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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가는 날/2010년 남동생과의 유럽 여행

[독일 뮌헨] 호프 브로이/옥토버 페스트/슈바빙 (2010.09, 남동생과의 유럽여행)

[가볼만한 곳] 마리엔광장, 슈바빙, 레지던츠, 남펜부르크궁전, 렌바흐미술관, 노이에피나코텍, 호프브로이, 아우구스티너 켈러 

 

2008년, 첫 유럽 여행 때 뮌헨은 계획에 없었다. 그런데 버스 투어 중에 오스트리아 티롤을 도착하였고, 가이드가 물었다. 여기서 뮌헨이 한 시간 거리인데 지금 페스티발을 진행 중이다, 가보겠느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보고 싶다하여 다 같이 출발하였다.

 

옥토버 페스티발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광란과 흥분의 시간을 보낸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나와 일행은 꽤 얌전하게 페스티발을 구경했다.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고, 술 기운과 페스티발의 분위기로 인해 기분이 업된 사람들이 활보하는 페스티발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하여, 남동생과의 여행에는 뮌헨을 방문 도시에 넣었다. 때마침 유럽 로맨틱 가도를 횡단하여 가는 길목이기도 했고, 일정도 맞아 떨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와 배짱으로 그랬을까 싶지만, 네이버 카페 유랑에서 독일에서 살고 있다고 하는 한국인의 거처에 머물었다. 옥토버페스트 기간이라 숙소를 구하기 어려웠고, 우리가 방문하는 일정 전후로 많은 사람들이 예약하는 것을 확인하고 결정한 것이긴 했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기도 하다ㅎㅎ 집주인은 착하고 친절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마리엔 광장으로 갔다. 마리엔 광장은 사람이 엄청 북적이고 정신이 없었다. 주소도 모르고 호프브로이를 찾겠다고 서성이다가 길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데려다주겠다고 하였다. 자전거 뒤에 사람을 태우고 돈을 받는 사람이였던 것이다. 괜찮다고 정중히 사과하고 다시 길을 헤맸지만, 밥벌이하는 사람에게 길만 물어봐서 미안하기도 했다.

 

광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청사가 있어서가 아니라, 호프 브로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거리 공연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거리만의 느낌이 좋았다.

이때의 날씨 때문, 혹은 덕분일까. 스산한 듯하면서 정겨운, 이 도시만의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다.

 

 

여차저차 찾아간 호프브로이는 한참 줄을 서서 들어갈 수 있었다. 엄청난 사람과 소음으로 나를 정신없게 했지만 친절한 웨이터가 추천해준 음식은 만족스러웠다. 

 

 

 

 

어이, 한 잔 합시다.

 

 

 

나는 이때 맥주 맛을 제대로 알기나 했을까. 이런 야외, 이런 분위기에서 마신 술은 얼마나 맛있었을까.

 

사진을 발로 찍는 나이지만 2층에서 아래를 찍은 이 사진을 찍어놓고 그렇게 만족스러워했다. 어쩐지 이 사람들 중에는 숨기지 못한 감정을 눈빛에 가득 담은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커플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독일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학센과 슈니첼을 시켰다. 

 

 

 

 그냥 하는 말보다 진심에 훨씬 가깝다 (무슨 말인지 ㅋ). 동생이 맛있게 먹으면 그렇게 뿌듯하다.

 

  

가게는 옥토버 페스티벌 기간이라서 더 그랬겠지만 엄청나게 신이 나 있었다.

천장이 들썩들썩**

 

 

 

어둑해져서 나온 길거리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오예, 나 엄청 유명한 곳에 왔다 가는구나!~ 

  

 

거리에는 악사들이 음악을 키고 있었다. 그 수준이 전혀 낮지 않아 한참을 구경했다.  

 

  

다음 날 뮌헨 옥토버 페스티발을 찾아갔다.  퍼레이드를 보려는 줄이 두껍게 있었는데 제일 낮고 얇은 틈에 비집고 들어가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날씨가 기가 똥에 차서 말이다. 사진을 분명 발로 찍었는데 너무 예쁘다.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천막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맥주는 서울에서 마시던 맥주보다 두 배는 더 독해서 금방 알딸딸 얼떨해졌다.

 

 

 

 

같이 시킨 음식들은 싸지 않지만, 맛있다. 

 

 

 

큰 천막과 엄청난 인파에 비해 화장실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질서 따위는 없어서 큰 독일인들에게 딱 붙어서 줄을 따라가지 않으면 새치기를 당하거나 길을 잃기 쉽다. ㅎㅎ

  

 

다행히 볼 일을 다 보고 나와 ㅎㅎㅎ 홀가분할 동생에게 예쁜 아가씨랑 사진 한 장 찍으랬더니, 정말로 예쁜 아가씨에게 말을 걸어 사진을 찍었다.독한 맥주가 엄청난 용기를 준 모양이다. ㅎㅎ

 

나는 전통 의상을 입은 할아버지들과 사진을 찍었다. ㅎㅎㅎ 한 분에게 부탁했는데 나도 모르는 새 여러 분이 모이셨다. ㅋㅋㅋㅋ 엄청 다들 웃고 계심.  

 

  

길에서 파는 음식들, 길에서 파는 음식들의 센스 넘친는 간판들.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던 요 하트 모양의 과자(생강빵) 이름 렙쿠헨. 전통 의상을 입고, 이 과자를 목에 걸고 다니는데, 먹어본 기억으로 맛은 그냥 그랬다.  

 

  

 

간이 시설, 간이 천막인데도 그 디자인이 강렬해서 그런지 마음에 든다.

  


매우 쒼이 남 

  

 

페스티발의 분위기는 대충 

오우예~ 신이 난다~

어예~ 사진 찍는다~

꺄르~ 같이 찍자~

하며 걍 다가오는 그런 분위기 ㅋ 

 

 

  

 

시간이 늦으면 진상도 많아지지만, 이른 시간에는, 적당한 취기가 오른 사람들이 친한 척하며 신나게 방방 뛰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유럽에 살았더라면, 이맘때쯤 독일을 찾아갈 것 같다. 2014년 옥토버 페스트는 9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좋겠다, 좋겠어~

 

 

꽤 늦은 시간까지 마시다가 나왔다. 슈바빙을 가보기로하고 나왔다.

지하철 기둥의 푸른 간지.

 

 

거대한 조각상과 한 참을 놀았다 ㅎㅎㅎ

아우 귀엽네 그냥~

 

 

 

 

  

누가 독일은 볼 것이 별로 없다고 하였던가. 나에게는 너무나 예뻤던 도시, 마음에 들었던 도시, 사랑스러운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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