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은 생각보다 작았다. 코펜하겐 카드로 시내 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 걸어다니던 중이였

크리스티안 보르그 성을 나와 12시에 진행하는 근위병 교대식으로 보러 아말리엔 보르그 성으로 출발하였는데

시간이 빠듯해보여 처음으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이번 여행은 매일매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였다. 총 8일 동안 8만원 가량되는 피 같은 돈이 나가겠지만 ㅠ 구글 지도를 활용할 수 있어 엄청 편했다.  몇 번 버서를 타고 몇 정거장을 가면 되는지 상세히 가르쳐주고 각 정거장의 이름도 알려주니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실제로 거꾸로 탄 것을 발견하고 내린 후 건너서 다시 타곤했다... 

 

아말리엔 보르그 성에는 12시 딱 맞추어 도착하였다.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사진기를 꺼내들고, 근위병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히 감탄을 자아낼만한 행사는 아니였지만, 전통과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교대식이 끝나자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아말리엔 보르그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 줄을 섰다. 

매표소는 한 층 아래였다. 줄이 정체되어 한 참 기다렸는데 가이드를 기다리는 여행자 무리였다. 이런.

열심히 뚫고 내려가 표를 샀다.

 

6월에서 8월까지는 궁전 내실을 볼 수 있는 한 개의 층을 더 개방하면서 입장료를 평소보다 비싸게 받는다.

70DKK였던 입장료가 90DKK, 약 4,000원 돈 더 받는다.  

무엇이라도 더 볼 수 있는 기회라니, 기분이 좋다.

 

관람은 매표소에서 두 층 올라간 Ground floor에서 시작한다. Ground floor에는 여러 왕들의 서재(Study)들과, 여왕의 살롱, 다이닝룸이 있고, 한 층 더 위인 First floor에는 여러 개의 궁전 내실(Chamber)들과 홀(Hall)들이 있다.

 

 

Ground floor - Queen Louise's Salon 

빅토리아 양식으로 꾸며진 루이제 여왕의 살롱. 꼭 그렇지도 않은데 황금빛의 느낌이 난다.

여왕은 이곳에서 서신을 쓰거나 뜨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여왕의 부군인 크리스티안 9세와 루이제 여왕은 6명의 자녀들을 모두 유럽 각국의 왕족과 결혼시켜 각각 '유럽의 장인 어른(Father-in-law of Europe)', '유럽의 장모'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한다 ㅎㅎ 

     크리스티안 9세와 헤센-카셀의 루이제 여왕

  

Ground Floor - The Garden Room 

아멜리엔보르 궁전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모형이 있었던 방. 

4개의 궁이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Ground Floor - Christian X’s study 

서재의 주인인 크리스티안 5세가 군인이였다고.  

 

  

First Floor - Pompeian Chamber (폼페이식 방) 

가장 마음에 들었던 폼페이 스타일의 방 (사실 폼페이식인지는 다녀와서 알았지만ㅋ)은 프레데리크 왕자와 크리스티안 8세의 두 아내(샤롯데 & 캐롤라인)의 침실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크리스티안 8세와 캐롤라인이 이탈리아를 방문하여 폼페이의 유적을 본 후, 이에 영향을 받아 폼페이식으로 장식을 하였다. 이후 이 스타일은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된다.   

  

안목이 섬세하지 못한 탓에, 문이 예쁘다고 문만 찍어왔는데, 벽면에 그려진 아래 그림, 꽃과 봄의 신 플로라(Flora)도 폼페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Pompeii + Flora를 검색하니 정말로 비슷한 느낌의 이미지가 나온다. 공중에 살짝, 가볍게 부유하고 있는 듯한, 우아한 플로라의 모습이다. 

 

지하 매표소에서 기념품으로 자석을 한 개 사고 마지막으로 로젠 보르그를 방문하러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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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둘째 날 아침 

새벽 4시. 호스텔 침대 2층 창문을 통해 햇살이 들어와 잠을 깼다.

 

 

6월의 코펜하겐은, 밤 10시쯤 되어서야 어두워져 놓고, 새벽 4시에 이미 훌쩍, 밝아왔다.

다시 자려고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났다. 샤워실에 아무도 없어서 편했다 ㅎㅎ

 

전날 밤 체크인해준 직원이 밤새 자리를 지킨 모양이다.

체크아웃을 하였더니 다음번엔 좀 길게 방문하라며 빅미소를 지어주었다. 

 

굿모닝

   

  

아마도 이 모든 행복한 기억과 극찬은 날씨 운이 좋았던 덕에 가능한 것 같다.

 

한국에서 여행 준비를 하면서 거의 매일 코펜하겐 날씨,를 검색하였을 때 여행하는 기간 내내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있어서 걱정했는데 매우 쾌청했다. 아마도 그 전에 비가 한 차례 왔을 것 같은 쾌청함이긴했지만, 하늘은 맑고 약간 차가운 바람이 간혹, 살랑~하고 부는 날씨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씨였다.

  

그러나 호스텔에서 중앙역까지 가기위해 통과해야했던, 아침의 스트뢰(Strøget) 거리는 비추ㅎㅎ

금요일이어서인지, 일년에 한 번 정신줄 놓고 논다는 축제 기간이어서 그랬는지 전날부터 술을 마시고 정신 나간 덴마크 젊은이들이 엄청 말을 걸었고, 몇 마디 받아주면, 저기가서 내 친구들이랑 인사하자 해서, 그 다음부터는 영어를 못하는 척하고 도망다녔다. ㅠ (Distortion, http://www.cphdistortion.dk/)

  

스트뢰 거리를 벗어나, 중앙역부터 시작해서 크리스티앙보르성(Christiansborg Palace)과 증권거래소(The Stock Exchange)를 지나 뉘하운(Nyhavn)까지 강을 따라 걷는 거리는, 너무나도 평화롭고 조용하고 행복했다. >w< 

  

Christiansborg Palace 

 

   

▽ Christiansborg Palace에서 The Stock Exchange방향으로 가는 길 

소문대로 북유럽 사람들은 키가 훨친훨친하다 

 

  

The Stock Exchange 

 

  

대부분의 관광지가 10시 오픈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뉘하운을 먼저 가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든건 행운이였다  

 

오후에 버스를 타고 뉘하운을 지나갈 일이 있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고 복닥복닥스러워서 아침에 느꼈던 뉘하운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였다

 

그렇지만 다른 포스팅을 보니 사람 구경 때문에 좋았다는 글도 있으니, 여유만 있다면 아침의 뉘하운 + 오후의 뉘하운 + 저녁의 뉘하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Antic Market 

Antic Market!!! 뉘하운을 가는 길에 벼룩 시장을 만났다. 이제 막 테이블을 세팅하고 물건을 꺼내고 있는 참이였다

 

  

 

 

 

  

 

코펜하겐에 가면 그릇이나 컵을 꼭 사와야지 생각했었는데, 가격이 싸지 않고, (도자기 인형들은 5-6만원 가량) 혹여나 깨지면 얼마나 속상할까 싶어 고민고민하다가 포기하고 구경만 했다.ㅠ

다음에 언젠가 덴마크만 가게 된다면! 꼭! 사와야지ㅠ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응차, 다시 뉘하운으로 향했다.  

뉘하운에 다다르기 전에, 강을 따라 걷다가, 웬지 저기선 꼭 사색을 해야만 할 것 같아, 싶은 곳이 나타났다!! 

 

 

  

잠시 앉아서 무엇을 사색할지 사색하고 ㅎㅎ

...다시 걸어 뉘하운에 도착 

 

Nyhavn

 

Wiki에서 발췌한 Nyhavn 소개 중에 인상 깊은 것만 간단하게 적자면, 

It was notorious for beer, sailors, and prostitution

맥주, 선원 그리고 성매매로 유명하였다고 함.

Danish author Hans Christian Andersen lived at Nyhavn for some 18 years.

안데르센이 18년 동안 거주하였다고 함.

The oldest house, at No. 9, dates from 1681

벽에 숫자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온 건물인데, 이 곳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 No. 9 1681 가장 오래된 건물 & 연인들의 자물쇠. 

 

 

   

그리고 햇살 가득한 풍경들

 

  

이곳의 전형적인 풍경인 요트와 파스텔 톤의 건물들

 

   

맥주와 브런치 등을 파는 가게들이 하나 둘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맥주도 옮기고 있고!

 

  

덴마크니까 칼스버그 맞나? 낮술도 아닌 아침 술을 했다. ㅎㅎ  

데니쉬 맥주와 함께 여행 일기를 쓰면서 사람 구경하는 행복!! 행복!! 행복!!!

 

 

  

이렇게 앉아있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벌러덩 누워 있는 사람들도 있다.

 

  

앉아서, 누워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이 풍요로움으로 인한 여유와 평화로 보여서 부러웠다.

 

심지어 플랭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오래 버티는지 내기하는 것인지, 가운데는 심판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 ㅎㅎ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들만의 즐거운 주말을 보내는 것 같아 보였다 ㅎㅎ

 

 

  

뉘하운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도 보였다

가기 전에 리스트에 적어갔으나, 그닥 당기지 않아 사진만 찍었다. 

 

  

대는 했지만, 기대하면서도 실망하지 않기 위해 내심 기대감을 눌렀던 곳인데,

풍경과 분위기가 평온해서 만족스러움에 엄마미소를 자아낸 곳이였다. 

 

햇살과 바람이 가져다 준 행복,

파스텔톤 예쁜 건물과 시원한 운하가 가져다 준 행복,

하루의 시작을 즐겁게, 부지런히 시작하는 모습들이 가져다 준 행복,

시원한 맥주와 여유가 가져다 준 행복,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행복, 덕에

반의 반나절뿐이 안되는 아침 시간이였지만 두 번 세 번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 곳에 앉아서 책도 읽고 엽서도 쓰고 - 여유를 부리고 싶었지만,

짧은 일정탓에 맥주를 비우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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