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상해 여행을 기록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보면 별 내용도 없건만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다. 하루를 기록하는데 하루가 걸리는 것 같다. ㅎ-ㅎ.
상해 둘째 날. 전 날 밤문화를 격하게 즐긴 탓에 11시나되어서야 일어났다. 바로 점심을 먹으러 출발하였는데, 날씨가 쾌청해서 너무 좋다.
상해 세 번째 여행 때 여러 블로그를 검색하여 방문했던 강리찬팅(영어로는 Charme!)은 너무 맛있어서 네 번째 여행 - 엄마와 동생과의 여행 - 때도 찾아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비행 시간이 촉박해서 포기해야했던 곳이다.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강리찬팅, Charme
Raffles City, 268 Xizang Middle Road, Huangpu, Shanghai, China
이 날도 역시 대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번호표를 받아서 한참 기다리던 중에, 부부로 보이는 커플 중 여자가 본인의 번호표를 넘겨주었다. 내가 한국인인지 모르고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하였고, 나는 얼결에 종이는 건네 받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해석하려고 멍하니 서있다가 고맙다는 말을 놓쳤다. 상황을 깨닫고 나서는 너무 아쉽고 미안했다.
어쨌든 덕분에 조금 일찍 들어갈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미 마음 속에 백 번은 더 외치고 있던 요리 두 개를 주문했다. 이거요!! 이거 당장 갖다주세요!!! 손가락으로 사진을 가르키며 애원했다. 2012년 방문 때에 나중에 꼭 다시 먹겠다며 메뉴판에 있는 사진도 찍어 둔 두 개 요리이다.
하나는 고추가 가득 얹힌, 기름에 끓인 생선 Charme Numbly Spicy Fish, Beyond the Ordinary (88 위안)이다. 예전에 대련으로 출장을 갔을 때 대련의 직장 동료들이 매일 저녁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었는데, 어느 날은 큰 생선을 먹으러 간다고 하였다. 요리 이름이 큰 생선이야? 하였더니 그렇다고 한다. 정말로 큰 생선이 기름에 푹 잠긴 채 나왔는데, 설명만으로는 엄청 느끼할 것 같지만 많은 양의 고추와 독특한 향신로를 사용하여 오히려 알싸하면서도 맛있는 맛이였다. 한 참 먹다보면 입술이 얼얼한데 Numb가 마비되다, 감각이 없다는 뜻이니, 일부러 그런 느낌을 낸 거 같다.
한국에서는 흔한 음식이 아니라 먹어본 적이 없는데, 열심히 찾아보니 시츄안 하우스에 비슷한 메뉴가 있다. 이름은 피시 마라탕, 영어 이름은 Spicy Chili Hotpot with Fish, 작은 사이즈 31300원, 큰 사이즈 44,800원이다.
Charmes의 88위안 = 15,000원에 비해 많이 비싸기는 하지만 비행기값 생각하면 훨씬 싸....ㄴ 거...ㅎㅎㅎㅠ
하나는 이 음식점에서 인기 메뉴인 Stuffed Crispy Chiken Wings with Fresh Shrimps, House Dip (58위안). 국내에서도 인기 많을 것 같은 메뉴이다. 치킨과 새우의 조합이라니 말이다!!! 터질 듯한 닭날개를 반으로 가르면 통통한 새우가 나온다. 맛은. 정말. 맛있다. 하. 어디선가 따라할 법한 레시피인데 전혀 없(거나 내가 모르는)는 것이 신기하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허니 브레드도 많이 먹고 있었다. 한국이였더라면 벌써 하나 먹어봤겠지만, 아직 먹어야할 중국 음식들이 많기에 패스하고, 면 요리와 완탕도 시켜 먹었는데 모든 메뉴가 무난무난하게 맛있다.
엄청 퀄리티 좋은 음식을 기대하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서 맛있는, 실패할 확율이 거의 적은 음식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다만 영어를 하는 종업원이 없어 기본적인 중국 말을 하거나, 사진과 손짓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적극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지점이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래플즈 시티점의 경우, 마스터, 비자 등의 신용 카드를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2012년 방문 때 우리는 당황하여 가지고 있는 모든 현금을 털어 음식 값을 지불하고 돈이 없어서...[중국 상해] 여자 셋, 상해 접수 (2012.02))
왜그랬을까 ㅠ 홍콩에서 맛있게 먹은 허유산이 상해에도 있다하여, 열심히 찾았다. 사실 그렇게 찾기 어려울 줄 알았으면 굳이 찾지 않았을텐데. 홍콩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걷다보면 어디선가 발견할 수 있을 줄 알고, 요 근처에 있다했는데...하며 한 참을 헤매 겨우 찾았다. 퓨
첫 날은 진작에 찾기를 포기하고 숙소에 돌아와서 보니 누군가 애플 건물 뒤에 있다고 한 것을 보고 다시 시도한 것이다. (사실은 애플 건물 안에 있음) 애플 건물은 누구나 다 알겠지 싶어 애플 빌딩, 혹은 핑구어 지엔쥬를 아냐며 물어 물어가는 길에 지친 친구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마셨다.
건물은 의의로 너무 대로변에 있어서, 왜 이렇게 헤맸나 싶었다. 그런데 지하 구석에 허름하게 있는 가게는 허유산은 허유산인데. 기대가 컸던 탓일까. 홍콩에서 먹어본 맛과 다르다. 게다가 어렵게 찾은 핑계로 크림이 잔뜩 든 망고 팬케익도 주문하였는데 생크림이 부드럽기보단 약간 텁텁한 느낌이라 별로였다. 역시 원산지가 짱인가.
힝~ 모야~ 터덜터덜 가게를 나오는데 갑자기 익숙한 한국말 노랫소리가 들린다. 1층에서 귀여운 여자아이들이 컵케익 모형의 탈을 쓰고는 귀요미 노래를 부르고 있고 꽤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ㅎㅎ 일본과 동남아에서 이미 한차례 유행이 지났다고 하는데 여기는 아직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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