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는 예테보리에서의 하루를 쓰기 위해 시작했던 글.
예테보리, 첫째 날 저녁
이 번 유럽 여행은 날씨 운이 좋았던 반면, 교통운은 없었다.ㅋㅋ...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스웨덴 예테보리는 20분 간격으로 한 시간에 세 대가 있는 열차 중 하나를 타고,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깝고 쉬운 길이다.
그런데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해서 예테보리행 열차를 예매하려고 보니
하루종일, 그러니까 24시간 동안, 세 대의 열차 밖에 조회가 안되는 것이였다. 흐음...
매표 기계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숙소에 가서 인터넷으로 다시 봐야겠다, 싶어 저녁 일정을 보내고, 숙소에서 도착해서 다시 찾아보니 여전히 세 대뿐이 없다. ㅠㅠ
전 날, 스웨덴에 있는 친구가 스웨덴에 strike가 있다고 말해주었는데, 재작년 스페인 여행 때 파업이 아무런 영향을 안 주었던지라 방심했던 것 같다.
덴마크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체크아웃을 할 때 숙소 직원과 얘기하다가 알았다.
어디가냐
스웨덴 간다
파업 때문에 열차 없지 않아?
아...?...!...@-@ 아...! 그래서 아...그래서였구나...아...!
다시 중앙역으로 가서, 직원이 있는 매표소로 갔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번호표 안 뽑고 바로 가면 혼남ㅋㅋ)하고 직원 앞에 애처로운 표정으로 서서 나 어쩌냐고 했더니 본인도 모른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하!
우선 말뫼로 가서 그곳에서 방도를 찾으라고.....................
몇 개월되는 배낭여행이었더라면 하루 이틀 코펜하겐에서 시간을 보내며 동태를 살폈을텐데 스웨덴 숙소와 스웨덴에서 파리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예약되어있었다.
다행히 낮까지 코펜하겐 구경을 하는 중에는 근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ㅋㅋ이유는 없다ㅋㅋ 코펜하겐이 너무 좋아서?ㅋ
4시가 되어 슬슬 출발해볼까,하며 중앙역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과연 어떻게 되려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취소된 차편들로 인해 역은 아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두둥
기껏 중앙역을 갔더니 중앙역에서 말뫼로 가는 열차도 없다. 중앙역에서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서, 공항에서 말뫼가는 버스를 타야했던 것.
하하하하하. 즐겁다.
다행히 코펜하겐 카드가 유효했던지라 코펜하겐 왔을 때 탄 열차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갔다. 공항 직원에게 말뫼가는 버스 어디에요?! 묻고 가르키는 방향을 찾아 가서 보니 공항 밖에 버스가 여러 대 서있었다.
- 말뫼는 스웨덴이지만 코펜하겐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 버스가 자주 오간다고 한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 것은, 말뫼를 가는 길이 장관이였다. 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외레순 대교를 가로 질러 갔던 것! (아래 파란 라인!)
버스에서는 같은 장면이 계속 보였다. 가도가도 끝도 없을 것 같았던 길이였다. 그리고 그 길은, 사진에는 전혀 담아내지 못했지만, 푸르스름한 회색 빛이 버스 내부 색과도 같아서 신비하고 묘한 느낌이 있었다. 이건 정말로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ㅎㅎ 내가 찍은 허접한 사진으로는 전.혀 표현이 안되는군.
사실 예상치 못하게 외레순 대교는 건너게되어, 내가 어딜 지나고 있는지 몰랐다. 그냥 멋있다, 와, 이러고 다녀와서 찾아보니 그 배경과 설명은 더 멋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Oresund Bridge (외레순 대교)
출처 : 위키피디아
사진에서 아래쪽 대륙이 덴마크, 위쪽 대륙이 스웨덴. 두 나라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각 50/50으로 투자하여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지어졌다고 한다.
사진 가운데 길쭉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섬 Peberholm(페버홀름)은 인공섬으로, 대교를 잇기위해 만들어졌다. 왼쪽의 자연섬 Saltolm(솔트홀름, 소금섬)과 짝을 이루기 위해 이름을 페버홀름, 즉 후추섬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귀여워 ㅎㅎㅎㅎ
총 8키로미터로 반은 다리, 반은 해저터널. 페버홀름 아래 쪽으로는 다리가 안보이는데, 이부분부터 해저터널이다!!!
이 다리를 건너 말뫼를 가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였다. 스웨덴 가는 길의 유일한 위안거리가 되었으니까.
허나 말뫼에 도착하니 다시 막막해졌다.
그래, 누구한테라도 물어보자, 하고 버스 운전기사분한테 여쭤보니, 어떤 일행에게 나를 붙여주었다. 얘 좀 뎃구가서 방법 좀 찾아주라고.
버스 정류장에서 기차역에 도착하니 기계가 있었고, 기계에서 예테보리행 열차가 조회되었다. 버스 기사님이 붙여준 일행은 그 표를 사라, 엄청 급하고 확신에 차서 얘기했다. 그리하여 324 크로나(5만원 돈)를 넣고 표를 뽑았다.
...
망할ㅋㅋ 결국 열차는 없었다.
5만원을 날리고ㅗ...
ㅠㅠ
말뫼에서는 헬싱보리까지 가는 기차를 타야했다. 거기에서 다시 방도를 찾아야했다.
기차를 타고 3시간 동안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일기를 쓰면서, 창 밖을 구경하면서 스웨덴을 넘어가야지 했던 나는, 오늘 안에 예테보리에 도착할 수 있을까, 불안감과 두려움에 떨며 헬싱보리로 향하였다.
헬싱보리에 도착해서 둘러 서서 수다를 떨고 있는 직원들을 비집고 예테보리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눈이 동그래져서 놀라고 당황한 그들은 순하고 착해보였다 ㅎㅎ 걱정하는 모습으로 방법을 찾아주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다행히 기차가 한 대 남아있었다. 324 크로나를 주고 산 기차의 회사와 다른 회사라 다시 돈을 주고 사야했고...열차 시간이 2시간 후였지만........................
예테보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친구는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30분 단위로 물어보았다. 그 마음이 고맙고 든든했지만, 뻘짓을 생중계하는 마음이란 창피하기도 했고, 미안하기도 했다 ㅠ
2시간을 역 맥도날드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가져간 책이 있어서 책도보고, 일기도 쓰고, 코펜하겐에서 포장해온 La Glace 케익도 먹었다.
재미있는건, 맥도날드에서 클럽 음악이 나왔는데ㅎㅎㅎ 유치원~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세 명의 자녀를 둔 부부와 아이들이 음악에 맞추어 바운스를 하는 모습이였다.ㅋㅋ어쩐지 훈훈ㅎㅎ
2시간을 기다려 출발하여 10시반에 도착한 예테보리.
예테보리 여행은 다음 편에...
쓰다보니 지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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