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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날/서촌일기

[서촌일지] D+1101, 서울 걷기 (경복궁~백범광장공원~해방촌)

최근 몇 년, 봄은 미세먼지와 함께 왔다. 

에게 기대하는 따듯하고 산뜻한 날씨는 하루 이틀 찰나와 같이 지나가고 장마 혹은 땡볕 무더위가 이어지곤 했다. 

그래서 날씨가 좋은 날은 반가우면서도 조급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올해 6월은, 실망할 각오를 하고 일어나는 아침아침마다 쾌청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적당한 때마다 비가와서 공기를 청소해줬다.

습하지도 건조하지도 않다. 따듯하지만 서늘한 바람이 부는, 최상의 날씨다.

이 소중한 날씨를 조금이라도 더 누려보려고 출근길과 볼일을 보러 가는 길마다 조금씩 걷고 있다.

 

지난 토요일은 친구들과 대전에 야구경기를 보러 가기로한 날이다.

9시 40분에 고속터미널 역에서 만나기로 하였기 때문에 9시에 출발하면 충분한 시간이였는데,

7시에 집에서 나왔다.

 

그 여정에 대한 기록

 

 

경복궁 담벼락을 끼고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좋아하는 부분이다. 경복궁의 옛스러움과 광화문의 현대적인 모습을 한 틀에 보고 있으면 '공간'보다도 몇 백년의 '시간'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지붕 끝에 걸린 하늘이 너무 예뻐서 찍은 사진

 

 

요건, 광화문 광장으로 건너는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며 찍었다.

 

 

때마침 모든 차들이 신호에 걸려 있길래 한 장 더

 

 

시청을 지날 때쯤 방향을 잡기 위해 지도를 검색하였더니, 백범광장공원이라는 곳이 보였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널찍하고 한적해서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부터는 걷기 위해 만들어 놓은 듯한, 정말 산책길 같은 코스였다.

 

 

 

길목길목 사진을 찍으며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공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걸어가는 방향, 즉, 남산을 향해 찍은 사진들은 막상 역광이라 날씨를 못 담아내고 있었다. 그러다 뒤돌아 사진기를 들어보니 햇살이 가득 담긴 장면이 잡혔다.

 

 

예전에는 맛집을 그때그때 검색하여 찾아가곤 했는데.

이제는 내 발길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 어디가 맛있었다, 좋았다,하면 지도에 미리미리 저장을 해둔다.

 

고속터미널에 다다르기 전에 쉬어갈만한 카페나 아침식사 파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하였는데,

때마침 베이커스 테이블이 저장되어있었다. 매일 아침 8시에 오픈한다고 하니, 이 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쾌청쾌청

 

 

아침은 실망스러웠다. 

감자튀김, 소세지, 계란후라이 2장, 토마토, 베이컨 - 이렇게해서 12500원 + 커피값은 별도였다.

음식은 맛이 있다, 없다할만한 구성이 아니고...(그냥 계란맛, 그냥 소세지맛, 그냥 감자맛)

커피는 맛이 없었다.

 

당혹스러운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감자스프랑 빵이 맛있다는 것 같긴한데,

스프만으로 배가 부를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1, 1만원 이상하는 아침식사 디시 중에 하나는 꼭 먹어야할 것 같고 

그렇다면2, 기본 2만원 이상을 써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건데 (((내 기준)))

그러기에 분위기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흠

 

뭐 어쨌건!!!

날씨가 좋아서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려는데, 일하는 분들끼리 말다툼...까지는 아니고 신경전...?을 하고 있었다. 

긴장감 속에서 지불을 하고 문 밖을 나왔더니, 

 

다시 따듯한 햇살이 내리쬐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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