 직원은 아마겟돈 등의 영화에서 우주 여행을하고 귀환한 우주비행사만큼 멋있었다.


그들은 불룩 튀어난 부분을 가르키며, 이것은 무었이냐, 하였고. 나는 200달러를 숨겨놓았다고 했다.

목베개와 200달러를 찾았다는 증명서? 같은 것을 적더니 여권을 확인하고 싸인을 하게 한 후 목베개를 돌려주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조그만한 선물을 들고다녔더라면...! 좋았을텐데

연신 고맙다고 인사만하고 돌아왔다. 



Pariwana Hostels

쿠스코에는 3박을 하였는데 1박은 Pariwana Hostels에서 하였다.

4인실이였는데, 캐리어를 펼쳐놓고도 공간이 꽤 남을만큼 넓었고, 샤워실도 깨끗했다.

벽에 그려진 그림이 옷장과 이어져있던 것이 인상깊었다.

  

  

  


남미 여행도 체력을 꽤 필요로할텐데, 뉴욕 출장에서 이미 많이 소진하고 온터라 여행 전 친구가 선물한 홍삼팩을 하나 챙겨먹고 나섰다.


  


쿠스코 대부분의 숙소들은 ㄷ자 혹은 ㅁ자 모양 건물과 가운데 공용 공간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이 곳 역시 그러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반 쯤 누워 맥주를 마시거나 탁구를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이 충분했으면 나도 그리하고 싶었지만, 나는 장기 여행자가 아니니까, 일단 도시를 구경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여유에도 레벨이 있다...


  


쿠스코 ㅠ

하늘과 냄새가 너무 좋았던 곳.

공기가 산뜻하면서도 구수했다. 

도시 전체에 굽는 냄새가 아주 옅게 나는 것 같았다.

걸어다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광장에는 마켓을 하고 있어서 사람이 복작거리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복작거리는 한 쪽을 지나 반대 편으로 건너갔을 때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햇살만이 가득한 느낌이였다.

 

  


도로 한 복판에 누워있던 댕댕이.


  



Ceviche Seafood Kitchen

광장에 있는 식당 중 한 곳인 세비체 음식점에 들어갔다. 

직원은 2층 창가 광장이 보이는 자리를 내주었다. 


  


쿠스코는 햇살이 가득할 때도, 시간이 지나 어둑해지고, 불빛이 은은하게 번질 때도 예뻤다. 

한 참을 바라보며 있었다.


  


피스코 사워와 세비체 - 맛있었음


  



남미사랑 & 소나무 분식 & 야경

저녁에는 남미사랑 카톡방에서 어떤 분이 쿠스코에 계신 분들!하고 번개를 쳐서 소나무 분식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언덕을 올라가 야경을 구경했다.

2시간 남짓 같이 한 이 사람들과는 서울에서도 만났고, 연락을 하고 있다.



여행에 심드렁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남미가 또 다시 불을 지폈다.

Posted by 많루

!!!주의해야할 에어비앤비 수수료 시스템


회사의 뉴욕 출장 숙소 예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한도가 높은 편이지만, 

우리가 가는 날에는 유엔 총회로 인해 원래도 비싼 호텔들이 한도를 훌쩍훌쩍훌쩍 (2~3배 정도) 넘어서 있었다. 

(이때는 영문도 몰랐음@_@)


하여,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아보았는데, 에어비앤비도 평소보다 비싸게 설정되어있었다. 


하지만 집념으로 찾은 윌리엄스 버그의 한 숙소.

디자이너의 집이라는 소개와 뉴욕 여러 곳에서 머문듯한 게스트 중 한 명이 지금껏 묵은 집 중에 최고라는 평도 있고, 우리가 가는 일정에 때마침 비어있다! 

이런 일은 흔치 안잖아!!! 흥분되고 신나는 마음으로 일정을 잡아 계산해보니, 

청소비와 서비스 수수료 합쳐 예산보다 110달러 정도 넘는다.

 

총 가격이 높은 편이라 5%정도만 할인해준다면 예산 내에서 가능할 것 같아 호스트에게 비벼보기로 했다.

너의 집에 머물고 싶은데 출장으로 예산을 넘어선다, 

할인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호스트는 흔쾌히 오케이하였다.

문제는...


호스트는 5%를 할인하여 120달러인가?쯤 빼줬는데!!! 이상하게 총 금액이 4만원 정도 밖에 안 빠진 것!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봤더니 서비스 수수료가 9만원이 더 붙었다...?


다른 사람들 상식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상식으로는 가격이 높을 수록 수수료가 더 높을 줄 알았단 말이지.

그런데 에어비앤비는 가격이 높을 수록 수수료가 떨어진단다...


그래서 착한 호스트가 할인해준 가격은, 에어비앤비에게로 넘어갔다는...슬프고 분한 스아실.

우리는 사비로 추가된 비용을 냈었어야 됐다는 스아실.


변경 전                                                                                변경 후

                      


그럴 줄 알았으면 10%할인으로 비벼보는건데...



뉴욕 공항에서 한인 택시를 타고 에어비앤비를 향하는데, 

기사님이 윌리엄스 버그에 숙소를 잡은 것은 정말로 잘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때부터 기분이 좋아짐)

타임스퀘어 근처 중심지는 비싸기만하고, 복잡하고 낡았다고. 

요새는 윌리엄스 버그가 뜨고 있다고 하셨다.


주소를 찍고 찾아온 윌리엄스 버그 도로에서 기사님은 어리둥절해하셨다. 

주소로는 여기가 찍히는데, 교회가 있네, 이 옆 건물인가?

그런데 바로 그 건물이였다!!! 교회가!!! 에어비앤비였다!!!


  


긴 비행으로 피곤에 절어있었지만, 흥분한 마음에 여행 가방을 한 켠에 세워놓고 일행과 마주하며 너무 좋다고 호들갑을 떨다가, 사진을 찍다가, 다시 마주보고 너무 좋다고 하다가 겨우 들어갔다 ㅋㅋ

그리고 겨우 들어선 건물 안에서 스테인드 글라스로 꾸며진 커다란 나무문이라니! 너무 멋지잖아!!!하고 또 한 번 흥분하였다.


  


건물 안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숙소는 3층이였는데, 체감으로는 10층쯤됐다 ㅋㅋㅋ (나중에 보니 복층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설레임으로 커버되었다.


3층 복도 계단에 걸려있는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풀면 안에 열쇠가 나온다. 

우리가 머문 방은 C7. 


  

  


숙소 안의 모습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커다란 통나무 테이블 위에는 과일과 초콜렛과 와인이 놓여져있었다. 

호스트의 안내문에는, 냉장고에 있는 모든 음식을 모두 먹어도 좋다고 쓰여있었고, 

초콜렛과 와인도 우리 것이라고 하였다. 지저스.


  


부엌에는 다양한 조미료와 곡물들이 들어있는 병들이 가득했는데, 이것들도 모두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사실상 사용하진 않았지만, 곡물이 가득한 창고를 통째로 넘겨 받은 느낌이랄까. 


  


모카포트가 있었는데 사용법을 몰라 한참 헤맸다.

원두를 그라인더에 넣고 간 후에 모카포트 바닥 부분을 분리하여 채워 넣은 후 끓이면된다.


  


출장 업무로 바빠서 사진만 찍고 들어온 후 다시 나가보지 못한 테라스지만, 

모닝커피를 마시기에 정말 끝장나게 좋을 것 같은 테라스도 있었다.


  


2층 침실 옆 휴게 공간 바닥에는 소파 대신 나무 파렛트 위에 놓인 매트리스와 툭툭 놓여진듯한 콩주머니들이 있었고 

벽에는 단소와 망태기 같은 것들이 걸려있다. 

무엇보다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건 비스듬한 천장에 뚫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였다. (밤에는 그 사이로 보이는 달이 또 얼마나 멋지던지!)


  

  

 

  

1층 침실과, 2층 침실-


  


화장실도 멋들어졌는데 각도가 안나와서 사진을 못 찍었다. 

어메니티는 무려 Aesop였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있어, 뉴욕 출장을 끝내고 남미 여행을 떠나기 전에 빨래도 실컷 (두 번) 돌렸다.


여행 중에 간혹 보물같은 집을 만나는데, 이번 뉴욕 숙소도 그랬던 것 같다.

물론 뉴욕에는 멋들어진 숙소가 꽤 많은 것 같고, 가격이 싸지 않아서 당연히 멋있어야 되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흐흐

Posted by 많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