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국제공항에서 숙소까지
치앙마이 공항을 나오자마자 여자 한 분이 택시 번호표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숙소 이름(Haus Hostel)을 이야기하였더니 150바트라고 한다. (나중에 우버를 잡아 갔을때 230바트 나옴)
바로 기사분을 배정 받아 주차장을 향해 택시를 타러 가는데 찰나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번호가 붙은 크고 깨끗한 하얀 차가 여러 대 나란히 주차되어있고, 유니폼을 입은 기사들도 여럿 보여 꽤 큰 택시 회사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다.
나를 태워다준 기사는 젊고 키 크고 꽤 잘생겼는데, 호스텔까지 가는 짧은 거리동안 사근사근 말도 잘 붙였다. 예전에는 보통 중국 사람이냐, 일본사람이냐 먼저 물었는데, 한국 사람인지 먼저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그렇게 생겼다고 한다. 자기애, 애사심, 애국심이 높은 나는 그 말을 자연스레 칭찬으로 받아들였다ㅋ
전직 야구 선수였고, 아시아 게임 때 한국에 경기하러 온적이 있다고 한다. 야구 좋아하냐 묻길래, 좋아한다, 야구장도 자주 간다 하였더니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물었다. 말하면 아냐, 엘지 트윈스 팬이라고 했더니 안다한다. 태국에서는 야구가 비인기 종목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야기를 하느라 내려야하는 골목을 지나치더니 한 바퀴 크게 돌아 숙소에 내려주었다 ㅎㅎ 계획이 무엇인지 묻길래 별다른 계획 없다, 친구가 도착하면 의논해볼 생각이라하였더니 크게 웃으며 어떤 사원을 가보라고 추천하였는데 (두 번 물어봤으나) 못 알아듣겠길래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Haus Hostel
도시를 정하고 호스텔을 예약하기로한 후에는 호스텔 월드에서 검색하여 평점 1위인 곳을 예약하는 편이다.
평점이 아무리 높아도 위치가 너무 멀거나, 후기가 적은 곳은 제외.
Haus Hostel은 평점이 좋은 편이긴하지만 (9.2점) 가장 높은 곳은 아니였다. 그런데 햇살이 가득할 것 같은 로비 사진과 깨끗하다는 평을 보고 선택하였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호스텔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Haus Hostel의 6인 Female Room은 1박에 14,000원 돈.
호텔 침대의 편안함과는 비교할 것도 못되지만, 벙커 같은 내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여행하는 느낌도 좋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같이 여행 온 사람들끼리의 정보 교류와 친목인데, 이 번 여행에서는 숙박객이 워낙 적고 호스텔 분위기가 조용하여 그 장점을 누리진 못하였다.
호스텔의 경우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2층 침대를 많이 사용한다. 철재로 된 이층 침대의 경우 삐걱거리는 소리가 커서 움직일 때 위나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눈치보인다. 그래서 예약할 때 사진을 보고 나무로 된 침대가 있는 곳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Haus Hostel의 경우 철재이지만 단단하게 고정되어있어 소리가 별로 나지 않았다. 자유롭게 뒤척일때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지만, 뒤척임을 신경쓰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내가 얼마나 자주 뒤척이고 싶어하는지, 뒤척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새삼스럽다.
개인적으로 호스텔의 가장 큰 단점은 씻기가 불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샤워 공간이 좁고, 그 안에서 옷을 벗고, 씻고, 다시 입는 것을 다해야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바닥이 축축한 상태에서 옷을 입으면 바짓단이 젖을 우려가 있다. 그 안에서 소변을 보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텐데 옷이나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것이 싫기도 하고.
그래서 방콕 호텔에서는 아침에 한 번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씻었는데 치앙마이에서는 밤과 아침에만 씼었다ㅎ-ㅎ 그래도 샤워부스가 꽤 넓고 깨끗하며 방이랑 가깝고 여자밖에 없어서 편한 편이였다.
방콕 마지막 날의 그림 일기를 그리고/쓰며 쉬다 나왔다.
호스텔에서 밖으로 나와 왼쪽으로, 그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꺾으면 큰 길이 나오고 물길을 만난다. 물길을 따라 왼쪽으로 걷다가 구글지도를 찾아보니 그 길을 그대로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님만해민에 이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날이 이미 어둑해져서 님만해민은 다음 날 가보기로 하고 다시 숙소 방향으로 걸었다. 나중에 지도를 다시 들여다보니 이 물길이 치앙마이 한 가운데 네모 모양으로 흐르고 있다. 성곽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라고 한다.
새 소리가 많이 났는데, 신기한건 특정 나무에만 새가 모여있는 것이였다. 짧은 영상을 찍어 아빠에게 보내며 여쭈어보았더니 오히려 나더러 현지 사람에게 물어봐서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신다...
The Faces
그런데 맙소사 들어서려고 하는 문에 손바닥만한 바퀴벌레가...!
바퀴벌레면 기겁을 하는데 조용히 돌아 다른 문으로 들어갔다...ㅋ
자리에 앉아서 후기를 보니, 테이블 밑으로 쥐가 뛰어다닌다는 말도 있다. 쥐라면 기절할 지경인데 나갈까마까 고민하다 치앙마이가 숲이 많아 어딜가나 그렇다는 다른 글을 보고 체념하며 앉았다.
내숭이였던 것인가 여행자의 신분?덕에 발휘된 엄청난 적응력인가.
때마침 앉은 자리가 불상 뒷 편이였는데 엉덩이 부분이 갈라져있었다. 쥐가 튀어나오기에 딱인 크기와 모양이였다.
밥을 먹는 내내 그 곳을 노려보며 먹었는데 다행히, 쥐는 한 마리도 못 봤다.!
치앙마이라는 이름의 맥주가 있어서 한 병 주문하였다. 내 입맛에는 안 맞았지만 라벨이 예쁘다.
오리 고기 요리를 주문하였는데 소스가 진해서 밥을 추가하여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물길을 따라 오픈한 시장과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있었다.
길거리 음식을 사거나 호스텔에서 맥주와 함께 먹을까-고민만하다가 돌아왔다.
첫날은 치앙마이 워밍업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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