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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13 [페루 쿠스코] 쿠스코를 빈둥대며 배려를 생각하기


비니쿤카를 다녀온 날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거의 12시간을 잤다.


  


8시쯤 일어나 Green이라는 식당에 아침을 하러 갔는데, 

친절한 편이고, 와이파이도 잘되고, 창가에 앉았고, 정말 신기하게도 또 민트색 그릇을 받아서 기분은 좋았지만

음식은 그저 그랬다. 


  


페루와 관련한 책 두 권을 가지고 갔는데, 그 중 쿠스코 성당과 관련한 설명이 있었다.

그 중 몇 개의 설명을 받아 적어 그 옆 성당 가서 하나하나 확인하며 구경하였다.

- 잉카 시대의 비라코차 신전의 토대에 세워짐

- 요새 사크사이와만에서 날라 온 돌로 외관을 지음

- 내부 제단에 은 300톤을 투입함

- 제단 맞은 편 제단에 성가대석이 있음

- 가운데, 바로크식 지붕에 매달린 마리아 앙골라종은 남지에서 가장 큰 종임

- 유럽 화풍과 잉카문화가 합해진 메스티소 화가들의 그림이 있음 

- Marcos Zapata 최후의 만찬에는 페루 음식인 쿠이가 그려져있음)

- 원주민 피부의 그리스도상이 있음



아침에 목베개에서 숨겨놓았던 200달러를 챙겨나왔는데 보이질 않았다.  

이놈의 200달러. 

광장 벤치에 앉아 한참을 찾다가 숙소에 돌아가서 또 한참을 찾았는데, 결국 들고나섰던 가방에 들어있었다 -__-


여행 가방과 침대까지 열심히 뒤진 뒤라 피곤이 몰려왔다. 

아 모르겠다, 하며 2층 침대에 올라 낮잠을 잤는데 4시간을 잤다.

점심으로 산드로 시장에서 닭국수와 츄로스를 먹으려고 했는데 벌써 5시가 다 되어 있었다.


산드로 시장

산드로 시장에서  닭국수는 찾지 못해서 못 먹고 과일 주스만 한 잔 했다.

옵션이 너무 많아서 고민하다가 대충 찍어 먹었는데 맛있었다 ㅋ


  

  


시장 밖에서 공연을 하길래, 쥬스를 들고 나가 구경하려고 했는데 매장에서 계속 사용하는 플라스틱 잔에 줘서 당황했고

걸죽한 주스 때문에 금방 배가 불렀는데, 거의 다 마셔갈 때쯤 믹서기에 남은 음료를 리필해줘서 또 당황했다. 


  


시장에서 시내 돌아오는 입구에 여러 사람에게 추천 받은 츄러스가게가 있어서 찾아갔다.

츄러스는 1솔인데, 크기가 엄청 컸다. 

많은 사람들에게 들은만큼 인상적인 맛은 아니였지만, 느끼하지 않고 괜찮았다.

다만 마지못해 팔고 있는 듯한, 아직은 어려보이는 소녀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바쁘고 잘 팔리는 것이 그녀에게는 기쁜일이 아닌 것 같았다. 못마땅한 손님 1이 된 것 같아 괜히 머쓱.


  


츄러스 가게 바로 맞은 편 샌프란시스코 성당에 잠시 들렀는데, 그 앞에서 바라보는 저녁 하늘이 멋있었다.

성당 근처에 대학교가 있는지 학생들이 근처에 무리무리 있어서 캠퍼스 분위기가 났다.


  



저녁을 먹으러 Morona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맛있고 친절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반 이상 남겼다 ㅠ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가서 인원 수의 3분의 2만큼만 음식을 주문하면 될 것 같다.


페루에는 팁 문화가 없다고 해서 그 동안 팁을 안주고 있었다. 

그런데 직원의 남다른, 그렇지만 뭔가 부자연스러운 친절에 대한 눈치가 보였다. 다른 테이블에 혼자 온 듯한 서양 여자 2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팁을 두고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동양 또는 한국 욕먹고 다른 사람이 차별 받을까봐 처음으로 팁을 남기고 나왔다.


  


뭐 이렇게 많이 먹은거야 ㅎㅎㅎ 

커피까지 챙겨먹고-


  


호스텔에 들어가서는 맥주를 마시며 일기를 썼다.

Cusquena Trigo Wheat Beer- 맥주를 달라하였더니 윗층에 올라가 시원한 것을 찾아다주고  

사진을 찍으려고 알파카 인형을 꺼내 올려두었더니 귀엽다며 우쭈쭈하는 호스텔 직원 덕분에 평화로운 하루의 끝이 설레이는 즐거움으로 마무리되었다.  (여자 직원임)


  



생색없는 배려를 할 수 있을까


이 날 일기에도 기록 해놓았고, 친구 몇 명에게 공유하기도 한 것이 있다.


뉴욕에서 페루를 오는 비행기 안에서 꽃보다 청춘 영상을 봤다.

같이 간 윤상을 나름대로 배려하였으나, 윤상에게 핀잔만 들은 이적이 말한다.

"사심 없이 배려를 해야 되는데 아직 저는 생색의 마음이 있는거에요."



이 것은 나다.


사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서 배려를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지만,

그 와중에 상대방이 알아주길, 딱 그만큼 또는 그보다 더 나도 배려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혹은 그걸 기대하기 때문에 배려라는 행위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하이킥 박해미의 인터뷰에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있었다.

배려할 때는, 돌아올 것을 기대하기 보다 그 과정의 기쁨을 느껴야 된다고.


그런데 나에겐, 그 과정의 기쁨이, 상대에게 돌아올 감사와 감동과 더 큰 배려에 대한 기대 때문에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반성은 하지만, 실천이 될지는 모르겠다, 며 결론없는 일기를 이날도 지금도 써둔다.


Posted by 많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