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은 동문회 후배들이 오기로 한 날!


일전에 두 달 정도 잠깐 자취를 한적이 있는데, 잘하지도 못하는 요리 욕심을 냈었다. 

월남쌈, 파스타로 시작하여 양파, 피망, 닭가슴살 등의 재료가 겹친다며 이것저것 구상하다가 양장피까지 시도했었더란다.


문제는 양파 등의 야채를 2~3알만 썰어도 양이 꽤 많이 나왔고, 그것을 처리하겠다며 혼자서도 이것 저것 해먹게 되고...

먹다 지쳐 운동을 미루고...그 해 겨울...이하 생략. 


이번에는 맛집 많은 서촌에서 그들을 맞이하는 것이니만큼 사서 차리는 것이 그들에게도 훨씬 더 좋을거라고 생각하며. 간혹 구상되는 것들이 있었지만 요리를 하지 않기 위해 꾹꾹 참았다. 


   효자 베이커리   

종로구 통인동 43-1

전화_736-7629



걸어서 3분 거리.

친구들을 배웅/마중 갈때면 항상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던 효자 베이커리.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까, 하는 생각에 지나치곤 했다.



커텐 없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일찍 깨버린 아침.

후배들이 올 시간이 꽤 남았지만, 슬금- 나가보았다가 줄이 별로 길지 않아 기다려보았다.


가게가 좁은 탓인지, 문 앞에서 직원 (혹은 주인일지도)이 2~3명씩만 들여보내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계속 시식을 준다. 이 것은 인기 1위, 이것은 2위, 이 것은 백종원이 먹고 맛있다고 한거라며.

(TV에 나왔구나...)


줄이 길지 않았는데도 (아마도) 1,2,4,5위의 빵을 먹어볼 수 있었다.

1위가 콘브레드

2위가 양파크림

3위가 무화과...빵이랬나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내 차례가 되었을 때 가게 안을 보여주며 다시 설명을 해준다. 


시식을 하면서 속으로 1위, 2위, 5위... 외워뒀는데, 

뒤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신경쓰이고 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집었다.


그 중 하나가 1위인 콘브레드!

가게를 나섰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길래,

원래는 친구들이 오면 먹으려고 했지만, 하나만 뜯어서 맛을 보았다.


굳!



   빚짜   

서울 종로구 사직로 113 사학회관 



서촌 맛집 리스트에서 계속 봤지만, 가야지,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계단집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다가 바로 옆에 있길래 들어갔던 빚짜. 


Best라고 표기된 피자 중에 콰트로 포메지를 주문하고 맥주랑 먹었었는데 피자가 특히 맛있었기에
(먹다가 차례가 되어 급하게 손에 쥐고 계단집으로 넘어가서 다 먹었다는)

살라미 피자와 함께 포장을 했다.



원래는 한 번에 이것저것 다 사서 상다리 휘어지게 차리고 싶었는데,

일행이 한 번에 오지 않아서(못해서)...ㅠ 

여기까지만 차려두고 기다리기로 했다. 식으면 맛이 없으니까.

(산딸기는 통인 시장에서 7000원 주고 삼!)



한 명의 후배가 왔다. 그것도 라이언 곰형 선물과 함께!

사실 이 친구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이 친구가 좋아하는 라이언으로 네일을 그렸는데,

어쩌다보니 라이언 LG야광 잠바를 입은 사진을 받고 카톡 프로필에도 설정해두었더니

누군가 라이언 중독이냐ㅎ  


아니라며 억울해했는데 이렇게 곰형까지 받고 보니 억울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나머지 세 명의 친구들도 오고 있다고 하여, 

영화루에 전화해서 주문한 후에 픽업한 탕수육 (군만두는 서비스!)

금성 고로케,

문어와 소라 꼬치까지 일단 사서 펼쳤다.

원래는 영광 치킨의 후라이드 치킨도 사려다가, 수다를 떨다가 배고파지면 사야지, 했는데

다들 배불러해서 못샀음ㅜ



이 날의 lesson learned는 탄수화물을 너무 섭취하면 뻑뻑해서 많이 못 먹는다는 것.

다음에는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 식이섬유를 확보하기 위해 샐러드류를 넣어야겠다,는 것 ㅎㅎ



맥주를 더 사러간 후배들이 사온 카이저돔.이라는 커다랗고 멋진 맥주.

이 날 이후 그 슈퍼에만 가면 사오게 되는 것.

와인 잔에 따라 마시니 특별히 맛있는 것 같다.


 

맥주와 안주로 배를 채우던 중 다들 배가 부르다고하여 소화를 시킬 겸 산책을 나갔다.


밤에 가는 인왕산 수성 계곡은 처음이였는데, 나름 운치 있다.


닁기적 닁기적 내려오는 길에 급 비가 쏟아져서 흠뻑 젖은 채로 처마 밑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던 청년이 일회용 우산을 가지겠냐며 건네주어 차례로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ㅋㅋ


급하게 마무리된 밤이었지만,

꽤 오래 신경써온탓인지 잠이 몰려왔다.


오늘 역시, 밤도, 사람도 참 매력적인 동네, 서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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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 살기로 하였다.


3월 30일 처음 찾아갔을 때의 서촌. 

원래는 비를 반기지 않지만, 이런게 운치구나, 

좋았다.

멀리 보이는 인왕산. 촉촉히 젖은 꽃들. 

 

 


알아보고 간 것은 아니였고,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영화루라는 중국집을 기웃, 하여 보았는데.

자리가 없었다.

서촌에서 꽤 유명한 맛집인 모양.


4월 9일 다시 찾아갔을 때, 우리 앉을 자리 하나 남아있었다.

배달도 되는 것 같던데, 앞으로는 주문하거나 픽업하면 될 것 같다.

 


뭐, 맛있다. 

집에 누군가 놀러오면 시켜먹어야지, 생각했다.

손에 꼽히는 맛까지는 아니고, 그냥 맛있네, 정도.

 


개인적으로는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깨끗한 기름으로 방금 튀긴듯한!

 


나름 이 곳의 특색있는 메뉴인 고추 짜장면.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그냥 그랬다 ㅎㅎ 


 


맞은 편 골목에 있는 통인 한약국. 한약 냄새가 솔솔 난다. 

쌍화차를 파는 것을 보고 찾아갔는데,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은 딱 하나.

이미 다른 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아쉽지만, 돌아 나왔다. 

 

 

큰 길 방향으로 나와서 눈에 보이는 오후,라는 카페를 들어갔다.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곳이였다.


 

청와대를 지나 삼청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가방 검사를 한다.

뭔가 새삼스럽고, 그럴 필요 없는 걸 알면서도 살짝 언짢기도 하다 ㅋㅋ 

우리 앞에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은, 너 오늘은 총 안가져왔니? 깔깔, 하면서 좋아하셨다.


요 경호분들 덕분에 내가 살기로 한 서촌까지도 안전막이 쳐지기를 기대해본다 ㅋ  


 

너무 좋은 길목이였는데,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다.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하다. 



삼청동으로 넘어가서 한 것은 세 가지.

하나. 스와로브스키 뒤 계단을 올라가 전망 구경하기

둘. 내려와서 서울에서 두 번째로 잘하는 집에서 팥죽 먹기

셋. 맞은 편 닐스 야드에서 클리언스 세일 제품 구입하기 


- 예전에 맛있게 먹은 기억에 찾아가 먹은 팥죽은 여전히 맛있기는 했지만, 조금 덜 달았으면 하는 생각.

게다가 한 그릇에 7천원이였다니! 영화루에서 잔뜩 먹고 25천원이였는데, 한 순간에 21천원이 털린 기분.

- 닐스 야드는, 모르는 브랜드였는데 일행이 원래 사용하는 브랜드인데 크게 할인한다고 쓰여 있어서 들어가보았다. 

삼청동 지점은 곧 닫을 예정인 듯. 70-80% 할인하여 엄청 싸기는 했지만, 물건이 거의 다 빠지고 없었다.

이 번 주말 쯤이면 끝나지 않을까, 싶다. 


 



다시 오던 길을 지나 윤동주 문학관을 찾았다.

작지만, 마음에 들었던 곳.


친필 사인과 시가 적힌 원고와 사진이 전시되어있고,

수도 시설로 쓰이던 곳을 그대로 살려서 우물을 형상화하고 영상을 틀어준다.

최근에 영화 동주를 보아서인지 윤동주 님의 부끄러움,에 대해 (감히) 안쓰럽고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다음에 다른 친구들이랑도 와보아야지, 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부암동 맛집, 자하문 손만두!  

10년 전 누군가 소개하여 처음 가보았던 곳인데, 동행이 이 곳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하니 반갑다.


아마도 어두울 때 갔었거나, 안 쪽에 자리를 잡았었는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자리 잡은 2층 바깥 쪽으로 전망이 너무너무 좋았다.

이런 곳에 살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깎두기가 나오자, 동행1이 '와! 맛있겠다!'하였다. 김치가 나오자 동행2가 '와! 김치 맛있어 보여!' 한다. 

막걸리를 손에 쥐고 내가 '막걸리 맛있겠다!'하니 서빙해주시는 분이 웃음이 터지셨다. 우리도 웃음이 터졌다.



서울에 살면서, 처음으로 서울 관광한 느낌이였다.

서촌에 살게 되다니! 이러한 서촌이라니!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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