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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가는 날/2017년 포르투갈-스페인

[여행 준비] 도시 정하기


2015년 알이탈리아 항공 이용 시, 오버부킹으로 인해 받은 바우처가 2016년 11월까지 발권 완료해야 유효했기에 

2017년 휴가 계획을 일찍 세워야했다.


2017년은 연휴가 많아서 연차를 조금만 사용하여도 긴 일정의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찬스가 많았지만, 

반면 항공사들이 이 시기에 항공료를 어마어마하게 높여놨기 때문에 적절한 비용과 일정의 티켓을 구하기 힘들기도 하였다.


나 같은 경우, 5월 연휴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노동절-어린이날-석가탄신일이 교묘하게, 아름답게 배치되어있었고,
샌드위치 휴가를 지정한 회사 덕분에 모두가 일주일 통째로 쉬었기에 앞 뒤 일정을 조금씩 더해서 엄마와 유럽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엄마에게 1번 독일-오스트리아, 2번 프로투갈-스페인 옵션으로 여쭈었다. 

독일-오스트리아의 경우, 

독일은 남동생과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로맨틱 가도를 여행하였지만 오스트리아는 처음인 코스였고. 


포르투갈-스페인의 경우, 

포르투갈은 리스본을, 스페인은 남부와 북부를 여행하였는데 모두 다시 가고 싶은 도시들이기도 했고, 새로이 가볼만한 도시가 많을 것 같기에 제안한 것이였다. 


엄마와의 여행은, (가이드를 편하게 하기 위해) 반쯤은 내가 아는 곳 + (나도 즐기기 위해) 새로운 곳 몇 군데를 가는 것이 좋다.


엄마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Fado 음악 이야기를 하며 포르투갈을 선택하셨다. 음악이라니 - 여행지를 정하는 이유로 너무나 낭만적이야.


원래도 걱정이 많으신 엄마는 포르투갈의 치안을 걱정하셨다. 때되면 죽겠거니, 죽기 전의 삶은 무조건 즐겁고 신나기만 하면 되는 나는 아휴, 무슨 일이 일어난들 죽기보다 더 하겠냐는 생각은 입 밖에 꺼내지않고 마음에 묻고 대신, 우리나라가 세상 젤 무섭답디다, 대답하였다.

나중에 여행 중에 가이드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포르투갈이 워낙 안전하여 뉴스거리가 없고, 그리하여 메인 뉴스에 호날두의 일상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 실제로 포르투갈 사람들은 너무나 다정하였고, 날씨는 햇살이 가득하여 언젠가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원래는 금요일 밤 출발, 일요일 오후 도착이 가장 효율적인 일정이지만, 

여행이 10일 이상 지나면 어차피 체력적으로 피곤하다는 것을 아는 이상, 비용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당시 특가 상품으로 월 출발 수 도착 일정이 70만원이였다. 엄마와 나, 합쳐서 140만원, 바우처를 사용할 경우 96만원. 

인터넷에 갖가지 항공권 구매 팁이 넘치지만, 가격을 비교해가며 때를 기다리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대충 인당 100만원대면 다녀올만하다고 생각하던터라 둘이 합해 왕복 96만원이면 땡잡은 가격이였기에 바로 예매하였다.


숙소는 반 이상을 에어비앤비로 검색하여 예약하였다. 그간, 친구 추천으로 모아둔 쿠폰도 있었고, 다양한 제안으로 챙겨둔 쿠폰도 있었다. 


처음 여행을 했을 때는 시간대별로 치밀하게 계획하곤 했는데, 이제는 숙소와, 도시와 도시간의 교통편 정도만 미리 정한다. 숙소는 인기 많고 좋은 곳이 부킹이 차버릴 수 있고, 교통 편은 미리할 수록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헐, 그런데 여행가기 한 달 반 전 엄청 황당한 일이 생겼다. 좌석 지정 때문이였나, 알이탈리아 사이트를 통해 e-ticket을 들여다보니, 내가 예약한 일정이 아닌, (수요일 귀국) 이틀 후 일정 (금요일 귀국)으로 예약이 변경되어있는 것이다. 뭥미?

항공사에 연락을 해보니, 2017년부터 운행 횟수가 줄어들어서 해당 일정의 승객을 그 다음 일정으로 모두 변경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메일/전화 등 어떤 수단으로도 나한테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는 사실...

여행 일정이 연장되면 휴가도 이틀 더 내야하고, 숙박과 투어도 그만큼 더 예약했어야하는 상황인데 엄청나게 어이가 없었다.

항공사에 claim해보았으나,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와서는 (영어로) 정말 미안하지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번 바우처만 쓰고나면 절대 알이탈리아 항공은 이용하지 않기로 다짐하고-_+ 팀장님에게 양해를 구해서 휴가를 연장했다.


화가 쉬이 가라앉지 않은 이유 또 하나는, 일정 때문에 스페인 그라나다를 포기했었는데, 이미 숙소와 이동수단이 다 예약된 상태라 이제와서 그라나다를 끼워넣기에는 출혈이 너무 커서 다들 할 것 없다는 마드리드에서 이틀 더 지냈어야 했다는 사실...

결론적으로 세고비아 투어를 추가해서 만족스러운 여행을 했지만, 이 당시에는 너무 분통이 터졌었다.


아무튼, 여행을 기록할 수첩을 준비하였고(비록 엄마를 모시고 다니느라 혼자 다닐때에 비해 열심히 기록하지는 못하였지만),

그렇게 여행이 시작되었다.


다녀오기 전.중.후 생생하게 기록해두려고 했는데 벌써 다녀온지 한 달이다. 

최소한의 기록을 위해서, 일단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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