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산텔모에서 큰 규모의 벼룩 시장이 열린다고 하여 찾아갔다.  

  

우버를 내리자마자 광장에서(Plaza Dorrego) 탱고를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광장에도 천막이 쳐져있고, 골동품을 팔고 있길래, 여기가 산 텔모 벼룩 시장인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그 곳 역시 일요일에만 열리는 San Telmo Antiques Fair. 

산텔모 시장과 이어진다.

 

산텥모 시장은 지금껏 본 벼룩 시장 중에 가장 큰 규모였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

중간중간 신명나게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고,

 

타로를 보는 모습도 있다. 

낯선 곳에서 내 운명을 점쳐보는 경험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언어가 안되니 패스한다.

아스팔트 위에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도 볼 수 있다.

  

쇼핑도 평소에 자주해야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친구가 모칠라백이 유행이라며, 보이면 사다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옵션이 없고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선물이니까 내 마음에 안들어도 친구 마음에 들 수 있으니 그냥 그 중에서 골라볼 걸 후회했다. 

시장의 끝자락에서 뭔가 사긴 사야겠고, 돌아가기엔 길이 멀어서 고민하다가

아르헨티나는 가죽 제품의 퀄리티가 좋고 싸다고 하길래 장미 문양이 있는 가방을 샀는데

사놓고보니 촌스럽고 @-@ 남은 여행 기간 동안 계속 아쉬웠다.

  

 

딱히 득템은 못했지만, 시장이라고 하여 물건만 사고 파는 것이 아니였던지라, 구경하면서 걷은 좋았다.

 

  

시장의 끝자락에서 아르헨티나 국기와, 손톱에 표현한 국기를 같이 찍어줌

반응형


베를린 거리의 그래피티를 보고 지저분해보인다는 생각을 했다.(베를린 미안)

나는 그래피티를 안 좋아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부에노스 아이레스 거리의 그래피티는 마음에 들었다.

그림 자체보다는 머무는 기간 동안 날씨가 더 좋았고, 거리가 깨끗하고, 공기가 산뜻해서ㅡ 혹은, 그냥 내 기분이 더 좋아서!였을 수도 있다.


굳이 그림 스타일로 비교해보자면, 시간차가 있어서 기억이 다 나는 건 아니지만,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그래피티가 색채가 더 화사하고 내용이 익살스러웠던 것 같다.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마켓

유명한 마켓 외에도 동네에 소규모 프리마켓이 종종 열린다.

사실 소규모라고 생각안했는데 ㅎ 같은 날 오후에 구경한 산텔모 시장과 비교하면 엄청 소규모 마켓이다ㅋ


  

  


드림캐처를 살까, 하다가 굳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야할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참았다 ㅋ

프리마켓은 득템에 대한 설레임 보다는 복작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은 것 같다.

반응형


Full City Coffee House

Thames 1535, C1414 CABA, Argentina


둘째 날 아침 역시 숙소에서 가깝고(2분), 평점이 높으며(4.5점), 아침-이라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라 브런치를 파는 곳(10시)을 찾아갔다.

Cuervo Cafe가 힙한 느낌이라면, Full City Coffee House는 대학가 같은, 편안한 느낌.

야외 테이블에서 프렌치 토스트 & 오렌지 주스 세트에 커피를 추가하여 먹었다.

이 날도 역시 날씨가 좋았다.


  



Chori

Thames 1653, C1414DDG CABA, Argentina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바로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 

Chori라는 노란 가게였는데, 오픈 전부터 가게 앞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와서 검색해보니 쵸리빤(choripan) 맛집이란다.


가게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근처에서 쪼그리고 앉아 수다를 떨다가

오픈 시간이되자 일사분란하게 문을 열고 손님들을 응대했다.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자리를 앉아 먹는 패스트 푸드점 시스템인데

메뉴를 고르기가 어려워 spicy cucumber가 들어간 것을 주문하였다. 


자리에 앉을 무렵에 가게가 거의 다 차있었다.

일행이 있는 무리는 역할 분담을 하여 한 명은 주문하고 한 명은 자리를 잡고하여, 혼자 주문하고 자리를 잡아야하는 나는 초조해졌는데, 다행히 창문 밖을 바라보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바깥 쪽 의자에서 창틀에 있는 테이블을 이용하여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앉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매콤한 맛의 오이지가 들어있을 줄 알았던 쵸리빤을 기대에 차서 오픈였더니 고추장을 바른듯한 생오이가 들어있었다.

빵과 소세지가 맛있기는 하였지만, 내가 기대한 맛은 아니였다.

역시 어디를 가나 오리지날을 주문해야한다.


  


  


팔레르모 지역을 산책하다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거리 풍경 (2018.10.07)

산텔모 지역의 벼룩 시장을 구경하며 하루 종일 걸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텔모 마르카도 (2018.10.07)



La Estancia

Lavalle 941, C1047 CABA, Argentina


저녁에는 아사도를 먹으러 La Estancia를 찾아갔다. 

나는 별로였는데... 몇몇 블로그를 보니 엄청 맛있었다는 후기가 많다. 

메뉴를 잘 못 골랐거나, 배가 덜 고팠거나, Don Jullio 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진 것일 수도. 


식당이 엄~청 크다. 테이블 전담 웨이터가 있기는하지만 잘 나타나지 않는다. 손을 높이 들어야했다.

식탁 바로 옆에 콘센트가 있어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것은 좋았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나는 갈비 한 대도 느끼해서 다 먹기 힘들었는데, 그들은 바베큐를 탑처럼 쌓아놓고 먹고 있었다.


  



혼자 저녁을 먹는 중에 전날 만난 일행이 번개를 쳐서 또 다른 새로운 일행과 함께 만났다. 

흔한 일이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새로운 일행은 내가 한국에서 아는 후배와 아는 사이였다 ㅋ 


일행 중 한 명이 '여자의 다리'에 가보고 싶다고 하여 강가를 산책하고, 다리 앞에서 사진 찍고, 

강 근처에 있는 Johnny B.Good Puerto에서 맥주와 음식 몇 개를 시켜먹었다.

  


반응형


호스텔에서 나와 아침 먹으러 가는 길. 

가로수가 예쁘고 다양한 분위기의 카페가 많아서 하루종일 산책만해도 좋을 것 같다.


  



Cuervo Cafe 

El salvasor 4580, C1414BPH CABA, Argentina


아침 일찍 오픈하고 (8시), 평점이 좋은 (4.7점) 카페를 검색하여 찾아갔다. 

날씨도 좋고 거리도 예뻐서 한참 걸어도 상관없었는데, 숙소 가까이 괜찮은 카페가 많다.

Cuervo Cafe도 10분 거리.


메뉴를 보고 찾아간 것은 아니였는데, 으깬 아보카도#avocadosmash를 바싹 구운 빵에 얹은 아침을 받아 자리에 앉아놓고 보니 내가 딱 원하던 이상적인 가게를 찾아온 기분이다.


    


엘 아테네오 서점(Editorial El Ateneo Grupo Ilhsa)

산 니콜라스(San Nicolás) 거리를 지나 방문한 엘 아테네오 서점은 오페라 극장을 개조한 아름다운 서점으로 유명하다.

혼자 하는 여행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별 것 없는 포인트에서 내가 원하는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페라 극장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 전부이고, 해석하기 힘든 외국어로 된 책의 표지를 괜히 들춰보는 것 외에 할 것이 없는 서점은, 누군가에는 실망스럽고 심심할 수도 있다. (나중에 다른 일행과 같이 갔을 때 반응이 그랬다...!) 

나도 꼭 가야한다고 추천할만큼 감명 받은 것은 아니였지만, 모든 서점이 주는 조용하고 차분해지는 느낌, 모르는 언어로 쓰여진 책들의 낯설음, 이국적인 느낌이 좋았다. 한국어 사전을 찾고 반가워하고, 어린이 섹션에서 동화책을 한참 구경하며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포르투의 렐루 서점,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엘 아테네오 서점에 이어 세계의 아름다운 서점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검색해보았다.

1.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 Selexyz, 2.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 El Ateneo, 3. 포르투갈 포르투 - Livraria Lello, 4. 미국 LA - Secret Headquarters comic bookstore, 5. 영국 Glasgow - Borders, 6. 영국 Peak District - Scarthin, 7. 벨기에 브뤼셀 - Posada, 8. 멕시카 Mexico - El Péndulo, 9. 일본 교토 - Keibunsya, 10. 영국 런던 - Hatchards, 가본 곳은 오직 두 곳



  

Delicious Café

Laprida 2015, C1126 CABA, Argentina

서점을 나와 다시 거리를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서 낮맥을 했다. 여행 중 가장 꿀같은 시간...♡




구글의 Timeline을 이용하여 이 날의 행적을 더듬는데, Barrio Norte를 지나간 흔적이 있다.

Barrio Norte는 스페인어로 북쪽 지구인데, 국립미술관을 찾으러 가는 길이였던 것 같다. 

(Barrio Norte is the informal name given to a part of Buenos Aires centering on Santa Fe Avenue and the Recoleta district. Barrio (도시의) 구(區), 지구, 지역, Norte 북쪽)


이 날은 주말이여서 그런지 잔디밭에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하늘과 햇살이 너무 예쁘고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평화롭고 행복해보였다.



한 쪽에서는 대학생들이 전공 서적 같이 두꺼운 책을 가지고 나와서 공부를 하는 등, 혼자 또는 두 명 정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한 쪽에서는 flea market이 열리는 복작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 단위로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전날 스테이크 하우스를 예약해두었기에 숙소 근처로 돌아가야했다.

우버를 타고 가는 길 위에서 신호등 때문에 멈춘 차 앞을 가로막고 급히 악기를 연주하는 예술가를 보았다. 아무도 그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아서 마음은 아팠지만, 재미난 구경이였다.


  



Don Julio Parrilla

Guatemala 4699, C1425 CABA, Argentina


이 곳에서는 재미난 만남이 있었다.

예약 시간에 맞춰 길을 찾아가는데, 가게 앞에서 어떤 한국인이 소리 높여 나를 불렀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 줄을 서있다가, 같은 한국인인 것 같아서 일행인척하고 같이 들어가자며 호의를 베푼것이다.

사실은 전 날 이미 예약을 해서 오픈 시간에 맞추어 바로 들어갈 수 있다며, 오히려 내 쪽에서 그 쪽을 포함하여 같이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겠다고 하였더니 

'내가 호의를 베풀려고 했는데!!!'하며 아쉬워한다.

알고보니 엄청 웃기고 재미있는 친구였고 - 이후에도 꽤 많은 일정을 같이 한 후, 한국에와서도 만났다 ㅋㅋㅋ 


스테이크는, 맛있었다. 이 후에 다른 곳에서 먹은 어느 스테이크보다 맛있었다. 다만, 비싸다ㅋ

  

    

  



Bar Sur

Estados Unidos 299, C1101AAE CABA, Argentina


예약을 안하면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하고 싶은 것을 못 할 수가 있고, 

예약을 하면, 스케줄에 제약이 생기는 예약의 아이러니ㅠㅠㅋ


스테이크와 와인을 곁들이며 시작된 수다가 한참 재미있어 지는 무렵, 

다음 일정으로 탱고 공연이 예약되어있어서 자리를 마무리해야했다.


사실은 한참 전에 일어났어야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우버를 타고 가는 길에 마음이 초조했다. 전날 본 탱고 포르테뇨를 생각하고, 못 들어가거나 짧은 공연의 중요한 오프닝을 놓쳤으면 어쩌지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Bar Sur에 들어섰는데, 다행히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늦게까지 진행되어 오히려 더 있다 올걸 그랬나, 싶었다.  


  


탱고 포르테뇨는 무대와 관객이 분리되어있고, 뮤지컬처럼 스토리가 있는 프로그램이였다면, Bar Sur는 커피숍, Bar 한 가운데 테이블과 의자를 치우고 춤을 추는 분위기였다. 연주자들의 연주와 노래가 구성되기도 하고, 남녀 댄서가 탱고를 추기도 하다가 관람객들을 일으켜 세워 간단한 동작을 교습하고 한 명 한 명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였다.


공연은 새벽 1시30분에 끝났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간이라 당황스럽긴했지만 다행히 우버가 쉽게 잡혀 숙소에 잘 들어왔다. 


벌써 6개월이 지났고, 여행 뒤로 갈 수록 일기도 게으르게 썼던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구글을 찾아봤더니 나의 행적이 너무 자세하게 잘 기록되어있다 ㅎㅎ 

아주 그냥 비효율적으로 가로지르고 다닌 것을 볼 수 있다. 하하 



반응형

지금까지 사랑에 빠진 도시는 시카고, 바르셀로나, 그리고 상해. 

그 중 바르셀로나는 네 번, 상해는 다섯 번을 갔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유럽 여행을 할 때 코스가 꼬이더라도 억지로 넣어서 가곤 했는데,

이번 부에노스 아이레스도 그랬다.

남미의 여러 매력적인 여행지를 포기하고 페루에서 훌쩍 건너갔다. 50만원이나 하는 항공권을 사서.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왜 오고 싶었을까.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다녀온 지금, 또- 간절히 가고 싶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사랑한 이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쿠스코도 꽤 좋은 편이였지만, 아침 저녁으로 추웠는데,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내내 따듯했다. 

부드러운 햇살과,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가 나를 감싸며 따라오는 느낌이였다.

 

사람들이 친절했다. 치안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전혀 모르겠다. 

(그러니까, 분명히 치안 문제가 있겠지만, 일상적으로 위협적인 느낌이나 불안감이 들지는 않았다.)

특정 지역에 갔을 때, 핸드폰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핸드폰을 노리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몰랐겠지ㅋ)

 

카페나 펍에는 잘생기고 건장한 직원들이 다정하게 서빙한다. 그 다정함은 음식을 고르거나 자리를 옮기고 싶을 때, 노트북 전원을 꽂을 콘센트를 찾을 때, 쉽게 느낄 수가 있다.

 

스테이크는 기대만큼 싸거나 맛있지는 않았지만 아르헨티나면 소고기지!하는 핑계로 내내 고기를 찾아먹는 것도 좋았다. 

 

-

 

첫 날은 이동에 많은 시간을 써서, 호스텔 체크인을 하니 이미 저녁 시간이였다. 

모바일로 Tango Porteño(탱고 포르테뇨)를 예약하고 Parrilla "Don Julio"를 찾아갔다.

혼자서 스테이크를 멋지게(?) 먹을 생각이였는데, 대기가 많아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탱고 공연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아 포기하고, 다음 날 저녁을 예약하고 나왔다.

 

 

Tango Porteño

1800페소 +팁

 

우버를 타고 탱고 포르테뇨 극장을 찾아갔다. 

입구에서 이름을 말하면 자리 번호표를 뽑아주고 직접 안내해준다.

 

    

 

무대는 짧지만 재밌었다. 

뮤지컬처럼 스토리가 있는 공연도 있고, 탱고와 탭댄스, 서커스를 결합한 듯한 쇼도 있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우버를 타고 숙소에 돌아왔다.

호스텔 직원들이 감자를 구웠다며 먹어보라고 하여 앉아서 한참을 수다 떨었다. 

동서양 사람들은 외모가 달라 서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내가 18살이라고 해도 믿을거란다ㅋ)

어떤 이는 음악하고 있다며 본인의 연주 영상을 설명을 곁들이며 한참을 보여주었다. (이때 졸뻔했다)

언젠가 머물렀던 한국 손님이 놓고 간것이라며 동서 벌꿀을 찬장에서 꺼내와 보여주기도 했다 ㅎ 

 

 

손님들이 한 무리씩 밖에서 돌아오면서 새로이 또 인사하고, 이야기하다가 이러다 날새겠다 싶어 방으로 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햇살을 보기 전이였지만, 충분히 따듯했던 하루였다.

반응형


호스텔 직원이 마추픽추가는 버스 타는 곳을 친절하게 알려준 덕분에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생각보다 한적한 거리에 안심하고 여유있게 걸었더니, 이미 줄이 한참 서있었다.

다행히 버스가 금방금방 들어와 줄도 금방금방 줄어들었다.


  

  



입장하고 곧바로 와이나픽추를 찾아갔다. 와이나픽추 입장문은 7시 오픈이다. 

아무도 없길래 입구 반대 쪽을 구경갔다가 왔더니 줄이 한참 길어져있었다.

입장할 때는 들어가는 순서와 시간과 이름을 적는다. 나오는 인원 수와 맞춰보기 위함인것 같다. 


마추픽추보다 하루에 입장 가능한 인원 수가 적어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해야만 갈 수 있는 와이나 픽추는.

다녀온 입장에서는 가기 잘했다, 싶지만, 표가 없어서 못 간 경우 크~게 아쉬워할만한 곳은 아니였다.

가파른 산을 Z자로 올라가며 온몸이 땡기는 것이 좋았고,

애니메이션 쿠스코 쿠스코에서 본 페루의 높~은 봉우리를 올라가 본 것 같아서 좋았다.

전경은, 그냥 그랬다. 


  

  

  


같은 길을 내려와서 출구에서 이름을 찾고 확인 서명을 한 후 나오면, 마추픽추 바깥으로 연결되어 나와버린다. 홀,,,

마추픽추 표를 주섬주섬 찾아 보여주고 다시 들어왔다.


  

  



Sun Gate 이름에 혹하여

입구에서 Sun Gate 팻말이 보이길래 아무 생각없이 방향을 틀었다. 

눈에 보이는 길 끝에 있는 줄 알았던 Sun Gate는 한 시간 반짜리 등산 코스였다.

한참을 가다가 포기하고 돌아갈까하는 시점에 구글맵을 보니까 딱 반쯤 왔다. 

뒤로 한 발, 다시 앞으로 한 발, 망설이다가, 끝까지 갔다.

그 끝에 딱히 볼만한 것이 있지는 않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마추픽추로 다시 돌아내려오는 길에는 비가 오기 시작했지만.

다른 그룹을 가이드하는 가이드에게 부탁해서 핫스팟에서 사진도 찍고, 동행한 알파카 인형이랑 한참 놀았다.



  

  



마추픽추를 입장하고 7시간이 지나자 도무지 피곤해서 내려가야지 싶었다.

내려오는 버스에서 기절한듯 자고 숙소에서 핸드폰 충천을 한 후 짐을 챙겨 나왔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Mapacho Craft Beer에 갔다. 피곤했던 탓인지 햄버거와 함께 한 맥주 한 잔에 알딸딸해졌다.


여유있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옆이라고 생각했던 기차역을 찾아가는 시간이 조금 걸려서 쫄깃해졌지만, 

무사히 기차를 탑승했다. 

나는 비행기를 타면 꼭~ 옆자리에 할아버지들이 타신다. 막 왼쪽에 한국 할아버지, 오른쪽에 외국인 할아버지.

이번 기차에서도 할아버지 일행들과 함께 했다. 


  

  


보통 외국인들은 마주하면 미소도 지어주고, 인사도 나누고 하는데, 마주앉은 사람이 심하게 무뚝뚝하여 시무룩했지만,  

다행히 기차의 전체 분위기는 들썩들썩했다. 

돼지 탈과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와 춤과 재롱을 보여주기도 했고, 

카트를 끌고 나와서 우리에게 음식과 커피를 주던 승무원이 갑자기 모델로 변신해서 페루 전통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본인들이 선보인 의상들을 판매했다.)


  


마추픽추에서 페루로 돌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기차를 타고 오얀따이땀보를 가서 그 곳에서 콜렉티보를 갈아타기도 한다는데,

나는 기차를 타고 쭉 쿠스코 포로이역까지 갔다. 

포로이역에서 쿠스코 광장까지 택시를 타고 갈 계획이였다.


처음 쿠스코 공항에 도착했을 때 택시 흥정을 실패했던지라, 쿠스코에서 만난 사람들이 일러준대로, 달라붙는 택시 기사들을 무시하고 앞으로 향했다. 

그런데 너무 무시해버린 것인지 어쩌다보니 모든 택시 기사를 다 뚫고 휑한 주차장으로 나와버렸다 ㅋ

아니, 막 10솔씩 깎으면서 계속 따라온다며 ㅠ

다시 돌아가야되나?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어떤 외국분이 택시를 같이 타겠냐고 물었다. 

기차에서부터 보던 사람이라 그러자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미친거 같다 ㅠㅋ

다행히 좋은 분이라 무사히(?) 쿠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쿠스코에서 마지막 저녁을 즐기려고 했으나,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자기로했다.

 

호스텔에서 만난 직원은 그새 정이 들었는지 살갑게 챙겨줬다.

다음 날 비행 시간이 일러서 6시 15분에 나가야한다 하였더니, 택시도 예약해주고, 시간에 맞추어 아침 식사도 준비해줄테니 꼭 먹고 가라고한다. 


다음 날 아침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떠나는 날이기에, 이 날이 쿠스코 마지막 날이였다. 


쿠스코 여행 일정을 길게 잡은 나, 칭찬한다.

투어는 투어대로, 쿠스코를 휘젓고 다닌 날은 그런 날대로,

행복했다. 아니, 지금까지도 행복하다.

반응형

마추픽추를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 가장 흔한 것은 성계투어이고, 

내가 가장 끌렸던 것은 2박3일 정글 투어였다.

그런데 출장 이후 체력이 점점 자신 없어지기도 했고, 쿠스코에서 만난 사람들의 정글투어 후기가 썩 좋지 않아

결국 성계 투어를 하기로 했다.

 

여행사 파비앙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지 않아 다른 곳을 알아보려고 했으나, 

막상 쿠스코에 와보니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파비앙이 눈에 띄기도 했고, 

귀찮고 (여우 피하려다가 호랑이 만날까봐) 두려운 마음에 파비앙에 들어가 버렸다.

 

마추픽추 입장권과 돌아오는 기차표가 있다고 말하고, 1박 2일 투어 중 입장권과 기차표 값을 빼달라고 말한 거 같은데...

그런 줄 알았는데...나중에 알고보니 나 혼자 말하고... 나 혼자 협상하고... 나 혼자 협의한거였지만...어쨌든...예약을 하였다. 

 

7시. 약속한 시간에 맞춰 파비앙에 찾아갔더니 첫 인상이 좋지 않은 부부가 대기하고 있었다.

첫 인상에 대한 판단은 물론, 지극히 (((내 기준)))이다. 

 

나는 촉이 무딘 편이지만, 아주 가끔은 정확한데, 그 부부는 처음에는 나를 서운하게하였고, 나중에는 부끄럽게 하였다.

 

그 얘긴 나중에.

 

일단 그전에, 투어 이야기부터 하자면, 

성계투어의 첫 번째 코스로는 천연 염색을 시연해주는 마을엘 갔다. 

음. 마을이라기보다는, 민속촌 혹은 기념관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버스를 내리자마자 꽤 넓은 상점을 지난 후 천연 염색을 시연하는 장소에 도착한다. 

각기 다른 여행사에서 온 여러 그룹이 모이면 능숙한 가이드가 설명을 시작하는데 제법 재밌다. 

양뼈를 보여주며, 이 것은, 이 곳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가는 여행객의 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농담인데, 농담 같이 않아....ㄷ

 

아무튼, 갖은 재료로, 양털을 염색하는 법을 알려준다

 

 

 

열심히 설명을 듣고 나오는 상가에서, 어쩐지 비싸게 사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무시하고, 

조카들 선물용으로 모자를 한 세트 샀다.

아무래도 뼈협박이 먹힌 거 같다.  

 

조금 더 가서 도착한 곳은,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많은 골목들과 지붕들이 보이는 마을다운 곳이였다.

 

이 곳은 아까 만난 부부에게 서운함을 느끼게 되는 곳인데, 생각해보면 서운함은 내가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한 감정이니, 뒷담화를 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대체 무엇을 근거로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뭐라도 기대하냐 말이다.

 

입장료를 사고 올라가는 곳에서부터 수로 같이 보이는 홈이 파여있는 것을 보고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희한하게, 조심하고 신경쓰면 더 걸려 넘어지는 법인가. 그곳에 발을 낀 채로 대차게 넘어졌다. 

부끄러운 마음에 잽싸게 일어났지만, 무릎을 수직으로 찍으면서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잘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넘어지면서, 짧은 시간에 참 많은 것을 예상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탄식과 안쓰러운 반응들.

그런데 웬걸 그 부부는 '어머,,푸흐흡'하고 비웃었다. 

오..그래...? 조금 황당했지만, 모든 감정은 쌍방이니까, 반성하는 마음도 있었다.

다행히, 그리고 당연히 다른 일행들이 괜찮냐고 물어봐주었다.

 

 

마을은, 마을만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햇살, 넓게 펼쳐진 구름들, 켜켜이 겹쳐진 지붕둘, 그 곳의 햇살을 품었을 법한 진흙을 쌓아올린 집들.

 

  

 

  

  

  

 

그런데 또 -_-;;;

나는 이 곳의 공기와 바람과 햇살이 좋아서 미칠 것 같은데 아까 그 부부는 끊임없이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았다. 

가이드가 빨리빨리 거린다고, 커미션을 받으려고 자꾸 가게 쪽으로 인도한다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미 여러 블로그에서 빨리빨리 재촉하는 것이 불만이였다는 글이 있었다.) 

가이드 보다는 그 분들의 말투와 행위가 더 신경 쓰이고 거슬렸다. 

거리를 두고 그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외국 말 속에서 한국 말은 왜 그렇게 잘 들리는 것일까...

  

  

  

 

 

결국,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마을을 투어하는 중에 몇몇은 말을 트고, 친해졌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들끼리 앉기 위해서 자리를 조금씩 바꾸면서, 그 부부의 자리가 떨어지게 된 것이다. 

 

마지막에 차에 돌아온 부부는 원래 앉은 자리가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된 것을 보고 분노했다. 

약간의 당황스러움과 서운함 정도로도 사람들은 기꺼이 자리를 내주었을텐데, 

갑작스럽게 소리를 지르고 욕을 시작했다. 한국말로 "아 XXXXX 짜증나, 재수없어, 꼴보기 싫어" 라며 언성을 높였다. 

대부분은 못 알아들었겠지만, 그 느낌은 알 수 있었다.

 

나는 내 귀와 눈을 의심했다. 

나와 같이 앉아있던 독일인은 "여행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허허"하며 잘못한 것도 없이 머쓱해했다. 

결국, 가이드가 본인의 자리를 포함한 운전석 옆, 앞좌석을 양보했다.

 

그들 부부가 불만 불평했듯이, 시간이 촉박하긴 했다.

모라이에서는 10분이 주어졌다.

나는 가이드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모라이를 한 바퀴 돌았는데, 

정해진 시간에 돌아가기 위해 엄청 뛰어야만 했다. 

다행히 내 옆에 앉은 독일인도 잘못 이해했는지, 끄트머리에서 나랑 만났다.

같이 서둘러준 덕분에 마음은 안심이 됐지만, 차에 도착했을 때에는 숨이 터질 것 같았다.

 

 

정해진 시간에 딱 맞추어 도착했는데,  페루 부부가 늦어서 기다려야 했다. 

가이드는 잉카 타임이라는 것이 있다며, 기다리는 사람을 다독였는데, 

결국은 여행객이 그 나라 사람을 대표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다음 도착한 곳은 살리네라스, 페루 염전.

미네랄에 따라 햐얀색~갈색을 이루고 있다고.

보았을 때는 그저그러하였는데, 사진을 찍어놓으니 보석같다.

 

  

 

점심으로는 부페를 먹었는데, 먹을만하였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상한 낌새가-

모든 것이 투어 비용에 포함되어있는 줄 알았는데, 얼마를 더 내라고 하는 것이다.

 

1박 2일 짜리 투어에 기차와 마추픽추 투어 비용만 제외된 것인 줄 알았는데,

아구아스 까리안떼까지 데려다주고 숙소도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나는 그냥 1일짜리 투어에 참석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내가 타고 온 투어 버스는 오얀따이담보에서 투어를 마치고 쿠스코로 돌아가는 것이였다. 

 

어쩐지 가이드가 계속 당일 기차표 시간을 물었었다.

나는 오얀따이담보에서 내려서 아구아스 깔리안떼로 '알아서'가야하는데, 

그 기차 시간에 늦지 않도록 챙겨주려고 물은거였다. 

무슨 기차?하는 나도, 기차 예약 안되어있어?하는 가이드도 당황하였지만, 

나 때문에 불편한 상황은 싫었다.

어쩐지 모두가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 속에서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방법은 알아서 찾아가겠다고 안심시키고 혼자 초조해졌다 ㅋ ㅠ

 

마지막 코스인 오얀따이땀보는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했는데 

아구아스 깔리안떼를 찾아가야하는 심란한 길을 핑계 삼아 금방 내려왔다.

 

  

 

한-참을 걸어 기차역에 도착해서 꽤 비싼 값을 내고 기차표를 샀다.

기차 시간이 한참 남아 몇 시간이나 기다렸다. 

사실 돌아가는 기차를 페루 레일을 통해 예약했으니, 아구아스 깔리안떼를 가는 기차는 잉카 레일을 탔어도 됐는데, 

미처 생각을 못했다. 잉카 레일은 아마 더 빠른 시간의 기차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ㅠ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 아구아스 깔리안떼 숙소를 찾아보았다. 

평점과 평판이 좋은 호스텔을 찾았는데 Booking.com에서 매진이여서 한 차례 좌절했다.

그런데 다행히 hostelworld.com에 자리가 있어서 예약할 수 있었다. ㅠ  

 

 

 

Mama Simona – Aguas Calientes

숙소에 밤늦게 도착하여 걱정하였는데, 사람들을 따라 들어간 시내 한 가운데 있어 안심하였고, 

친절하고 상냥한 직원 덕분에 편안해졌고, 폭신폭신한 침구 덕분에 엄청 행복해졌다.

 

 

여행 중에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면 진땀이 흐를만큼 당황스럽지만,

어떤 식으로던 해결하여 마침내 안정을 찾게 되었을 때에는 퀘스트를 깬 것 같은 쾌감이 느껴진다.

 

긴 하루가 된 이 날은 불평, 불만, 불안으로 가득했지만, 숙소 침대에 누웠을 때는 다른 날보다 더 행복했다.

 

반응형


비니쿤카를 다녀온 날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거의 12시간을 잤다.


  


8시쯤 일어나 Green이라는 식당에 아침을 하러 갔는데, 

친절한 편이고, 와이파이도 잘되고, 창가에 앉았고, 정말 신기하게도 또 민트색 그릇을 받아서 기분은 좋았지만

음식은 그저 그랬다. 


  


페루와 관련한 책 두 권을 가지고 갔는데, 그 중 쿠스코 성당과 관련한 설명이 있었다.

몇 개의 설명을 받아 적어 그 옆 성당 가서 하나하나 확인하며 구경하였다.

- 잉카 시대의 비라코차 신전의 토대에 세워짐

- 요새 사크사이와만에서 날라 온 돌로 외관을 지음

- 내부 제단에 은 300톤을 투입함

- 제단 맞은 편에 성가대석이 있음

- 가운데, 바로크식 지붕에 매달린 마리아 앙골라종은 남미에서 가장 큰 종임

- 유럽 화풍과 잉카문화가 합해진 메스티소 화가들의 그림이 있음 

- Marcos Zapata 최후의 만찬에는 페루 음식인 쿠이가 그려져 있음

- 원주민 피부의 그리스도상이 있음


성당에서 나와서 찍은 광장 사진-(성당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았다ㅎ)



아침에 목베개에서 숨겨놓았던 200달러를 챙겨나왔는데 보이질 않았다.  

이놈의 200달러. 

광장 벤치에 앉아 한참을 찾다가 숙소에 돌아가서 또 한참을 찾았는데, 결국 들고나섰던 가방에 들어있었다 -__-


여행 가방과 침대까지 열심히 뒤진 뒤라 피곤이 몰려왔다. 

아 모르겠다, 하며 2층 침대에 올라 낮잠을 잤는데 4시간을 잤다.

점심으로 산드로 시장에서 닭국수와 츄로스를 먹으려고 했는데 벌써 5시가 다 되어 있었다.


산드로 시장

산드로 시장에서  닭국수는 찾지 못해서 못 먹고 과일 주스만 한 잔 했다.

옵션이 너무 많아서 고민하다가 대충 찍어 먹었는데 맛있었다 ㅋ


  

  


시장 밖에서 공연을 하길래, 쥬스를 들고 나가 구경하려고 했는데 매장에서 계속 사용하는 플라스틱 잔에 줘서 당황했고

걸죽한 주스 때문에 금방 배가 불렀는데, 거의 다 마셔갈 때쯤 믹서기에 남은 음료를 리필해줘서 또 당황했다. 


  


시장에서 시내 돌아오는 입구에 여러 사람에게 추천 받은 츄러스가게가 있어서 찾아갔다.

츄러스는 1솔인데, 크기가 엄청 컸다. 

많은 사람들에게 들은만큼 인상적인 맛은 아니였지만, 느끼하지 않고 괜찮았다.

다만 마지못해 팔고 있는 듯한, 아직은 어려보이는 소녀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바쁘고 잘 팔리는 것이 그녀에게는 기쁜일이 아닌 것 같았다. 못마땅한 손님 1이 된 것 같아 괜히 머쓱.


  


츄러스 가게 바로 맞은 편 샌프란시스코 성당에 잠시 들렀는데, 그 앞에서 바라보는 저녁 하늘이 멋있었다.

성당 근처에 대학교가 있는지 학생들이 근처에 무리무리 있어서 캠퍼스 분위기가 났다.




Morona

저녁을 먹으러 Morona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맛있고 친절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반 이상 남겼다 ㅠ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가서 인원 수의 3분의 2만큼만 음식을 주문하면 될 것 같다.


페루에는 팁 문화가 없다고 해서 그 동안 팁을 안주고 있었다. 

그런데 직원의 남다른, 그렇지만 뭔가 부자연스러운 친절에 대한 눈치가 보였다. 다른 테이블에 혼자 온 듯한 서양 여자 2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팁을 두고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동양 또는 한국 욕먹고 다른 사람이 차별 받을까봐 처음으로 팁을 남기고 나왔다.


  


커피까지 챙겨먹고-


  


호스텔에 들어가서는 맥주를 마시며 일기를 썼다.

Cusquena Trigo Wheat Beer- 맥주를 달라하였더니 윗층에 올라가 시원한 것을 찾아다주고  

사진을 찍으려고 알파카 인형을 꺼내 올려두었더니 귀엽다며 우쭈쭈하는 호스텔 직원 덕분에 평화로운 하루의 끝이 설레이는 즐거움으로 마무리되었다.  (여자 직원임)


  



생색없는 배려를 할 수 있을까


이 날 일기에도 기록했고, 친구들에게 공유하기도 한 것이 있다.


뉴욕에서 페루를 오는 비행기 안에서 꽃보다 청춘 영상을 봤다.

페루 여행을 같이 간 윤상을 나름대로 배려하였으나, 윤상에게 핀잔만 들은 이적이 말한다.

"사심 없이 배려를 해야 되는데 아직 저는 생색의 마음이 있는거에요."



이 것은 나다.


사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서 배려를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지만,

그 와중에 상대방이 알아주길, 딱 그만큼 또는 그보다 더 나도 배려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혹은 그걸 기대하기 때문에 배려라는 행위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하이킥 박해미의 인터뷰에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있었다.

배려할 때는, 돌아올 것을 기대하기 보다 그 과정의 기쁨을 느껴야 된다고.


그런데 나에겐, 그 과정의 기쁨이, 상대에게 돌아올 감사와 감동과 더 큰 배려에 대한 기대 때문에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반성은 하지만, 실천이 될지는 모르겠다, 며 결론없는 일기를 이날도 지금도 써둔다.


반응형

+ Recent posts