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한지 한참이 되었지만, 가끔, 주말에, 학교 앞을 가면, 기분이 편하고 좋다.
학교를 다니던 중에도, 졸업한 후에도 학교 안팍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다니던 중에는 수 많은 미용실과 옷가게, 졸업 후에는 대형 쇼핑몰과 상권의 하락으로 황폐해진 모습이 아쉬움을 자아낸적도 있지만, 후배들 (혹은 그냥 행인일 수도 있지만)을 보면 여전히 하늘색, 노란색, 분홍색 느낌의 싱그러움이 느껴지고, 오랫동안 익숙해진 거리에서 단골이 된 가게들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틈틈이 생겨나는 새로운 가게들을 호기심있게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지다.
오늘, 오랜만에 학교 앞을 갔더니,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앞으로 나를 더 자주 학교 앞으로 이끌 것 같다.
흉물일 것만 같았던, 아니 여전히 흉물 같아 애써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내려가는 apm 건물 앞길이지만, 오늘은, 그 앞에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좋은 날씨 덕도 있었던 것 같다.
학교 앞 포장마차 중에는 꽤 유명한 가게도 있는 것 같은데 (양꼬치였나?) 아직 시도는 못해봤다. 길거리 음식이지만, 깨끗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apm 반대 편, 이대역 3번 출구로 나와서 뒷 쪽으로 한 골목 들어가면 내가 좋아하는 티앙팡이 있다. tea에 주력하는 곳인데 나는 이 곳의 크렘블레가 그렇게 좋다. ㅎㅎ
학교 쪽으로 쭉 내려가다보면 왼쪽 끝에 가미(since1975)가 있다. 어느 일요일, 학교 앞 맛집 대결을 할때 서울대입구 성민양꼬치와 대결했던 곳이기도 한데 이 곳에서 유명한 주먹밥에 밥이 좀 많아져서 싱거운 편이라며 아쉬운 평을 받았다.
처음 보는 가게들이다. 라심(Lasim)과 옥스포드 키친 (Oxford-kitchen). 예쁜 외부 인테리어 때문에 찍었는데, 찾아보니 내부도 아기자기 예쁜 것 같다. 다음에 가보고 싶은 곳!
너무 좋아라하는 카페 페라! 케잌이 정말정말 맛있다. 특히 딸기치즈타르트 & 크레페! 나 케익 별로 안 좋아해~ 하는 친구가 한 입 먹고 눈이 동그래지며 이거 뭐야!?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크큭. 지금은 사당역에도 생겨, 그 곳을 더 자주 간다.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 집 Pastel de nata도 보인다. 한 번 먹고 비교해봐야지.
다시 자동차 길로 나와서 학교 앞에서 연대 방향으로 꺾어 내려가는 길 골목에 있는 스타킹 집은 가을~겨울에 친구들이랑 스타킹 사러 일부러 가기도 하는 곳이다. ㅎㅎ 무늬가 예쁘고 다양하다기보다는 기본 스타킹이 쫀쫀!
찻 길 길 건너 WOONO는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의 악세서리를 파는 곳인데, 일본인 & 중국인 손님이 많다. 가격이 저렴하고 종류가 다양해서 한 번씩 구경하고, 제법 구입도 하였다. ㅎㅎ
골목 맞은 편 BNB
어느날 친구가, 인상이 뭔가 묘하게 바뀐 거 같아 물었다. "뭔가 달라졌어~ 살빠졌어? 예뻐졌는데?"
친구가 고백(?) 하길, 눈썹 왁싱을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흔한 브로우바지만, 당시만해도 눈썹을 돈 주고 다듬는다는 것이 놀라왔다. 베네핏에서 브로우 kit을 판매하며 서비스로 왁싱을 해주다가 브로우 바를 오픈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가게가 생긴 줄은 몰랐는데. 베네핏에서 일하던 분이 나와서 하시는 거라고.
이상하게 내가 다듬으면 항상 짝짝이가 되던 눈썹 때문에 안그래도 스트레스였는데, 그 이후 나도 가게되었고- 나 역시도 다녀온 후 비슷한 반응을 얻었(?)다. "주말 사이에 뭐했어? 시술한거 아냐? ㅋ"
지금은 이 곳과 강남역(도시에빛 5층, 더 브로우 스튜디오) 두 군데에 회원권을 끊어두고 시간 & 장소가 마땅한 곳에서 하는데, 나는 두 군데 다 만족한다.
따로 포스팅을 할 게 아니라서 비앤비에 대해 이왕 쓴김에 다 쓰자면 - 원래는 박진희 선생님이였나? 여자분에게 했었는데 지금은 그 분의 남편이신 ㅎㅎ 이승재 선생님에게 하고, 두 분 다 친절하시고 잘하신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창가에서 하는 분 중 한 분이 불친절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지금도 계신지는 모르겠다. 가격은 6회 11만원 (현금가)
학교 뒷 골목 옷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거나, 닫을 준비를 하는 중이다.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때도 옷이 싸거나 다양하지도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 학교 다닐 때부터 학교 근처 옷가게 언니들은 불친절하기로 유명했는데 그런 것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닫혀진 옷 가게 사이로 전혀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건물 문 앞에 coffee & cupcake이 있다는 문구가 있다. ㅎㅎ 일부러 찾아가려고 해도 잘 안 보일것 같다. 특히나 참참참 분식집의 간판이 너무 화려해 그 아래 존재감이 웃플정도이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곳은 이름하여 앨리스인데 나도 이름 듣고 설명을 참고하여 찾아갔는데 한 참을 헤맸었다. 오늘이 아닌, 작년 가을 쯤에 방문하였었는데 주인 언니가 정성스레 만드는 컵케익들과 레이스 모양을 한 그릇이 예뻐서 마음에 든다.
내 입맛 기준, 컵케익이 맛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 - 사실 나는 맛있는 컵케익을 먹은 기억이 없다. 컵케익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가, 몇 군데에서 맛 보고 컵케익은 맛있는 음식이 아니구나, 결론 내린 상태 ㅠ
하지만, 다시ㅋ, 주인 언니도 친절하고, 조용하고, 가격도 싼 편이라 한 번 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뒷 골목을 따라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었을 때 발견한 가게. WOONO와 BNB가 있는 골목이기도 하다.
Solid Works라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새로 생겼다.
오홋 - 액체질소로 만드는 즉석 아이스크림! 순수 밀크 젤라또로 시도해보았는데, 단단하고 진한- 밀도 높은 아이스크림이 마음에 든다.
뒷 골목으로 계속 이어가다보면, 몇 개 안되는 살아있는 가게들이 보인다. 이중 B&B가 내 단골집인데 ㅋ 그리고보니 눈썹 왁싱하는 가게랑 이름이 같네 ㅋ 오늘 알았음 ㅋ
그리고 그 옆으로 북카페가 보였다. 뒷골목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 곳은 이곳부터!
2층에 꽤 넓게 자리 잡은 듯한 북카페를 보고, 들어가봐야겠다 싶었는데 입구를 못 찾아 헤맸다. 결국 다른 가게에 갔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1층에 내가 헤매던 그 길 바로 앞에 연결되는 문이 있었다. 푸.
이 가게 맞은 편에도 새로운 카페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옷가게가 있던 곳들인데, 하나 둘 카페들이 생기고 있다.
내가 들어간 곳은 문학다방 봄봄이라는 곳이였는데, 아직 초기라 그런지 사람이 없고, 주인 아저씨와 아저씨의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엿들어보니 사장님과 지인분들은 커피에 일가견이 있고, 로스팅에대한 자부심이 있는 분들인 것 같다. 사실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만, 잘 알지는 못해 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였다. ㅋ
나는 아로니아 티를 주문하였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한쪽 벽 책꽃이 뿐만 아니라 테이블에도 투명 유리 아래 책들이 잔뜩 꽂혀있다.
골목을 더 따라 내려오다보니 츄로스 가게 초콜레테리아도 생겼다. 츄로스 정말 너무 좋아하는데, 점심 때 과식한 상태라 오늘은 패스하였다.
오늘 내가 본 것이 변화의 물결이였으면 좋겠다. 학교 앞을 나 또는 대학생들이 원하는데로 바꾸려면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 뜯어내고 다시 시작해야겠지만, 미용실, 옷가게, 화장품 가게들로 가득차 중국 & 일본 관광객을 호객하는 - 명동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조금씩이라도 바뀔 수 있으 좋겠다. 문화를 공유하거나 조용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면. 상권을 살리기 위해 학교 앞에 더 자주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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