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여행 국가를 정하기가 유난히 어려웠다.
여행을 매년 가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해마다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혼자 또는 친구와, 남동생 또는 엄마와.
그런데 이상하게 여행 생각이 심드렁했다.
한 달 전, 추석을 낀 9월 24일 주로 출장 일정이 확정되었고, 추석 연휴를 일하게되어 대체 휴가가 생겼다.
10월 초 개천절과 한글날 덕분에 여름 휴가를 사용하면 2주 넘게 여행이 가능한 일정이다.
이런 꿀 같은 기회가!!!
...근데 어디가지
출장지인 뉴욕을 기점으로 갈 수 있는 곳.
기왕이면 미국에 있는 친구를 보고 올 수 수 있게 뉴욕 >>> (다른 어딘가) >>> 친구가 있는 샌디에고 근처의 서부 어딘가.면 좋겠다.
1.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오로라 여행이였다.
1-1) 처음엔 미국 동쪽 끝에 있는 뉴욕에서 대략 6시간 걸려 건너갈 수 있는 유럽의 아이슬란드를 검색하였다.
투어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운전을 못하면 이동이 한정적이라는 글에 초반부터 멈칫하였다.
캠핑카를 빌려서 동행을 구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멈추고 싶은 곳에서 정류하며 여유있게 여행할 거라고 한다.
차 위에 올라가 석양을, 또는 별을, 보는- 영화같은 장면들이 떠올랐다.
허나 모르는 동행을 구해서 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을 싫어하진 않지만, 한 끼 식사 정도도 아니고 몇 날 며칠을 같이 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비앤비에 도시 이름을 넣고 숙소를 검색하면 집집마다 인테리어가 다르지만, 그 도시만의 느낌이 느낄 수 있다.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로 검색되는 숙소들은 되게 실속형으로 보였다고 할까나. 여기서 또 멈칫.하였다.
1-2) 두 번째로는 밴쿠버를 경유하여 갈 수 있는 캐나다 옐로나이프를 검색하였다.
10월엔 밴쿠버 가야죠~ 하는 회사 동료의 말을 믿고. 꽤 열심히 검색하여 투어 프로그램을 찾아 문의도 해두었다.
그런데, 오로라 투어를 한 지인이 있다는 지인이 제보하길, 오로라는 너무 예쁘지만, 내장이 얼어붙을만큼 추웠다고.
다시 검색하여보니, 옐로나이프는 8~10월이 오로라를 보기 좋은 시기이는 하나, 10월에는 급격히 추워져서 패딩을 준비해야한다고 한다.
뉴욕은 가을 옷 정도면 될텐데. 다른 계절 옷을 챙기는 것이 급 귀찮아지고. 투어 비용도 생각보다 비싼것 같고.
게다가. 10월 밴쿠버는 우기란다.
2. 그 다음에 생각한 것은 뉴욕에 머무는 것이였다.
여행 준비를 하기에 회사 일이 바쁘기도 했고,
뉴욕에 몇 주~몇 달을 여행하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니,
(2009년에 갔던 뉴욕은 이것저것 다 비싸기만하고 내 스타일이 아니였지만)
내가 모르는 뭔가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2009년 방문 때 못한 것도 많다. MOMA도 못봤다. 아, 자유의 여신상도 못 봤다ㅋㅋㅋ
이동해서 드는 비용을 아끼고 뉴욕에서 공연도 마음껏 보고
상해에서 그랬듯이 오늘은 왼쪽으로 내일은 오른쪽으로 산책하듯, 헤매듯, 거리를 걷고
이것저것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런데 맙소사, 출장 숙소를 찾다보니, 9월 말 뉴욕 숙박이 엄청나게, 어마하게, 무지하게 비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몇 만원, 몇 십만원 더 비싼 정도가 아니라, 3배, 4배 비싸서 법인 근처 호텔이나 에어비앤비가 40~60만원 수준이였다.
(알고보니 유엔 총회 때문이였음)
법인은 타임스퀘어 쪽에 있는데 출장 숙소는 일행과 예산을 합쳐서 브루클린 쪽에 겨우 잡았다.
혼자 여행을 이어가기 위해서 여기저기 뉴욕 숙소에 관하여 검색하여보니,
한인 민박이 호스텔과 비교하여 가격 대비 청결도와 위치가 훨씬 낫다고 한다.
인스타에 검색하여 사진이 마음에 들고 후기가 좋은 민들레 민박.
좋은 후기밖에 못 봤다는 지인 추천의 뉴욕방.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3-4명이 쉐어하는 룸인데도 하루에 100달러 정도한다.
그냥 일주일만 있다 올까.
아 그래도 아까운데...
아아ㅏ아ㅏ아아....안 땡긴다
3. 세 번째로 알아본 것은 쿠바였다.
밴쿠버를 추천했던 동료가 쿠바는 어떻냐고 했다. 구글에 쿠바를 검색하여 띄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나랑 어울릴 것 같단다.
때마침 뉴욕에 살고 있는 친구의 친구가 인스타에 올린 쿠바 사진을 보고 되게 매력적인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친구를 뉴욕에서 만나기로 하여, 카톡으로 대화를 하고 있던터라, 쿠바를 가볼까 한다, 하였더니
사진찍어줄 사람이 있어야하지 않겠냐, 인터넷도 잘 되지 않아 혼자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아...멈칫
그래도 가겠다고 하면 코스와 해야할 일들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매력적인 나라임은 분명하다고.
음. 사진은 안 찍어도 돼! 인터넷...없는 곳...하아...한 번 경험해볼까?
오우케이. 쿠바 결정.
거의 주말 내내 공부하였다.
배틀트립 쿠바편도 찾아서 보고. 인스타 해쉬태그도 검색하여 보고.
인터넷이 안된다고 하니 필요한 것을 미리 알아봐야할 것 같아 블로그 여행 후기들도 꼼꼼하게 보았다.
일주일 이상 있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마이애미나 올랜도로 넘어가볼까 싶어 비행기와 숙소도 검색하고.
올랜도의 어트랙션들도 찾아보았다.
그런데 항공권과 숙소 예약이 뉴욕을 알아볼 때와 달리 너무 널널했다.
아 맞다, 보통 가고 싶은 국가를 정할 때 날씨를 가장 먼저 검색했는데, 왜 안했지?
...싶어 찾아보았더니 쿠바는 10월 허리케인을 동반한 우기.란다.
작년 10월에 쿠바를 다녀온 친구의 친구 말로는 그럭저럭 다닐만했다고 하지만,
나는 날씨를 특히 더 중요시하는 편이다. 날씨 = 내 기분.
지금 이 난리를 기록하고 있는 오늘도 날씨가 좋아서 그냥 좋은 내 기분이다.
우기 밴쿠버를 추천한 동료 = 허리케인을 동반한 우기 쿠바를 추천한 동료한테 나한테 왜이러냐며. 따지고
쿠바 계획은 클로징하였다.
4. 기타 등등
2009년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시카고.
2008년이였나, 알래스카 가는 길에 잠시 들러서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시애틀.
아니면, 샌프란에서 요세미티를...?
4번이나 간 라스베가스를 또 갈까. 최근에 하는 공연도 보고 캐년 투어를 끼고 트레킹하는 것도 좋겠다.
작년에 갔지만, 혼자 가도 좋을 것 같은, 사랑스러운 포르투를 넘어갔다 올까
이쯤되면 고문이다 싶을만큼 다양한 장소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시간이 많이 지났다.
결정
사실 가장 먼저 검색했던 것은 남미였다.
직항이 없어서 미국 또는 유럽을 경유해서 이동에만 하루이틀 잡아 먹는다는 곳이지만.
뉴욕에서 가면 반나절의 시간은 벌 수 있으니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나오는 [월별 여행가기 좋은 나라] 표 10월에 다팅되어있는 나라가 페루이기도 하고.
남미 내에서 이동이 많다는 이야기에 - 출장 후 피곤하지 않을까 싶어서 망설임도 있었고,
치안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유럽 여행을 처음할때도 평생 두 번 못 올것처럼 욕심내서 루트를 짰지만 거의 매년 갔던 경험.
죽기 전 마지막 여행이라며 마지못해 따라 나섰으나, 이후 매년 유럽 여행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 엄마.
를 떠올리며.
남미도 또 기회가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욕심내지 않으면, 준비 사항도 적어지고 이동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남미를 혼자 다녀왔던 후배들을 떠오르며, 혼자 다닐만하니까 다녀오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남미로 확정하였다.
결국 모든 것은 처음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나보다.
일단 페루 리마 in-out 결정. 남미 내에서 일정은 차차 고민하자.하며
인천-뉴욕-리마-인천로 항공권을 예매하였다.
'다른 나라 가는 날 > 2018년 뉴욕-페루-아르헨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루 쿠스코]남미 대륙에 발을 디디다 (1) | 2018.12.29 |
---|---|
[미국 뉴욕] 교회를 개조한 디자이너의 집, 너무나 멋졌던 뉴욕의 에어비앤비 (2) | 2018.12.05 |
[미국 뉴욕] 피곤에 절었지만, 할 건 다 했다 (3) | 2018.11.06 |
[여행 준비] 준비물 정리 (0) | 2018.09.20 |
[여행 준비] 남미 내 일정 정하기 (0) | 2018.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