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a Quiteria
Tv. São José 1, 1200-192 Lisboa
네이버 카페 유랑에서 맛있다는 글을 보고 찾아간 곳.
간혹 그런 곳이 있다. 누군가 맛있다고 올리면 보통 한 두명 저는 별로였어요, 라는 댓글이 달리기 마련인데,
모두가 맛있다고 하는 그런 집.
그래서 기어코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어쩐일인지 나한테만 일정이 안맞고 나한테만 길이 험해서 가기 전에 기운 빠지는 곳
리스본에서는 Dona Quiteria가 그러하였는데. 사실 추천을 해주는 글에 이미 시내와는 거리가 좀 있다는 경고가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특히 더 배고팠고, 그 와중에 길을 또 헤매기까지 해서 더 어렵고 힘들게 찾아갔다.
가게는 7시 30분에 오픈한다. 우리는 오픈하자마자 첫 손님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그날만 유독 그랬던 것인지, 일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주인 혹은 직원으로 보이는 두 분은 사다리 등을 옮기면서 엄청나게 분주했고, 주방이 준비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무튼 시간이 되어 음식과 와인을 주문하였다.
디쉬당 양이 많지 않아 여러 개의 음식을 주문했는데 다행히 모두 맛있었다.
8시가 넘어가니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작은 가게가 가득 찼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저녁을 느지막히 먹는구나.
돌아가는 길 건물과 하늘이 멋져서 찍은 사진. 지붕 위로 풀이 삐죽삐쭉 나와있는 모습이 귀엽다.
여행자의 마음인 때문인것인지, 도시 풍경의 차이때문인것인지, 배부른 자의 여유였던 것인지,
골목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풍경 하나하나가 특히나 예뻐보이는 저녁이였다.
가게를 찾을 때와 사뭇 다르게 여유있게 길을 거닐다가,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전시회장을 발견하였다. 한 평 남짓한 전시회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호기심에 들여다보다가 작품도 구경하였다.
초록색 타일로된 건물 앞 초록색 나무가 서있었다. 이 곳에서 선명한 옷을 입은 엄마의 사진을 찍었더니 작품이였다.
지나가는 백발의 할머니께서 꼿꼿한 자세로 담배를 피셨다. 담배는 싫어하지만 그 장면도 멋졌다.
길에는 어쩌면 광고일수도 있고, 어쩌면 쓰다 남은 스티커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낙서일 수도 있는 그림이 붙어있었는데 그마저도 작품같았다.
저녁에는 호스텔에서 하는 시티투어에 참석했는데. 극단스러운 후회스러움과 극단스러운 만족스러움이 반반이였다.
이날 리스본의 날씨는 축축하고 추운 날씨였는데, 영어로 진행되는 가이드에 엄마는 관심이없었고-
프로그램은 거의 bar tour에 가까워서 도시를 거닐면서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게에서 술을 종류별로 한 잔씩 사먹는 식이였다. 한 잔씩 사먹는 틈에는 투어를 같이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말을 걸어 어디서 왔는지, 누구랑 왔는지 물었는데 저녁 때부터 노곤 상태였는지라 평소와 달리 그러한 분위기가 달갑지 않았다. 게다가 비까지 오기 시작해서 오돌오돌 떨면서 빨리 Fado를 듣는 타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였다.
여행이 만족스러웠던 이유는 Fado였다.
2009년 시카고를 여행갔을 때 호스텔 투어 프로그램으로 찾아간 째즈바가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음 날 다른 유명 체인 째즈바를 찾아갔다가 실망하고 호스텔에서 갔던 째즈바를 찾아 헤맸으나 못 찾아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는데.
리스본에서도 호스텔에서 찾아간 Fado 공연장이 제일 좋았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_-;;;
공연은 새벽늦게까지 계속해서 진행되지만, 나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였고, 2시쯤에 숙소에 가기 위해 나왔을때는 비가 꽤 많이 오고 있었다. 가이드는 가게에서 나와서 큰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된다고 쉽게 설명하고 사라졌지만, 숙소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다. 비를 맞으며, 숙소를 향해 걸었다가, 뛰는데, 나도 모르겠는 와중에 나를 보고 따라오는 것 같은 외국인들 때문에 부담스러움을 마음에 지고 구글지도을 보며 길을 헤매는데 비에 젖은 핸드폰이 고장이 났다. 어찌저찌 숙소에 다르는 길을 찾아서 방에 들어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하고나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제와서는 고생스러운 부분까지 추억이지만, 당시에는 고문이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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