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북한산을 가볼까- 계획했던 날인데, 일주일 내내 일기예보가 오락가락했다.

금요일 밤까지만해도 오후 3시부터 비가 온다고 되어있어서- 새벽에 출발하면 3시 전에 내려올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토요일 아침, 그러니까 오늘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종일 비가 온다고 되어있다. 

지금도 온다고 되어있는데, 안 오고 있는데...? 

의심스러우면서도 막상 나서면 비가 올까봐 망설이다가 다시 잠들었다.

 

자는 도중에 비가 왔다가 그쳤는지 모르겠으나, 오후에도 여전히 비가 오지 않아서, 어디든 나서기로 했다.

혹시라도 비가오면 금방 내려올 수 있도록 인왕산으로 정했다. 바위가 많아서 미끄러워지면 어쩌지 걱정되긴했지만, 코스가 익숙하고 짧으니까.

 

 

 

 

범바위에 앉아서 구름 구경을 했다. 

맑고 파란 하늘을 좋아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도 나름 장관이였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듯해서, 비올 것 같으니 내려가야겠다, 말하자마자 구름이 걷히는 것 같아서 하는 수 없이 정상까지 다녀왔다.

정상 쯤에 비가 약간 흩뿌리는 듯하더니 내려올 때까지-- 아니 지금까지 비는 안오고 있다. 

 

 

  

 

인스타에 올라온 아르크(Arc) 피낭시에를 보고 딱 하나만 먹어야지, 하고 찾아갔는데

피낭시에가 생각보다 (엄청) 작았다.

그래서 두 개>-< 고르고 (다이어트 중이니까, 라떼가 아닌)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었다.

녹차 피낭시에는 속이 쫀득하고 부드러워서 맛있었고, 피스타치오 피낭시에는 고소해서 맛있었다.

 

동네 뒷 산이 인왕산이라서, 그 밑에 멋진 카페가 있어서 오늘도 너무 좋은 우리 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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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 살기로 하였다.


3월 30일 처음 찾아갔을 때의 서촌. 

원래는 비를 반기지 않지만, 이런게 운치구나, 

좋았다.

멀리 보이는 인왕산. 촉촉히 젖은 꽃들. 

 

 


알아보고 간 것은 아니였고,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영화루라는 중국집을 기웃, 하여 보았는데.

자리가 없었다.

서촌에서 꽤 유명한 맛집인 모양.


4월 9일 다시 찾아갔을 때, 우리 앉을 자리 하나 남아있었다.

배달도 되는 것 같던데, 앞으로는 주문하거나 픽업하면 될 것 같다.

 


뭐, 맛있다. 

집에 누군가 놀러오면 시켜먹어야지, 생각했다.

손에 꼽히는 맛까지는 아니고, 그냥 맛있네, 정도.

 


개인적으로는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깨끗한 기름으로 방금 튀긴듯한!

 


나름 이 곳의 특색있는 메뉴인 고추 짜장면.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그냥 그랬다 ㅎㅎ 


 


맞은 편 골목에 있는 통인 한약국. 한약 냄새가 솔솔 난다. 

쌍화차를 파는 것을 보고 찾아갔는데,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은 딱 하나.

이미 다른 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아쉽지만, 돌아 나왔다. 

 

 

큰 길 방향으로 나와서 눈에 보이는 오후,라는 카페를 들어갔다.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곳이였다.


 

청와대를 지나 삼청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가방 검사를 한다.

뭔가 새삼스럽고, 그럴 필요 없는 걸 알면서도 살짝 언짢기도 하다 ㅋㅋ 

우리 앞에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은, 너 오늘은 총 안가져왔니? 깔깔, 하면서 좋아하셨다.


요 경호분들 덕분에 내가 살기로 한 서촌까지도 안전막이 쳐지기를 기대해본다 ㅋ  


 

너무 좋은 길목이였는데,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다.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하다. 



삼청동으로 넘어가서 한 것은 세 가지.

하나. 스와로브스키 뒤 계단을 올라가 전망 구경하기

둘. 내려와서 서울에서 두 번째로 잘하는 집에서 팥죽 먹기

셋. 맞은 편 닐스 야드에서 클리언스 세일 제품 구입하기 


- 예전에 맛있게 먹은 기억에 찾아가 먹은 팥죽은 여전히 맛있기는 했지만, 조금 덜 달았으면 하는 생각.

게다가 한 그릇에 7천원이였다니! 영화루에서 잔뜩 먹고 25천원이였는데, 한 순간에 21천원이 털린 기분.

- 닐스 야드는, 모르는 브랜드였는데 일행이 원래 사용하는 브랜드인데 크게 할인한다고 쓰여 있어서 들어가보았다. 

삼청동 지점은 곧 닫을 예정인 듯. 70-80% 할인하여 엄청 싸기는 했지만, 물건이 거의 다 빠지고 없었다.

이 번 주말 쯤이면 끝나지 않을까, 싶다. 


 



다시 오던 길을 지나 윤동주 문학관을 찾았다.

작지만, 마음에 들었던 곳.


친필 사인과 시가 적힌 원고와 사진이 전시되어있고,

수도 시설로 쓰이던 곳을 그대로 살려서 우물을 형상화하고 영상을 틀어준다.

최근에 영화 동주를 보아서인지 윤동주 님의 부끄러움,에 대해 (감히) 안쓰럽고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다음에 다른 친구들이랑도 와보아야지, 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부암동 맛집, 자하문 손만두!  

10년 전 누군가 소개하여 처음 가보았던 곳인데, 동행이 이 곳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하니 반갑다.


아마도 어두울 때 갔었거나, 안 쪽에 자리를 잡았었는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자리 잡은 2층 바깥 쪽으로 전망이 너무너무 좋았다.

이런 곳에 살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깎두기가 나오자, 동행1이 '와! 맛있겠다!'하였다. 김치가 나오자 동행2가 '와! 김치 맛있어 보여!' 한다. 

막걸리를 손에 쥐고 내가 '막걸리 맛있겠다!'하니 서빙해주시는 분이 웃음이 터지셨다. 우리도 웃음이 터졌다.



서울에 살면서, 처음으로 서울 관광한 느낌이였다.

서촌에 살게 되다니! 이러한 서촌이라니!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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