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두번 국내 여행을 가는 친구 무리들과 야구 원정 응원을 가기로 했다.
야구를 보는 김에 도시 구경도 하려 했는데,
가까운 주말 원정 경기가 하필 대전 한화이글스전.
사실 '하필', 인 줄은 몰랐고, 날짜와 장소를 정해놓고 한참 있다가
날이 다가와서 숙소와 관광지를 찾다보니 영 볼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ㅋ
몇 년 전 동문회 후배들과도 원정 응원을 하러 대전에 간적이 있긴한데,
그 전날 같은 모임 선배의 청첩장 모임으로 모두 술을 많이 마신 다음이였다.
뭔가 할 수 없는 상태여서 대전 근무하는 후배가 이끄는 곳에서 밥을 먹고, 성심당을 갔다가 경기를 본 것이 다였다.
경기는 졌고, 나오자마자 흥과 신이 넘치는 친절한 한화 팬들에게 KTX 기차역이 어딘지 안내받아 서울로 올라왔다.
대전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남기고 아쉽게 돌아온 줄 알았는데.
에어비앤비 대전 숙소를 검색하는데 마땅한 숙소가 나오지않아 이상하다 싶어 관광지 등을 검색해보니
대전 여행 비추 글이 많았다 ㅋㅋㅋ
특정 지역을 '시내'라고 쓰면서 손이 오그라든다며 ㅋㅋㅋ
대전 is 성심당이며, 대전 - 성심당 = 0 이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박 2일로 예정했던 대전 여행은 당일치기로 바뀌었고, 운전하는 친구의 수고도 덜겸,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아침 7시 집에서 나와 남산을 건너 해방촌까지 걸어 아침식사와 커피를 한 잔하였지만 불만족스러운 상태였다.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달달한 카라멜 마키아또를 손에 쥐고 출발하였다.
초반 한 시간은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게임을 하였고, 나머지 한 시간은 아주 딥슬립을 하였다. 매우 흡족해짐
대전 터미널에 '나름' 관광 가이드북이 있다. 동춘당이라는 곳이 있길래 가보기로 했다.
걸어서 30분 거리. 시간은 많고, 할일은 없고, 걷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걸어갔다.
가는 길에 대전 자전거 타슈가 보였다.
같이 간 친구 중 하나와는 서울 따릉이를 타고 청와대에서 대학로까지 넘어간 적이 있다.
대전에서도 타보고 싶었는데 다른 친구 하나가 자전거를 못타서 패스하였다.
동춘당 (무려 보물 209호)
동춘당 가까이 이르렀을 때, 뒷 배경으로 아파트가 보여 당황스러웠다.
동춘당은 아파트 정원 같은 작은 공간이였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이 부러울 정도로 정갈하고 예쁘게 꾸며져있었다.
단오 축제를 위해 천막이 세워져있고, 떡메치기, 청포물에 머리감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참석은 못하였다.
진로집
대전 맛집으로 저장해둔 곳으로는,
수통골 도덕봉가든, 수통골 참한우 (막국수/육회비빔밥), 동학사 이뭐꼬, 대전법원 앞 성경만두전골, 충남대 근처 동태솥밥, 신성동 아리랑보쌈, 둔산동 케렌시아(먹물 빠에야), 유성온천 뒤 옛날숯불갈비(마포식 돼지갈비), 순남시래기(체인인듯), 노은동 오시오 칼국수, 봉황 홍두깨 칼국수대전 동원칼국수, 사리원면옥, 귀빈돌솥밥, 매일집장어즉석구이, 대전 고단백식당(콩국수), 진로집(두부 두르치기)
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중 진로집엘 갔다.
세 명이서 두부 두루치기 소, 수육 소를 주문하였는데 아쉬운 대로 적당했다.
왜냐하면, 성심당에가서 빵도 먹어야 하고, 야구장에서 치킨도 먹고 맥주도 마셔야 했으니까!
두부 두루치기는 맵지 않고 맛있었고 (보통 맛? 2단계?를 주문하였던 듯)
같이 시킨 수육도 수제(?)(로 보이는) 된장에 마늘을 찍어 함께 먹으니 꿀맛이였다.
성심당
성심당에서는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별거 아님 ㅋ)
성심당의 부추빵과 튀김 소보로가 유명하다고 하니, 두 가지 빵을 공장처럼 팔고 있는 빵집을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빵이 예쁘게 전시되어있었다.
가지런한 빵 틈틈이 시식 접시가 놓여있지만,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이미 다 먹어치운 상태였는데,
직원분이 가위를 들고 다니며 빵을 잘라주었다. ~무슨무슨 빵~드셔보세요~~~라고 하셨던가.
아무튼, 신호를 주신다.
같이 간 후배와 그 분을 졸졸 쫓아다니며 맛을 봤다 ㅋㅋ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즐겁고 웃기게 기억에 남아있었다.
이번에 성심당에 들어가면서 아는 체를 했다.
여기 시식해주시는 분 따라다니면서 맛보면 돼! ㅋㅋ!
ㅋ 그런데 그때처럼 시식용 빵을 많이 잘라주지 않았고,
친구들은 먹고 싶은 빵을 척척 골라 바로 계산대로 갔다 ㅋ 똥들굵음
그 빵들을 들고 맞은 편 성심당 카페에 가서 빙수와 함께 먹었다.
한밭야구장
성심당에서 야구장을 가는 길에 맥주 한 잔을 마시기로 하였는데,
발길 향한 곳으로 나선 거리에서 낮 3시에 오픈한, 꽤 괜찮은 맥주를 파는 집을 찾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때마침 '매진이 예상되오니 외야자유석을 예매하신 고객님들은 경기전 미리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문자가 왔다.
'매진 시 좌석 착석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라며 ㄷㄷㄷ
우리는 바로 야구장으로 갔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있었다.
외야 자유석은 땡볕이 내려쬐고 있어서 맥주 한 잔씩을 사서 외야 라운지석에 앉아 대기했다.
중간에 관리하시는 분이 표를 보여달라 하였는데, 자리 주인이 오면 비켜주면 안될까요, 하였더니 그러라고 해주었다.
경기가 시작했을때까지 햇볕은 꽤 쎘지만,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해서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 뒤 주변으로 대전 출신 초등학생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몇 년 전 대전 원정을 왔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한화 팬들의 분위기와, 그들의 응원가가 참 좋다.
특히, 나는 행복합니다~ 노래가 인상 깊었는데, 같이 간 친구도 반한 모양이였다.
술이 오르자, 자꾸 한화 응원가를 따라불르며 어깨춤을 췄다.
고향이 어디십니까, 하였더니 충청도란다 ㅋ
뒤에 앉은 초등학생들은 경기를 관람하며 나름의 해설을 했다.
친구는 덕분에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된다며 좋아했다.
경기는 2대0으로 지다가 6회에서 3점을 내서 3대2 역전되었다.
몇 년 전 경기는 역전 패를 당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반대로 이겼다.
가만, 그때 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https://manroo.co.kr/101
ㅋㅋㅋㅋㅋ 모야 진짜, 내가 쓴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내가 아닌 것 같다 -_-; 머라는건지 참
아무튼, 경기는 이겼지만, 몇 년 전과 마찬가지로 상대 편의 응원에 기가 눌렸고 ㅋ
같이 간 나의 친구는 뭔가 제압당한거 같다며, 홈에 가서 이 뽕을 채워야겠다며 바로 다음 경기를 예매 하도록 했다. 푸흐흣
KTX 기차역에서 가족들을 위한 빵을 샀다.
참고로, 부추빵과 소보루빵 외에도 꽤 많은 빵들을 구비하고 있고,
늦은 시간이였는데도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서 계산해야 했다. (는 내가 궁금했던 것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
다음 날 새벽 7시에 등산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등산 출발지에서 가까운 본가로 갔다.
다음 날 새벽 6시, 본가 근처에 사는 동생네에 빵을 걸어주고,
충남 괴산 속리한 등산을 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중보다 빡센 주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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