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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가는 날/2018년 뉴욕-페루-아르헨티나

[페루 쿠스코]남미 대륙에 발을 디디다

 

리마공항에서 목베개를 잃어버리다

출장지였던 뉴욕에서 리마 공항을 거쳐 쿠스코를 가는 것으로 시작된 남미 여행.

 

리마 공항은 환승 게이트가 없어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온 후 다시 티케팅과 출국 심사를 거쳐 출국 게이트를 들어가야한다.

다행히 티케팅 카운터가 입국 게이트와 같은 층에 있어 나온 곳에서 쮹 앞으로 가면 되는데,,,

내가 도착한 시간에는 사람이 많아서 공항 문 밖으로 나가서 돌아 들어가야 했다.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와, 드디어 남미 대륙을 밟았다며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카톡을 하며, 환승할 비행기 티케팅 줄을  기다리는데, 뭔가 허전했다. 

팔에 걸려있어야할 목베개가 없었다. 

 

면세점에서 큰 맘먹고 산 5만원 짜리 씨가드 목베개에는 소매치기 당할까봐 숨겨놓은 200달러가 들어있었다.

 

....아무도 훔쳐가지 않는데 혼자 잃어버리고...

 

-

 

서 있던 줄이 꽤 길었다. 오던 길을 빨리 돌아가보는 것이 답일까, 어차피 찾기 힘들 것 같은데 티케팅이나 마저할까.

고민하다가-

 

평생 물건을 잃어버리며 살아와서 내성이 생긴것인지, 다시 찾을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인지 일단 티케팅을 마저했다. 그리고 티케팅해주는 직원에게 Lost & Found가 어디있는지 물었다.

 

직원이 알려준 분실물 센터는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기웃거리고 있으니, 옆 사무실에서 통화하던 아저씨가 나를 발견하고 도와주러 나오셨다. 그리곤 또 다른 사무실에 데려다주었는데, 그 곳 직원들은 들어온 물건이 없다며 모르겠다,고하였다.

 

아 피곤해, 포기하고 싶었는데 잃어버리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잃어버려야할 것 같았다 ㅋ 그래서 입국 게이트로 다시 갔다.

입국 게이트는 다시 못 들어가기 때문에 제지를 당할까봐 긴장하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입국 게이트 바로 앞 데스크에 직원 한 명이 있었다. 가방 찾는 곳에서 목베개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였더니, 워키토키로 오키도키하더니 기다리라고 한다.

 

실망하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런 건 없었다고 말하는 직원을 상상하며 기다렸다.

15분쯤 지났을 때, 또다시 워키토키로 무전을 받은 직원이 혹시 무슨 색인지 물었다. 회색이요 0v0!!!

곧 이어 나의 목베개를 손에 들고 입국 게이트를 들어오는 여자 직원은 아마겟돈 등의 영화에서 우주 여행을하고 귀환한 우주비행사만큼 멋있었다.

 

그들은 불룩 튀어난 부분을 가르키며, 이것은 무었이냐, 하였고. 나는 200달러를 숨겨놓았다고 했다.

목베개와 200달러를 찾았다는 증명서? 같은 것을 적더니 여권을 확인하고 싸인을 하게 한 후 목베개를 돌려주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선물을 들고다녔더라면...! 좋았을텐데

연신 고맙다고 인사만하고 돌아왔다. 

 

 

Pariwana Hostels

쿠스코에는 3박을 하였는데 1박은 Pariwana Hostels에서 하였다.

4인실이였는데, 캐리어를 펼쳐놓고도 공간이 꽤 남을만큼 넓었고, 샤워실도 깨끗했다.

벽에 그려진 그림이 옷장과 이어져있던 것이 인상깊었다.

  

  

  

 

남미 여행도 체력을 꽤 필요로할텐데, 뉴욕 출장에서 이미 많이 소진하고 온터라 여행 전 친구가 선물한 홍삼팩을 챙겨먹었다.

 

 

쿠스코 대부분의 숙소들은 ㄷ자 혹은 ㅁ자 모양 건물과 가운데 공용 공간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이 곳 역시 그러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반 쯤 누워 맥주를 마시거나 탁구를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이 충분했으면 나도 그리하고 싶었지만, 장기 여행자가 아니니까, 일단 도시를 구경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여유에도 레벨이 있다...

  

쿠스코 ㅠ

하늘과 냄새가 너무 좋았던 곳.

공기가 산뜻하면서도 구수했다. 

도시 전체에 굽는 냄새가 옅게 나는 것 같았다.

걸어다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광장에는 마켓을 하고 있어서 사람이 복작거리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복작거리는 한 쪽을 지나 간 반대 편은 조용하고 평화롭고 햇살만이 가득한 느낌이였다.

 

  

 

도로 한 복판에 누워있던  멍멍이.

 

 

Ceviche Seafood Kitchen

광장에 있는 식당 중 한 곳인 세비체 음식점에 들어갔다. 

직원은 2층 창가 광장이 보이는 자리를 내주었다. 

  

쿠스코는 햇살이 가득할 때도, 시간이 지나 어둑해지고, 불빛이 은은하게 번질 때도 예뻤다. 

한 참을 바라보며 있었다.

  

피스코 사워와 세비체 - 맛있었음

  

 

남미사랑 & 소나무 분식 & 야경

남미사랑 카톡방의 어떤 분이 쿠스코에 계신 분들!하고 번개를 쳤다.

그들과 소나무 분식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언덕을 올라가 야경을 구경했다.

2시간 남짓 같이 한 이 사람들과는 서울에서도 만났고, 연락을 하고 있다.

 

심드렁해진줄 알았던 여행에 대한 마음에 다시 불이 지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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