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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날/서촌일기

[서촌일지] 열세 번째 날 - 의미있는, 중요한, 혹은 환장할 것 같은 일들


요새는 퇴근하고 나면 세상 제일 바쁘다.

독립이란 이런 것이구나. 새삼 하루하루 깨달아 가고 있다.


오늘은 이사 후 한 일들 중 (내 기준) 의미있는, 혹은 중요한, 혹은 환장할 것 같은 일들을 나열해보려고 한다.


의미있는

식탁들이기

전세 계약을 결정하고 2달 후에나 이사를 올 수 있었기에, 

좋게 말하면 고민할 시간이 많았고, 나쁘게 말하면 고민할 시간이 너무 많았다 ㅎ


사놓고보면 별거 아닌 것들을 항목 하나하나 살 때마다 얼마나 많이 인터넷을 뒤져가보며 찜해놨는지 모른다.


항상 염두에 뒀던 것은 

집이 10평 남짓 좁기 때문에 무조건 밝은 색 - 기왕이면 화이트로.

2년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웬만하면 버릴 수 있는 저렴한 상품은 사자. 였다.


그러다보니 테이블을 검색할 때 좌식 테이블로 검색하였다가, 

'에이 그래도 책상 겸 쓰는거니까 조금 더 투자해도 되지 않을까'하며 테이블로 검색하였다가, 

대부분 '회사에서 식사를 하니까' 밥을 먹는 식탁이 아닌 공부용 '책상을 사면 되겠구나', 하였다가 

아무래도 '테이블이 예쁘네'하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또 검색하고 또 검색하였다.


결국 학교 익명 게시판에 어쩌면 좋을지 물었고, 

많은 자취벗들이 좌식은 불편하다! 테이블 사두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하여,

큰 용기를 얻고 테이블을 사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원래는 통나무를 쩌억-자른 듯한 큰 테이블을 가지고 싶었는데(오랜 로망-),

기본 100만원, 예쁘다 싶으면 500만원 이상하는 바람에, 어쩌면 고맙게도, 쉽게 포기하고 ㅋ.


검색을 거듭한 끝에 어느 날은 스크래치 혹은 전시 상품을 싸게 팔고 있는 것을 보고, 좋은 생각이다! 싶어 한 참 스크래치 가구를 검색하였다가 그간 내가 예쁘다고 생각한 소파 디자인이 레트로 스타일이구나 알게 되었다.


원래는 인더룸에서 스크래치 가구를 찜해뒀다가 

스타일K사이트에서 테이블 & 레트로 소파를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고 한참을 저장해두었다.



할인을 했음에도 비싼 가격 (총 78만원) 이였다.

그런데 항상 카톡 수다를 떠는 친구들 여러 무리에게 사진을 보내봤더니 반응이 너무 좋아 점차 마음을 굳혀갔다.

물론, 우리집 천장은 사진보다 훨씬 낮고, 공간도 좁아서 사진과 많이 다른 느낌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남들 눈에도 예쁘구나! 싶었던 것.


혹시 사게되더라도- 

전세입자에게 에어컨을 중고로 구입했고, 

옷장 혹은 수납공간 없이는 불편할거라는 주변 사람들 말에 옷장도 구입했기 때문에

원래는 한 달 후에 냉장고를, 두 달 후에 테이블을 사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이사 전날 ㅎㅎㅎ 

(아마도 묵혀둔 욕망이 퐁, 하고 만들어준 핑계일테지만,)

'에이, 돈주고 사서 최대한 오래 누리려면 최대한 빨리 사야지'

하는 생각에 갑작스레 송파구에 있는 쇼룸을 찾아갔서 결국 구입하게 되었다.



꺄흐-

그 와중에 3인용을 살 것인가 고민하였다가, 

쇼룸에 가서 보니 2인 사이즈도 작지 않아, 어렵게 2인용으로 결정하였다.


사이트에서는 3000원짜리 할인 쿠폰을, 

쇼룸에서는 할인 대신에 쿠션 하나를 서비스로 줬다 >-<

협상 능력이 뛰어난 누군가는 더 얻어냈을 것 같지만, 

나는 내 테이블 산다는 생각에 이미 흥분해있었기에 ㅎㅎㅎ 만족만족.


배송은 정확히 일주일 뒤에 되었다.

배송기사님은 친절했고, 조립에는 약 20분 정도 걸린 듯하다.


이틀 정도를 비닐을 벗기지 않은 채 두었다가 지금은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쿠션만은 아직 비닐에 쌓여있다.


지금 집에 있는 물건 중 가장 단가가 비싼 테이블 ㅎㅎㅎ

오래오래 쓰고 싶다.



삶에서 중요한

냄새를 뺴기 위해 한 것들

지은지 정확히 2년된 것으로 알고 있는 이 집은, 

(벽지와 바닥 등이 깨끗해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쾌청-한 느낌이 아니였다.


오랫동안 부모님 댁에 살 때는 집이 멀어서 불편한 것만 생각했지 

집에 들어설 때 쾌청-한 것이 굉장히 복된 일인지 미처 몰랐다.


주변 사람들한테 여러 번 하는 얘기지만,

애슐리 주드가 주인공인 someone like you 에서 나오는 장면중에.

여주인공 애슐리 주드가 병원을 찾아가, 후각이 사람의 기억에 제일 오랫동안 남아있다고 하는데, 본인은 옛 사람의 냄새로 힘이 드니 후각을 없애달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꽤나 인상 깊은 이 영화 덕에 냄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는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생각보다 굽굽한 냄새가 나서 너무나 불만족스러웠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은 내가 기대한만큼은 아니다.


다만, 지금 장마철인 것을 감안하면, 많이 나아진 것 같긴한데!

조금 더 두고 봐야할 듯


아무튼,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새집의 경우, 습기가 많고 곰팡이가 쓸기 쉽다고 하기도 한다. 

새집이면 무조건 깨끗할 거라고 생각했던 나를 탓하자 -_-;


이사 후 몇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데,

하나락스 희석액(락스 + 물을 대충 섞음)을 곰팡이가 쓴 벽과 창틀에 뿌림.

곰팡이의 경우, 뿌린 후 적당한 시간을 두고 물수건 또는 클리너로 닦아내면  생각보다 쉽게 없어진다. 

창틀은 물티슈에 락스를 적셔서 얹어두었다가 닦았다.

다만, 주말 내내 락스 희색액을 뿌려댔더니 락스 중독인 것 같은 기분이 문제지 ㅎ


친한 언니가 놀러왔다가 세제 혁명이라는 것을 한 통 주었다.

뭔가 락스보다는 훨씬 안심할 수 있는 성분인 것 같아서 앞으로는 적극 활용해보려고 한다.


두번쨰는,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 같아서 아쉽지만, 디퓨져를 만든 것.

이마트에서 퍼실 유칼립투스 하이진을 구입하였는데, (그것도 실수로 2.7L + 사은품 1.8L 든 것을 2개를...@-@)

세탁을 해보니 다행히 냄새가 마음에 든다!


그리하여 유칼립투스로 검색하여 유칼립투스 향이 있는 제품을 몇 개 구입하였다.

http://emart.ssg.com/item/itemView.ssg?itemId=1000013002608&siteNo=6001&infloSiteNo=6001&salestrNo=2039

효과가 있다, 없다는 평이 섞여있지만, 지금은 모든 지푸라기를 잡고 싶은 마음이니까, 

그렇지만 기왕이면 이 작은 집에 여러가지 냄새가 섞이는 것보다 한 가지 냄새가 나면서 다른 냄새를 없애주면 좋겠으니까. 한 가지 향으로 사기로 한 것. 


그런데 디퓨저 용액의 경우,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여기저기 비교하는 중에 일단은 가지고 있는 향수를 활용하기로 하엿다. (일단, 지금 알아본 것 중 제일 저렴한 것은 쿠팡 150ml-13,000원 짜리. 동네 가게에 물어더니 60ml 20,000원. 가게 주인 말로는 용액이 진해서 더 오래간다고 하지만 모를 일이니까)


그러다보니 굉장히 생뚱맞게 언젠가 엄마가 가져온 트루릴리젼 향수를 사용하였다. 

집에있는 향수 중에 오래된 것이 속하지는 않지만, 잘 안쓰고 있는 것이니까.

약국에서 파는 소독용 에탄올과 섞어주고. 리드는 욕심내지 않고 나무스틱으로 잔뜩 꽂아주었다.


세번쨰는, 제습제 비치.

참 이상한 일이다.

봄/가을에는 건조해서 가습기를 틀거나 일부로 빨래를 널어 둬야하는데

습기가 고민이어야 하다니! 

아무튼 여름인 지금은 습함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으니, 

이마트에서 노브랜드 습기제 8P를 샀다.

배달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방, 냉장고 위 골고루 올려둠.


네번째....이 정도면 정성에 감복해서라도 보송보송한 냄새가 나야 하는 것 아니더냐...

아무튼... 그 다음으로 한 것은 싱크대 청소!

누군가 백종원 님이 광고하는 무엇인가 있다고 하여 검색해보았더니,

이마트에 홈스타 싱크대 배수관 세정제가 있었다.

이마트에 링크되어있는 동영상을 보았더니, 어렵지 않아 보여 샀다.

배수관을 들여다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상쾌



환장할 것 같은 

벌레 퇴치를 위해 한 것들

세입자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었다. 

본인이 집주인도 아닌데, 이사갈거니까 이것도 궁금하고 저것도 궁금한 나에게 

생기보다 훨씬 상세한 정보를 주었고, 

집주인에게 이것저것 요청할때도 옆에서 거들어주었다.

아니 훨씬 더 적극적으로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와서 보니 집주인에게 묻고 따지고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자꾸 생겼다.

원망스러우면서도 미안하면서 피차 안타까운 상황 ㅎㅎㅎ


그 중 제일 환장할만한 일은 벌.레!!!

나는 벌레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 

벌레를 잡는 것도 너무너무 싫다.


생존을 위해 용감해지는 것인가.

나는 매일 20마리 정도의 쌀벌레를 잡고 있다.


집에는 쌀이 없다 ㅠㅠ

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ㅠㅠ


전세입자에게 연락했더니 싱크대 안에 찹쌀을, 

싱크대 위와 싱크대 앞쪽에 쌀을 두었는데 쌀벌레가 생겼다고 한다.

아마도 그들이 번식하는 듯...


인테넷으로 검색하여 조치한 것은 

1) 계피를 집안 곳곳에 놓아 두기

2) 화장솜에 소주를 적셔 놓아 두기이다.


그저, 어느 날,

'어 그러고보니 다 없어졌네?!'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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