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거리를 나섰다. 날씨가 쨍하고, 사람들이 유쾌하다.

길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기다려주고, 간혹 끼어들어 발차기를 하거나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호텔(The Mint)이 있는 곳이 나름 쇼핑 거리 그랑비아였다...ㅠㅠ 

왜 우는고하니, 이번 여행에서는 쇼핑을 완전 실패해서 ㅠ

마드리드 in-out이고 중간에 계속 저가 항공을 탑승해야했기 때문에 모든 쇼핑은 마지막 날로 미뤄뒀었는데

막상 마지막 날에는 체력도 달리고 쇼핑 spot들을 제대로 몰라 택시타고 헤매기만하였다 ㅎㅎㅎ

내 것도, 선물도 제대로 못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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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과 스페인 남부 여행을 마치고 다시 마드리도로 돌아오면 유로자전거나라 세고비아+마드리드 시내 투어가 있었기에 시내 주요 포인트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고, 오후에는 마이리틀트립을 통해 프라도 미술관 투어를 예약하였기에, 

오전에는 가볍게 산책을 가기로 했다. 


걸어서 약 20분 거리에 부엔레트로 공원이 있었다. 호텔에서 준 지도에서 크리스탈 궁전이라는 표기가 눈에 띄길래 가보기로 한 것인데, 크리스탈 궁전보다는 공원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이 곳에서 한참 산책하였다.


    


공원을 산책하고 호텔에 돌아가서 Roof Top을 구경하고 방 정리를 하고 체크아웃을 한 후,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간 Matilda라는 곳이였는데, 

프라도 미술관 근처에 있어서 점심을 먹고 미술관을 가기에 좋은 동선이다.


테이블 9개에 Bar 좌석 2개가 다인 작은 가게는 우리가 가운데 좌석을 차지하자 꽉 찼다. 

옆 테이블에 유럽 청년 두 명이 앉아있었는데, 한 명이 계속 말을 걸고 오지랖을 부리고 싶은 눈치로 쳐다보아 딴청을 피우며 

카페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벽면에 걸린 그림들을 구경하며 주인의 안내를 기다렸다. 

- 벽면의 그림들은, 밑에 가격표가 붙어있는 것을 보니, 판매하기도 하는 모양이였다.


곧 주인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원래는 Menudelia를 먹으러 간 것이라 특별히 메뉴 고민을 안해도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맙소사, Menudelia는 1시30분부터 시작이라고 한다 ㅠㅠ

하는 수 없이 브런치 메뉴 중에 오믈렛, 토마토 바른 빵, 요거트, 맥주 한 잔, 오렌지 주스 한 잔(=12.8유로)을 주문하여 먹었다.


음식은 특별히 맛있지 않았지만 먹을만했다.

파스텔 톤의 아늑한 느낌의 가게와 영어로 메뉴 설명이 가능한 친절한 주인 덕에 인기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미술관 가는 길에 발견한 것. 

그냥 신기하다 싶어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구글 지도로 위치상 검색하여 보니, 

CaixaForum Madrid (카익사포룸 마드리드)라고 포스트모더니즘 예술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스페인의 미술관이라고 한다.


엄마는 이 곳 사진을 찍어서 아빠에게 보내드리며, 관심가지실 것 같다고 하셨고, 실제로 아빠는 마드리드에서 찍은 여러 개의 사진 중에 가장 흥미로워 하셨다. 

아빠의 관심과 흥미를 계속 신경쓰시며 사진을 찍는 엄마를 놀리려고 사랑하는구나~ 하였더니, 

이제 안 찍겠다고 하셔서 깔깔 웃었다.


  



아 맞다, 안 좋은 경험도 하나 있었다.

가게를 찾아 내려오는 길에 나이가 가늠이 안되는 여자 아이 4명이 계속 장난을 걸었다.

첫 번째는 내 엉덩이를 만졌고- 우연히 부딪쳤다고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어쩔 줄 몰랐던 나는 모르는 척 했다ㅠ.

두 번째는 내 무릎 위로 손을 쓱- 스치며 방금 쥐가 지나갔다고 소리를 질러대며 웃었다. 여기서부터 기분 나빠짐 ㅠ

관광객 대상으로 그냥 단순히 장난을 치는건가 하다가 순간 정신 빼놓고 소매치기 하려고 그러나 싶어 가방을 꼭 손에 쥐었다.

다행히, 장난이였던건지, 혹은 다른 타겟을 찾았는지 어느 순간 지들 갈 길을 갔다.



오후에는, 마이리틀트립에서 예약한 프라도 미술관 투어를 하였다. [사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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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라디오스케치]미술 전문가의[프라도미술관 프리미엄 투어](총원 6명) 

가격: 52000원 + 입장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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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이안님은, 미술 전공자로 프라도 미술관 투어와 스케치 투어를 운영하고 있었다.

원래는 스케치 투어를 같이 하고 싶어서 스케치북과 색연필도 사갔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못하고 ㅠㅠ

프라도 미술관 투어만 하였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표를 끊어 두고, 개인적으로 만든 팜플렛을 나누어 주고,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다른 참고할만한 자료를 같이 보여주는 식으로 설명해준다. 

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속도가 조금 빠른 편이라 그림 감상 시간은 조금 부족하지만, 

워낙 유창하고 박식한 덕에 재밌게 들을 수 있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설명을 한 번 쭉~ 들은 후에 본인의 취향에 따라 투어 후 더 감상하는 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19시 40분에 마드리드에서 포르투로 떠나는 비행 일정이라, 

14시~17시30분 프라도 미술관 투어, 

18시까지 숙소에서 짐 픽업 & 택시 탑승 

18시30분까지 공항에 도착하는 계획이였는데,

혹시 막히려나요? 가이드에게 물어보는 것을 옆에서 들으신 엄마의 걱정이 시작되는 바람에 결국 투어 중간에 나왔고 ㅠ 

고야의 그림을 보지 못하였다...ㅠ


마드리드 시내-공항은 무조건 택시비 30유로 정액제라고 한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였고, 택시가 호텔까지 오는데 10분 정도 걸렸지만, 공항까지는 엄청 금방 갔다.

결과적으로 공항에 엄~청 일찍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탑승해서 미술관 투어 끝까지 하고 왔어도 됐잖아...라는 말을 이 백번쯤하고 싶었으나 참았다...

 

간혹, 사람들이 가면 볼 것 없다고 하는 나라/도시들이 있는데, 마드리드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날씨가 좋은 덕이였는지, 사람들이 유쾌한 덕인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에는 쏙 들었다.


나중에 다시 돌아올 마드리드

반가웠어.

잠시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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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서론이 엄청 길고 본문은 사진 밖에 없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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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취향이 뚜렷하지도 많지도 않은 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본인이 입고 싶은 옷을 골라 입어야만했던 동생과 달리, 헌옷을 구해와도 잘 입고 다니고. 슈퍼에서 과자를 고를 때도 아무거나 괜찮다고하여, 동생이 원하는 것을 두 개씩 고르곤 했다고 한다. 

어느날 문득, 좋아하는 것이 많으면 기분 좋을 일도 많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고등학교 친구 한 명이 곰돌이 푸에 나오는 당나귀 이요르를 좋아했다. 당시 캐릭터 스티커, 노트 등이 유행했는데,
이요르 캐릭터를 보면 무조건 그녀가 생각났다.
최근에 한 친구는 본인이 파인애플 문양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지 얼마 후, 우연히 파인애플이 그려진 잠옷을 발견하여 하나 보내주었다.

 

가만히, 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나도 취향이라는 것이 있었다. 

 

어떤 때는 싫어하는 것을 가리는 것에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영화 중에는 좀비, 모래(사막), 고문이 나오는 영화가 싫었다. 같이 보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거나 보는 편이지만, 밝은(화면이 밝은, 또는 밝은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에 관하여서는 자격지심이 있거나, 욱하거나, 한숨이 많은 사람이 싫다. 삶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견딤에 강한 사람, 밝게 웃고 눈동자가 맑은 사람이 좋다.

 

대체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을 좋아하기로 할까 생각하다가 요이 시땅, 하고 좋아하기보다는, 스며들듯이 찾아와, 어느 순간 내가 이미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여행의 경우, 한참 여행을 다니다보니 날씨가 따듯하고, 사람이 다정하고, 음식이 맛있는 곳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특히 날씨에 관하여서는,  따듯한 햇살 + 차가운 바람의 조합에 환장한다.

- 미국 홈스테이 집에 머물렀을 때 호스트의 딸이 나와 같이 크리스마스 장신구를 같이 정리하다가, 현관문을 통해 바람이 살랑들어오자 손을 멈추고 눈을 감은 채 설레이는 목소리로 "Oh, breeze~"했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난다.

 

미술 도서를 보고, 실제 나라 별 미술관을 관람하다보니 인상주의 작가들, 특히 반 고흐가 좋았고.

-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기법이자 작가라고 하여 나의 특수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좋은 건 어쩔 수 없음

 

취향이라고 해도 되나, 야구장을 갔을 때 오지환 선수를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레플 마크를 하였고,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하고 있지만, 어쩌다가...? 라고 생각해보면 그 시작 또는 이유가 특별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아마도 사람 자체 보다는 공격보다 수비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ㅎㅎ 

 

아무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날 문득, 내가 민트색을 좋아하는구나, 알게되었다는 것을 쓰려다가 따라오는 생각들을 쓰다보니 ㅋㅋㅋㅋㅋㅋㅋ흠흠

 

엄마와의 포르투갈 + 스페인 여행 일정 중, 

첫 날인 마드리드 숙소를 원래는 에어비앤비를 예약했었는데, 10시 넘은 시간에는 추가 금액을 받는다는 설명문을 보고, 

급히 취소한 후 (아마도 수수료 얼마를 떼고) 호텔을 알아보았다.

 

비행기는 12시 도착 예정이지만, 공항에서 짐 찾고, 조금 헤매다보면 훌쩍 새벽 시간이 될 것 같아서 호스트랑 연락을 해가며 전전긍긍하느니 24시간 로비가 있는 호텔이 편하겠다 싶었다. 

 

호텔 추천으로 검색하여 발견한 것으로 기억하는 The Mint Hotel

상해 M1nt 이후 내가 방문하는 두 번째 Mint. 역시 Mint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ㅎㅎㅎ

 

밤 12시 넘어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하였다. 우려와 달리,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에 금방 무사 도착하였다

(포르투칼 & 스페인 도시 모두 공항이랑 가까워서 너무 좋았음!)

 

호텔 발코니에서 야경 사진을 찍고, 샤워하고, 핸드폰을 하다가 금방 다시 잠들었다.

 

 

꽤 널직한 샤워실

 

 

7시까지 꿀잠 자고 다시 발코니에 나가 아침 전경 사진을 찍고, 조식을 하러 갔다. 

 

 

 

조식

 

 

호텔 예약 시 분명히 조식이 포함되어있었기에, 정해진 음식을 주겠거나 했는데, 메뉴판을 주길래 당황하였다. 

추가 비용이 들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웨이터에게 물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나중에 다른 직원이 와서 설명하여 주기를, 메뉴판을 보고 마음껏 주문하면 되는거라고! 

 

요령(?)을 알았더라면 Bread Basket에 크로와상을 추가 주문하였을텐데, 

크로와상 (아 맞다, 나 크로와상 좋아함-)에 눈이 멀어 Pastrie Basket을 주문하였더니 원치 않은 머핀과 도넛이 잔뜩 나와서

결국 Bread Basket을 추가 주문하였다.

 

계란 스크램블, 햄, 샐러드, 연어, 과일을 곁들인 요거트까지 주문해서 먹고, 연어와 커피를 추가 주문하려다가 조금 부끄럽기도하고 너무 많이 먹는 듯하여 참았다.

 

 

Roof top

아침을 먹고는 부엔레티로 공원에 산책을 다녀왔다가 호텔 7층 Roof top을 구경하였다. 

우리가 가는 시간에는 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올라간 것이였는데, 사람없고, 날이 좋아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Robby

 

호텔 이름답게 Mint 색깔로 꾸며진 로비로 들어가는 입구

 

 

공항에서의 접근성도 좋고, 발코니 뷰도 예쁘고, 깨끗하고, 직원들 친절하고, 조식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도 색깔이 너무 예뻐 마음에 들었다.

 

마드리드 시내에서 호텔에 머무른다면 완전 강추! 

 

제대로 취향 저격했다고 할까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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